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어 데스 스토리콜렉터 50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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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하루 전에 탈옥을 하다.>

오디 파머라는 죄수가 있습니다. 그는 10년 전 7백만 달러가 실린 현금 수송차를 털었다는 명분으로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리고 7백만 달러의 행방은 여전히 모호합니다. 그런 그가 탈옥을 합니다. 수영을 전혀 못하는데, 호수를 헤엄쳐서. 그것도 출소를 단 하루 앞두고 말이죠. 세상에, 출소 하루를 앞두고 탈옥을 하다니! 게다가 수영도 못하면서 목숨 걸고 호수를 건너서 탈옥을 하다니!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때문에 궁금하죠. 도대체 그 남자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런 말도 안되게 멍청한 짓을 했을까? 혹시 사라진 7백만 달러때문일까? 이런 설정만으로도 이 소설을 읽어보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의,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

오디의 탈옥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오디 외에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됩니다. 오디의 감방 룸메이트(?) 모스, 오디의 탈옥건을 수하하는 특수수사관 데지레, 오디를 처음 감옥에 잡아 넣은 보안관 발데즈. 이야기의 주는 오디를 비롯한 이 세 인물의 시점에서 전개되지만, 또한 오디가 도망을 다니는 동안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물과, 오디의 과거 회상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세 주요인물의 주변인물들까지 등장을하는지라 정말 많은 숫자의 인물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거의 대하 소설 수준이지요. 때문에 소설 초반에서는 인물 파악하는데 약간 애를 먹기도 했지만, 저는 워낙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개성이 드러나는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이런 점들 역시 이 소설의 큰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는, 결국 이 소설의 주요 사건(오디의 현금 수송차 강도 사건)의 전말과 오디의 탈옥의 목적이 밝혀지는 결말 하나에로 모이게 되는데, 이런 구성은 역시 매력적입니다. 이런 절묘한 플롯은 정확히 제 취향이니까요.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다.>

열심히 도망치는 우리의 오디, 하지만 그의 도망 행각은 상당히 허술해 보이는 점도 많습니다. 투명인간처럼 사라져 버리려면 절대 만나지 말아야 할 인물들을 만나고 다니죠. 때문에 그의 행적이 여러 사람에게 노출이 됩니다. 특히 이 소설에서 '악당'역을 맡은 그 어떤 인물에게.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또 졸이게 됩니다. 오디가 죽지 않길, 제발 무사하길, 부디 행복해지길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요. 우리의 주인공 오디는 젊은 시절 천재였던데다가 상당히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였어서, 게다가 사랑꾼이어서 어쩐지 보호해주고 싶어지는 인물입니다. 연인의 마음으로, 또는 엄마의 마음으로 말이죠. 이런 점은 요네스뵈의 소설인 '아들'과도 상당히 닮았습니다. 저는 '아들'을 읽으면서도 굉장히 맘졸이고 애타하면서 소니의 안위를 바랐거든요. 그래서 오디는 무사했느냐구요? 그건 직접 소설 속에서 확인하심이... ^^;

 

<사랑에 걸려, 사랑에 매달리는 남자, 오디 파머>

오디는 사랑꾼이었습니다. 그가 탈옥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그의 절절한 사랑때문이었고, 약속 때문이었거든요. (어떤 사랑이고, 어떤 약속인지, 그리고 왜 출소 하루를 앞둔 시점이었는지가 중요하니 이 정도는 스포가 되지 않겠지요...?) 게다가 그의 사랑은 거의 맹목적이었고, 하지만 순수했습니다. 때문에 이 소설은 상당히 감성적인 면을 띕니다. 오디라는 인물의 성격도 그렇고, 그가 사랑꾼이라는 점도 말이죠. 스릴러치고는 상당히 섬세하고 감성적이죠. 책 속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우리는 감기에 걸리듯 사랑에 걸리고, 폭풍우 속 난파선에 매달리듯 사랑에 매달린다." 오디 파머는 정확히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인간의 감정중 가장 복잡하고 아름다운 감정이 사랑 아닐까요? 때문에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감동하고,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아름다운 감성 스릴러였습니다.

 

 

인생은 짧다.

사랑은 무한하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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