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어원 백과사전 - 교양의 아카이브
시미즈 겐지 지음, 스즈키 히로시 그림, 신은주 옮김 / 길벗이지톡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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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장 효과적이고 즐거운 영단어 학습법'이 있다. 그것도 40년 경력의 영어 교사가 알려주는 방법이다. 우리도 알다시피 영어 문장에는 패턴이 있다. 그 패턴을 익히기만 해도 여러 문장이 완성되는데, '영단어'에도 그런 패턴이 존재한다. 바로 어원이다. 영어 어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단어가 이해되고 외워지며 교양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단순히 글로만 설명되어 있는 어원이라면 지루할 것이다. <영어어원 백과사전>은 인포그래픽 이미지와 확실한 스토리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림만 보더라도 이해가 쏙 되었다. - 역사, 지리, 신화, 문화, 상식 등 -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데,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연관성을 알게 되니 빠르게 유추할 수 있었다.


책에서 나온 클레오파트라 7세를 살펴보자. Cleopatra라는 단어는 cleo(중요한 인물)이라는 단어와 patra(조국)이라는 단어를 합친 단어로 '조국에 중요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또 있다. stepfather(의붓아버지)라는 단어의 step은 한 걸음이 아닌 게르만 조어(Proto-Germaic)로 '가족의 죽음을 지켜보다'라는 의미인 steupa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이렇게 제대로 된 뜻을 알게 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기계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닌 즐겁게 풍부한 지식을 쌓으며 영단어를 외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말 추천하는 책이다. (출판사 홈페이지에서는 수록된 어휘들의 정확한 발음도 들어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150개 어원과 30개의 접두사를 100개의 주제로 풀어 정리한' <영어어원 백과사전>, 새해부터 색다른 영어 공부가 필요하시다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anchor에는 릴레이 경기의 ‘최종 주자‘나 ‘믿고 의지하는 사람(정신적 지주)‘이라는 의미도 있다. 취재해 온 뉴스 소재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정리해 멘트를 완성하는 anchorman(앵커맨, 뉴스캐스터)이다. - P41

uni-가 들어간 단어로는 union(조합, 결합), unify(통일하다), unit(모든 구성, 구성 단위), unique(유일한, 특유의) 등이 있다. 또 united는 [하나가 된]에서 ‘(같은 목적으로) 단결한, 연합한‘, reunion은 [다시 하나가 되는 것]에서 ‘재회, 동창회‘를 의미한다. - P125

bi(o)는 그리스어로 ‘생명‘이라는 의미의 bios에서 유래했고, 인도유럽조어로 ‘살다‘를 의미하는 gwei로 거슬러 올라간다. - P248

concourse는 [con(함께)+course(달리다)]로, 다양한 방향에서 달려온 사람들이 합류하는 지점이라는 뜻에서 역이나 공항의 ‘중앙광장‘이나 ‘군중‘을 의미한다. - P329

목걸이의 일종으로 목에 매달려있는 이미지의 ‘펜던트(pendant)‘는 ‘매달리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pendere에서 유래한다. 이 역시 인도유럽조어의 (s)pen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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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 일기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백수린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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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에 출간되었다가 절판이 된 이후로 찾아볼 수 없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 <해독 일기>. 담담하면서도 깊은 통찰이 담긴 독특한 사강의 문장에 백수린 소설가의 번역이 더해져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글뿐만 아니라 20세기 프랑스 화단의 대표 화가인 베르나르 뷔페의 그림도 담겨있어 책의 분위기에서 더욱 '사강'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글을 읽으면 언제나 특유의 '시크함'을 느낀다. 같은 내용이라도 결말이라도 사강의 문체로 풀어내면 시크해질 것이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부드러운 감성은 사강의 글을 달콤씁쓸하게 만들어주는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해독 일기>는 '1957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하고 난 후 진통 치료를 받던 중 치료제에 중독된 사강의 치유 일기'이다. 전반적으로 우울하며, 파격적이고 고통스러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글과 더불어 그림에서도 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극도의 고통과 고독 속에서도 책을 읽고 새로운 작품을 떠올렸던 그녀. 멈추지 않고 일기를 썼는데 대중이 아닌 오로지 자신을 위한 해독 일기를 쓴 것이었고, 이 일기를 통해 점점 자신을 구원했다.


