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 (특별판)
문재인 지음 / 북팔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저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꽤 좋아했습니다. 정치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모르지만, 그 이전까지의 대통령들은 제가 아기 때부터 봐오던 어르신들이 무슨 릴레이처럼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지라 뭔가 식상하면서 구태의연하게 느껴졌었는데 노무현 대통령님은 그렇지가 않았거든요. 그의 등장 자체도 신선했고, 그분이 대통령 임기 시절 시도했던 여러 개혁들도 좋았고, 상당히 서민적인 그의 행보 또한 마음에 들었었죠. 그런 그분이 느닷없이 돌아가셨죠. 그날이 아마 일요일이었을 텐데, 늦잠을 자고 일어나 텔레비전을 켜고 비보를 듣고는 한동안 멍해 있었습니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솔직히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호감을 조금 느꼈을 뿐, 크게 존경하지도, 그분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랬습니다. 


 그 뒤로 점점 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노무현 대통령만 한 분은 없구나 하는 것을... 그래서 생각했죠. 그분의 뒤를 이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하고. 저 역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당장에 떠오르는 인물이 문재인 비서실장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뜻에 그랬는지 역시나 문재인은 18대 대통령 후보로 선거전에 뛰어들습니다. 당연히 저는 그를 지지했지만 패배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어쩐지 문 후보에게 실망도 조금은 했었습니다. 그분을 보는 기대가 상당히 컸었는데, 그분의 눈에선 확신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이번 19대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는 18대 때보다는 좀 더 시큰둥하게 그분을 봤습니다. 그분은 어쩌면 쉽게 19대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고, 그분의 임기 초반 행보를 보다보니 그때부터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의 눈에 어린 어떤 의지를. 그래서 좀 더 그분에 대해서 알고 싶었고, 책덕답게 운명이란 책을 당장 구입했습니다. 


 책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부터 시작이 됩니다. 유서에 '모든 것이 운명이다.'라고 남기고 떠나신 노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노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그 만남부터가 운명적이었습니다. 판사를 꿈꾸었고 연수원 차석으로 졸업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 시절 시위 경력으로 판사 임용에 실패합니다. 검사는 본인이 생각해도 체질에 맞지 않아 변호사가 되어 부산에 내려갔고 그때 한 법률 사무소에서 변호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드디어 노무현 대통령과 조우하게 됩니다. 1부는 그렇게 두 대통령이, 아니 두 변호사가 운명처럼 만나 인권 운동에 투신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우리 현대사의 흐름을 타고 그려져 있습니다. 두분의 열정도, 더불어 현대사 공부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2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개인적인 성장 과정과 인생이 펼쳐집니다. 가난한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나 문제아로 불리웠고, 법대에 진학하고, 아내를 만나고. 그분의 일생이 담담하고 담백하게 마치 대통령이 직접 읽어주는 듯한 느낌으로 펼쳐집니다. 특히 아내 김정숙 여사와의 사연들이 참 흐뭇하더군요. 군대 간 애인을 면회가는데 음식은 하나도 없이 안개꽃을 가득 안고 갔다는 사랑스러운 그녀. 그 순수한 소녀소녀한 감성과 더불어 이젠 그 특유의 쾌활함과 포용력으로 지금 거의 완벽한 퍼스트레이디로서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데, 저 역시 열렬한 지지를 보냅니다!


3부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정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고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거쳐 비서실장으로 겪었던 여러 정치적인 행보들. 그리고 노무현 정권 내에서 추진했던 여러 정책들에 대한 이야기. 잘한 것은 잘했다고, 아쉬웠던 건 아쉬웠다고, 잘못된 것은 잘못 됐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당시 상황들을 조금은 자세히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부, 운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그리고 그 이후의 일들. 이미 8년 전의 일인데도 여전히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분의 최측근인 문 대통령은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하지만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그분의 그 죽음이 문 대통령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말미에 대통령님도 밝히셨듯 언제나 그분의 치열함이 문 대통령을 각성시켰으니까요. 정치에 뜻이 없던 사람을 끝끝내 민정 수석이란 자리에 앉히고, 그 자리에서 금세 내려와 좀 마음 편히 살아보자 했더니 탄핵 사건이 터지고, 임기를 마치고 작은 마을에서 농군으로서 사시던 분이 끝끝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이 모든 일들이 어쩌면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운명적인 과정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제 새로운 19대 대통령 문재인이 취임한 지 5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제 보기에는 정말 열심히 일해주시는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열심히 해주시길... 다만 청와대 직원 중 어떤 분이 대통령님께서 너무 잠을 안 주무셔서 건강이 걱정된다고 하던데... 잠은 충분히 주무시면서요. 임기 내내 지켜보며 지지하겠습니다. 우리 이니 대통령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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