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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7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 / 엘릭시르 / 2016년 6월
평점 :
제목 한번 독특합니다. 일본 원어로는 대체 어떤 말이었길래, 번역이 정말임꽈?...로 되었을까요? 뭐 어쨌든, 이 ~~~임꽈?...하는
말투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하마다'라는 가출 청년(청소년 노노 청년)의 독특한 말투였습니다. 가출하는 주제에 부모님의 값비싼 세단을 타고,
부모님이 결제하는 카드를 고대로 사용하며 온갖 불가능한 범죄가 일어나는 가마쿠라시(일본에 실재하는 가마쿠라가 아닌 한자가 다른 가상의 도시)에
도착한 하마다 청년은 '슈퍼 호이호이'의 주차장 한켠에서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나가키'를 만나 그의 조수로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나가키가 정신과 전문의 과정을 거친 의사거나, 심리학자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어떤 전문가 보다도 고객의 상담을
진지하게 듣고, 진지하게 어드바이스하며, 진지하게 도움을 주지요. 심지어 상담 의뢰인의 고민이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요.'인 경우에도 말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담소에 진짜 고객들이 찾아와 상담을 하고 상담료를 내놓고 떠난다니 말도 안된다...싶지만... 우리는 누구나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떠안고 살아가고 누군가 그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들어줄 사람을 원하는게 당연하니 어쩌면 이나가키의 상담소가 실재하더래도 꽤 장사(?)가
잘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튼, 하마다 청년은 이나가키가 부탁한대로 일주일 동안 상담소에서 이나가키가 하는 일을 배웁니다. 그리고 일주일째 되는 바로 그날.
짜잔! 등장하는 반전과 그제서야 이해되는 앞의 복선들. 그리고 이어진 결말... 저는 이 결말이 꽤나 충격(?)적이었달까요. 구구절절 떠들어대면
스포가 될 테니 그럴 수 없지만, 뭐랄까 제가 원하는 방향의 결말이 아니었달까요... 어찌보면 좀 무섭기도 해달까요...;; 아아, 그러고보니
그곳은 온갖 불가능하고 말도 안되는 범죄가 저질러지는 가마쿠라시였으니... 그래서였던걸까...싶기도 하네요.
작가가 누구인지 모르고 봤더라면 이사카코타로의 작품인 줄 모르고 읽었을 법하게 이사카코타로의 작품의 느낌이 나지 않으면서도,
이사카코타로의 작품인 걸 알고 읽으면 역시 이러이러한 점이 이사카코타로답고 느끼게 되는 묘한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이사카코카로의 엄청난
팬이므로 가끔씩 아주 아주 가끔씩 이런 금쪽 같은 단편이 번역되어 소개되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이 작품은 원래 일본의 유명 작가들이 온갖 불가능한 범죄가 일어나는 도시 '가마쿠라'시를 배경으로 한 연작 소설이라고 하네요. 때문에
하마다 청년 정말임꽈...에서도 이 작품의 바로 앞 작품인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속 소재들이 언급이 되구요. 그 작품을 읽고 하마다 청년
정말임꽈를 읽었으면 훨씬 더 재밌었을 텐데...하고 좀 아쉽습니다. 미스테리아에 이렇게 단편 하나를 소개했으니 엘릭시르에서 혹시나 그 단편집을
번역해서 정식 출간해주지나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p.251 지나치게 황당하고 수수께끼 같아 보이는 사건 앞에 서면 자신이 안고 있는 고민이나 부조리 같은 건 대단한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지 않습니까. 즉 자신의 까닭 모를 고민을 그보다 더 까닭 모를 범죄 속에 묻히게 하자는 무의식이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짐작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