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함께, 혁명
안희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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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가 처음 안희정 지사를 눈여겨 보기 시작한 건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주로 묵묵히 장례를 맡아 치르던 모습. 흔히 노무현의 사람들이라 불리던 사람들은 노무현 정권 시절 다들 한자리씩 했는데, 노무현의 최측근이라는 이 사람은 정권 동안 전혀 주목받지 못했지요. 때문에 다들 그를 저처럼 생소해 했을 겁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보인 것은 2010년 지방 선거 때. 젊다면 젊은(그런데 사실 동안이어서 그렇지, 나이 꽤 드셨지요;;) 신인 정치인의 등장. 그것도 보수 진영이 유리한 충청도 지역. 그의 과거 행적을 보자면 그는 지극히 진보. 그런 상황들임에도 결국 선거에서 승리하더군요. 그렇게 저는 충청남도민도 아니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안희정 지사의 행보를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안 지사가 쓴 여러 책도 그간 좀 읽어볼까도 싶었지만, 원체 소설만 읽는 저로서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안지사님의 글도 역시 매우 진지하고 어렵지 않을까 싶어 쉬이 손이 가지 않았지요. 그런데 요근래에 (내년 대선을 위한 준비인지 모르겠지만) 자전 에세이가 한권 출간이 되었네요. 정치 제안서가 아닌 자전적 에세이라니, 훨씬 쉽게 인간 안희정에 대해서 알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소감을 딱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안희정은 뼛속까지 정치인'이라고 하고 싶네요. 까까머리 소년 시절부터 꿈꿔 왔던 혁명, 그 혁명을 위한 정치. 남들은 엄마한테 게임방 가게 돈 좀 달라고 할 그 나이에 혁명을 꿈꿔 왔던 열혈 소년.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식지 않는 그 혁명에의 열정. 혁명을 위해선 투쟁보단 이젠 화합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그 소신. 참 멋진 정치인입니다. 자전적 에세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긴 했지만 역시 이 책도 결국은 안희정 지사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성격이 강한 것은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곳곳에 정치인으로서의 안희정 뒤편에 존재하는 인간 안희정의 모습도 보입니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인간 안희정. 가족들의 희생이라고 해야할지...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안지사의 가족에게 괜히 저까지 미안하고 고마워지더군요. 음... 역시 정치인의 가족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수 년 전 한 드라마에서 정치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 그 중 하나가 '정떨어지게 치떨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참으로 공감했었지요. 현 우리나라 시국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정 떨어지게 치떨리는 '정치'에서 은근한 희망의 싹을 저는 안지사에게서 보았습니다. 지금의 그 소신과 열정 부디 절대 잊지 않기를 그래서 더 큰 일 하며 국민과 함께, 혁명을 이룰 날을 고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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