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오오네 히토시 지음, 박재영 옮김, 이와이 슌지 원작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참으로 독특하다 싶으면서, 어찌 보면 상당히 일본 애니메이션답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곧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할 예정이라는 이 작품은 그 역사(?)를 되짚어 보려면 무려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1993년 일본에서는 드라마 <if 만약에>라는 것이 방영중이었다는데, 이는 저 어렸을 적에 즐겨봤던 쌍둥이 아빠가 "그래 결심했어!"라고 외치며 이야기가 두 가지로 흘러가든 바로 그런 형식의 드라마였다고 하네요. 이에 <러브레터>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감독 이와이 슌지는 초등학생의(애니메이션 및 이 작품에선 중학교 1학년) 사랑의 도피를 하는 상황에서의 두가지 선택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연출했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를 바탕으로  24년이 흐른 올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바로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이고, 각본가가 애니메이션 개봉에 맞춰 각본을 소설화 하고, 또한 원작자인 이와이 슌지 역시 24년 전 드라마의 원작 소설을 쓰는 거창한 기획을 해서 마치 이란성 쌍둥이 같은 두 작품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와 <소년들은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고 싶었다.>가 동시에 탄생했다고 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타임워프가 참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도 그렇고, <너의 이름은>에서도 그렇고, 제목이 상당히 독특한 이 작품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도 비슷한 소재가 등장하거든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작품의 기본적인 구성은 "만약에 그때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주인공의 바람으로 타임워프를 하여 총 3 갈래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인공은 같지만 다른 하루를 3번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지요. 좀 익숙한 듯한 소재지만 또 이 작품만의 독특한 개성은 또한 살아 있습니다.


주인공인 노리미치는 중1, 그에게는 늘 뭉쳐다니는 3명의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신경쓰이는 같은 반 여학생 나즈마가 있습니다. 그날은 방학중 등교날이었고, 또한 그날은 마을의 불꽃축제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등굣길에서 노리미치는 우연히 바닷가에 있는 나즈나를 발견하게 되고, 길에서도 학교에서도 유난히 둘은 자주 눈길이 마주칩니다. 청소를 땡땡이 치고 수영이나 하면서 놀려던 노리미치와 유스케는 그곳에서 또다시 나즈나를 마주칩니다. 유스케는 그동안 공공연히 나즈나를 좋아하고 있음을, 나즈나에게 고백하고 싶음을 어필했었던 터. 사춘기의 남학생들이 으레 그렇듯 시답잖은 내기를 즐기던 노리미치와 유스케는 50미터 수영내기를 합니다. 유스케가 이기면 원피스 최신판을 사주고, 노리미치가 이기면 유스케가 나즈나에게 고백하기로 하고 말이죠.유스케는 이기고 싶기도, 이기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 발목에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노리미치가 지고 마는데..... 이제 이때부터 이야기가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때 노리미치가 수영 내기에서 이겼더라면... 그리고 또 이어지는 이야기들 속에서 만약에 ~~~했더라면......!


애니메이션의 각본을 소설화하였으니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장면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한적한 어촌 마을과, 마을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대조되는 화려함을 자랑하는 불꽃놀이에 대한 묘사가 참 아름답게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장면들에 불안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지만, 한없이 순수한 사춘기 소년 소녀의 감성 묘사 역시 참 좋았고요. 이런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장면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참 잘도 영상화하는 일본이니, 곧 개봉한다는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예쁠까 기대가 되네요. 특히 마구 터지는 불꽃 놀이 빛들이 바다 위에 펼쳐지고 바닷물 속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조금은 식상하면서 오글거리기도 했지만 어쩐 일인지 그래서 더욱 기대되고 애니메이션으로 꼭 확인하고 싶어지는 장면입니다.


여러분은 쏘아올린 불꽃을 옆에서 보면 어떤 모양일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동그란 모양? 아니면 납작한 모양? 당연히 어디서 봐도 동그란 거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문득 책을 읽다가 이 질문을 받고 보니 저도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소년들의 시답잖아 보이는 모험 아닌 모험을 보는 것이 또한 즐거웠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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