사강의 글이지만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졌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 <해독 일기>. 긴 글이 아님에도 그림과 함께 여러 번 정독하게 했다. (자신을 몰아넣는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쓴 그녀가 존경스러웠다) 조금은 난해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번 책은 사강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안온북스의 '사강 컬렉션'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제부터 나 자신과 맺는 행복한 관계는, 자연이 주는 육체적으로 편안하거나 고양되는 몇몇 순간과 다른 존재들을 제외하고, 오로지 문학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P25

이 끝없는 탐욕, 이 끝없는 호기심...... - P48

단편 소설을 써야지. 문제는 ‘계획‘이라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쪼그라든다는 사실이다. 비가 내린다. "아, 삶은 얼마나 느리고, 희망은 얼마나 격렬한가." 아, 아폴리네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 나는 얼마나 지루한가. 그냥 도망쳐버릴까? 어쩌면. - P59

나는 왜 항상 상황 속으로 뛰어들지 못했던 걸까? - P75

나는 문학에서 발명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게 내가 포크너를 읽으며 한 번도 진짜로 감동을 받은 적이 없는 이유다. 그가 만들어낸 괴물들은 나의 것이 아니고, 내 눈에 대서양은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마지막 문장이 무슨 말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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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에 초대합니다
안드레아 자크만 지음, 강대인 옮김, 윤종식 감수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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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라면 예비 신자 교리를 통해 기본적인 전례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더 많이 알고 싶어도 교리를 배우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인터넷으로 찾아본다고 해도 - 방대한 내용과 조금씩 다른 이유로 - 정확한 내용과 적용되는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 고민을 속 시원히 풀어줄 책은 바로 <전례에 초대합니다>이다.



이 책은 - 미사와 연관된 것, 전례복, 그 외 전례와 연관된 것 - 총 3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었다. 성당 입구에서부터 성체 조배실까지 구석구석 모든 것을 알려주었으며, 내용마다 사진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미사 시간에 궁금했던 '행렬 십자가' 그리고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에 사용되었던 '성유'까지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역사적으로도 알 수 있어 좋았다.


책을 읽고 난 후, 성당에 가니 이 책에서 보았던 것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도만을 위한 미사가 아닌, '하느님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알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지듯, 신앙도 계속해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시작이 된 책 <전례에 초대합니다>. 앞으로 가톨릭출판사에서 펴낸 ' ~ 에 초대합니다' 시리즈를 탐독해 볼 예정이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신자석에서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는다. 자리에 앉아 배우기도 하고, 복음 봉독과 특별한 기도와 같이 어떤 위대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려고 일어서기도 한다. 그리고 무릎을 꿇기도 한다. 하느님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우리의 겸손을 드러내고 하느님께 공경을 드리는 표시다. - P21

4세기에는 그리스도교에서도 유다교처럼 성경을 봉독하는 자리가 생겼다. 이것이 바로 독서대다. ... 9세기에는 거의 대부분의 성당에 성경을 봉독하거나 강론을 하는 독서대 한두 개가 생겼고, 14세기에 와서는 그 설계에서부터 대부분 강론대로 바뀌었다. - P78

우리는 주님의 현존 안으로 들어갈 때 스스로 성수를 찍어 성호를 긋는다. 이렇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자신을 축복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러한 행위를 통해 우리가 받은 세례를 상기할 수 있다. - P107

사제와 부제는 영대를 메는 위치가 다른데, 사제는 마치 멍에를 멘 것처럼 영대를 목에 걸고 가슴 앞에 드리운다. 이에 반해 부제는 영대를 왼쪽 어깨에 걸고 비스듬히 가슴을 거쳐 오른쪽 옆구리에 오게 멘다. 영대 위에 제의를 입는다면, 그 둘의 색깔은 전례 시기의 색을 반영하여 통일해야 한다. - P136

초기 교회가 성화와 성상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잘못된 진술이다.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 이후 교회는 자연스럽게 모든 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했다. ... 우리는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이들에게 전구를 청할 수 있다. 그들은 이제 우리 기도를 하느님의 제대에 가져다 바쳐줄 것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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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안에 굳건히 머무르십시오
요셉 라칭거 지음, 방종우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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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의 죽음 이후에 출판될 것입니다." <믿음 안에 굳건히 머무르십시오>는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영적 유언이자 국내에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원고 수록이다.



가장 뛰어난 신학자이자 위대한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6세. 수많은 오해가 있었지만, 2013년에 교황직을 사임한 후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으며 묵묵히 진리를 선포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위대한 교황'이라고 칭했으며,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교회의 내적인 성장과 신앙의 기초를 견고하게 한 교황'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화 <두 교황>을 통해서도 느꼈었고,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꼈지만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그리스도교와 관련하여 진리의 정석을 - 참된 진리를 - 그 누구보다도 깊게 연구한 신학자이자 교황이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 그리스도교를 이루는 기반, 유다인과 그리스도인의 대화, 신앙의 신비를 찾아서, 사라지지 않는 하느님의 빛, 믿음 안에서 길을 찾다 - 총 6장의 주제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된 문제들에 대한 성찰부터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인터뷰까지 정말 알찬 내용이었다.


