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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3월
평점 :
학창 시절 인기 만화중에 오디션이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음악 천재 4명을 발탁하고 연습 시켜 재활용 밴드를 이루고 오디션에 참가하는
과정을 그린 만화였지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만찬이었기에 상당히 좋아하던 만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만화의 결말은 어쩜 만화답지 않아 더욱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결국 재활용 밴드는 그 오디션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나름 결말을 열어두어 주인공들의 밝은 미래를 독자들
스스로 상상해볼 수 있도록 했지요. 그런데... 만약 그들이 결국 밴드로서 성공하지 못했다면? 음악 하나로 밥 벌어 먹기 힘든 현실에
부닥쳤더라면? 그랬더라면 그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저는 이 수요일에 하자라는 책 속에서
찾았더랬습니다.
학구파 기타리스트이지만 편의점 알바로 근근이 먹고 살아가는 리콰자, 대장에 생긴 암세포를 막 제거한 키보디스트 라피노, 치매 걸린 노모를
돌보는 철부지 아들 기타리스트 니키타, 3개월차 노가다 잡부 긴 머리 베이시스트 배이수, 빚쟁이에게 쫓겨 다니며 위장 이혼을 한 드러머 박타동,
그리고, 더 잃을 게 없는 전직 텐프로 보컬 김미선.
수요일에 하자... 속 주인공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성공한 인생들이라고는 말하기 힘든 그들. 자녀가 대학교에 들어갈
나이즈음이라면 그들은 이미 나름 사회적 지위도 쌓고, 재산도 좀 축적해서 이젠 편히 먹고 살며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인 밴드 활동이나 틈틈이 하며
살아도 좋을 나이련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그들의 처지에 밴드 활동은 어쩌면 사치일 뿐이죠. 악기 연습하는
틈이 있다면 그 시간에 어디 노가다라도 뛰어 자녀 대학 등록금에 보태야할 처지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어쩜 지질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전주 변두리의 낙원이라는 라이브클럽에 모여 밴드를 결성하고 연주를 하고 공연을
하다보니 비로소 생의 활력을 얻게 됩니다. 나이 50줄즈음이면 산전수전 다 겪어 인생 뭐 별다를 것도 없고, 아등바등 살아봤댔자 보람도
뭣도 없다 싶었던 그들인데 음악이 비로소 그들의 열정을 깨웁니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편생...이지 싶던 그들에게 그래도 한번쯤 살아보는
것도 재밌지 않겠어? 음악이랑 함께라면 말이야!...라고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음악이었지요. 때문에 사실 소설 곳곳에 소개되고 있는
음악들과 음악 용어들이 저를 조금 힘들게 하긴 했지만, 음악이 주는 위안이라는 것에는 평소 크게 공감하고 있는 바였던더지라 고개 끄덕이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북사운드트랙이나, 그것이 어렵다면 QR코드 등을 활용해 작품 속에서 소개되고 있는 음악들을 바로 들을 수 있도록 음악사이트로의
접속이 쉬웠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한곡 한곡 검색해서 찾아 들어보기에 저는 너무나 게으른 독자거든요^^;;
아무튼...!!
밴드 수요일에 하자와 낙원! 그들의 밝은 앞날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