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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티야의 여름
트리베니언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살리 레방의 그로 박사 밑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 의사 몽장. 그는 우연히 카티야라는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고, 그녀의 남동생인 폴을 치료하게 되며
그들 가족(아버지인 트레빌 박사, 쌍둥이 남매인 카티야와 폴)과 친분을 맺게 됩니다. 그리고 젊은 남녀가 만났으니 자연스레 썸을 타게 되지요.
매일 같이 카티야를 만나러 그들 가족이 살고 있는 허름한 저택인 에체베리아에 방문하는 몽장. 그들과 식사도 같이 하고, 차도 마시고, 농담
따먹기도 해가면서 친해지긴 하는데...이 가족 좀 이상하긴 합니다. 사람은 좋아보이는데 왠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거 같은 트레빌 박사, 누나와
몽장의 관계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폴. 폴은 몽장에게 누나와 절대 가까워져서는 안된다고, 그어떤 신체적 접촉도 해선 안된다고 끊임없이 몽장을
다그치지요. 몽장 입장에선 그런 폴의 태도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한 트레빌 가족과 몽장의 애타는
사랑이야기였습니다.
솔직히 책을 읽어 나가며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거 정말 스릴러 맞나?하구요. 그래서 책 뒤표지를 살펴보니 분명 '강렬하고 우아하며
기발한 스릴러'. '최고의 심리 스릴러'등의 찬사가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 중반을 넘어 가는 동안까지도 몽장 박사와 카티야의 썸타는
이야기가 전개되는지라 어떻게 스릴러로 발전하게 될지 굉장히 의아했지요. 물론 트레빌 가족이 좀 여러모로 미스터리하긴 합니다만, 그것을 몽장이
조사를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라서 더욱 그랬지요. 이야기는 몽장이 에체비리아에 방문하여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끊임없이 반복되거든요. 그러다
급기야(?) 몽장의 고향 축제에 함께 피크닉을 떠나기까지 합니다. 도무지 이야기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판 50페이지 정도를 남겨두고 펼쳐지는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 뒤에 숨겨져 있던 진실들 덕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 섬뜩하지만 안타까움이 더욱 컸던 결말 덕에 말이죠. (스포일러가 될까봐 말을 고르기가 참 힘드네요^^;;) 그리고
그제서야 이 작품은 완벽한 '스릴러'가 맞구나 격하게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로맨스인 척 주인공들을 계속 썸을 태우다가 (그 썸 타는 속도도
솔직히 너무 더뎌서 고구마 두어개를 한번에 먹은 것처럼 답답했었습니다;;;) 막판에 아주 제대로 뒤통수를 날려주시는 작가의 능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안타깝고 또 안타까워하며 책을 덮으려던 찰나,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행에서 선사해주신 통쾌함 또한 정말 감사했습니다. (몽장
박사 멋져부러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