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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나 - 세르주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그 사랑의 기억
베로니크 모르테뉴 지음, 이현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2월
평점 :
또 다른 자아를 탄생하도록 서로를 이끌어준 두 사람, 갱스부르 그리고 버킨. 이 커플은 다른 커플에게서 볼 수 없는 예술과 성장을 눈부시게 보여준 커플이었다. 자유롭고 매혹적인 두 사람의 사랑 연대기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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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작곡가이자 샹송의 대부, 세르주 갱스부르와 프렌치 시크의 대명자 제인 버킨.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내밀한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유명세 속에서도 자유와 해방의 아이콘이었던 두 사람. 그들이었기에 서로 성장하며 더 멋진 예술을 탄생시킨 게 아닐까 싶었다.
12년 동안 함께하며 가끔 정도가 지나치긴 했어도 그들은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자아를 끌어내 주기도 했으며 영혼의 뮤즈가 되어 주기도 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인터뷰와 증언 그리고 기록을 통해 이들의 사랑 속 숨겨진 이야기는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 어둡고 아픔도 가득했다. 그로 인해 탄생한 그들만의 아이콘적인 이미지를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헤어지게 되었지만, (갱스부르가 세상을 떠났어도) 둘은 여전히 함께 있는 것 같다. 그 어떤 연인들보다도 뜨겁고 찬란했던 만큼 그 여운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대를 앞서간 예술과 사랑을 한 갱스부르와 버킨. 이렇게 사랑 하나로 많은 영향력을 끼친 커플이 또다시 나올 수 있을까.
제인의 이 같은 탄력성은 무척 중요하다. 따지고 보면 그 어떤 경우에도 버킨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그녀의 정치적 입장이 그렇고 타고난 성품이 그렇다. - P98
갱스부르는 스타의 삶을 원했으나, 그럴 운명을 타고 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조명과 함께 하는 삶이었지만 슬라브계 특유의 ‘뭐라 말할 수 없는‘ 신중함, 죽음에 대한 존중과 엄숙함이 늘 따라다녔다. - P119
세르주는 프레데리크 쇼팽의 <연습곡 Op.10, 3번>을 변형해 멜로디를 만들었다. 이에 대한 갱스부르의 한 마디. "그것은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끝. 나는 꽃을 꺾지 않았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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