사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독자가 읽는 데 있어 약간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전하고 싶은 참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진리 그리고 삶 속에 녹아든 사랑에 관련된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 모두 믿음 안에서 굳건히 머무를 수 있기를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의 늦은 시기에 제가 걸어온 수십 년의 여정을 돌이켜 보면 감사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온갖 좋은 선물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 P5

종교는 그 자체로 단일한 현상이 아니기에 그 안에서 더욱 많은 차원이 구별되어야 합니다. 종교에는 세상을 넘어 영원하신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는 위대함이 있습니다. ... 인간의 이기주의는 종교를 장악해 그곳을 열린 공간이 아닌 폐쇄적인 공간으로 바꾸어 놓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종교는 결코 단순히 긍정적인 현상 혹은 부정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종교 안에는 이 두 가지 측면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 P31

하느님과 신들 사이에 놓인 종교의 역사에 대한 모든 논쟁은 하느님께서 여타의 맹목적 숭배의 대상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신들 위에 계신 유일한 참하느님의 승리로 끝난다. 이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 전제된 사랑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달함으로써 완전한 인격체가 된다. - P43

우리는 나 자신을 선포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는 주님과 그분의 말씀을 선포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교회를 만들지 말고, 오직 그리스도의 몸 안의 친교 안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올바로 선포합시다. - P213

저는 국제 신학 위원회에서 일하면서 다른 언어와 사고방식을 접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저를 겸손하게 하는 지속적인 기회였으며, 스스로 한계를 느끼게 함으로써 더욱 위대한 진리를 향한 길을 열어주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겸손만이 진리를 발견하게 하며, 진리는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서로 의존하는 사랑의 토대입니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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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는 유니버스 - 고전 마니아가 사랑한 세기의 여주인공들
송은주 지음 / ㅁ(미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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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마니아가 사랑한 세기의 여주인공들'. 이 타이틀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제인 오스틴, 샬럿 브론테, 스콧 피츠제럴드 등이 탄생시킨, 내가 사랑한 여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 얼마나 벅차고 설레는 일인지 - 그것도 많은 작품들을 번역해 온 번역가인 송은주 저자가 풀어가는 이야기라면 믿고 읽을 수 있다. :)



다양한 여주인공을 만나볼 수 있는 <드레스는 유니버스>. 이 여성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가득하다. 아름답고 애절하게 풀어간 이야기를 뒤집어서 현실적으로 바라본 시선을 들여다보자. '자존심 때문에 팔자를 꼬는 가난한 가정교사 제인 에어', '너무 착한 남편을 두고 불륜과 사치에 빠져버린 에마 보바리', '동생과 다르게 재미없는 삶을 이어가는 엘리너 대시우드' 등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행동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강한 매력을 품고 있는 여성들이었다.


이 여성들을 점점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은 바로 그녀들이 살았던 '시대' 때문이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를 받았고, 인간으로서의 존중도 받지 못했던 시대에 그녀들이 선택했던 삶은 어찌 보면 살아가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또한 그녀들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또 선택하는 것을 보면 마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는 것도 더 느낄 수 있었다.


중점적으로 다룬 8명의 여주인공 외에도 40명의 여주인공을 정리한 '여주인공 큐레이션' 리스트도 수록되어 있으며, QR코드를 스캔하면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와 더불어 고전과 번역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볼 수 있는 책 <드레스는 유니버스>. 이런 의미 있는 책들이 더욱 출판되길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담 보바리>는 내가 십 대 때부터 수십 번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던 몇몇 고전들 중 하나다. 나 또한 그러한 욕망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욕망에 휘둘리는 자신이 한심하기 때문에, 그러나 그것이 여전히 나를 미혹하기 때문에, 외우도록 읽는 <마담 보바리>를 다시 꺼내어 읽는다. - P44

제인이 펀딘에서 발을 멈추었다고 해서 그를 탓할 수만은 없다. 여자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독립을 꿈꾸었던 제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가 터를 잡고 앉은 곳에서 길은 우리, 후대의 독자들을 위해 다시 시작되었다. - P72

엘리너와 매리앤이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르게 되는 도덕적 성숙과 결혼이라는 결말은, 여성들의 행동과 선택이 많은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죽거나 절망하지 않고, 루시처럼 자신의 존엄을 버리고 비굴하게 굴복하지도 않은 채 자존을 지키며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성취로서 의미가 있다. - P102

캐리는 영원히 꿈꾸는 자, 채워지지 않는 갈망에 쫓기는 자의 초상이다. 살아 있는 한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고, 끝없이 바윗돌을 굴려 올리는 시시포스처럼 자신도 모를 무언가를 좇는 캐리의 모습이야말로 대도시에서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며 하루를 버티는 우리의 초상일지도 모른다. - P162

우리는 때때로 예기치 않았던 순간에, 아무 관심도 없었던 타인에게서 나의 숨겨진 얼굴을 언뜻 본다.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서로 만나고, 스쳐 지나가고, 얽힌다. 그 뜻밖의 사건을 가능케 하는 것이 문학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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