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아이들 1부 : 동굴곰족 1 대지의 아이들 1
진 M. 아우얼 지음, 정서진 옮김 / 검은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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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창 시절 역사를 무던히도 싫어했습니다. 그나마 나이들고 우리나라 역사는 조금 깨우쳤는데 세계사적 지식은 거의 백지 수준이지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니 네안데르탈인이니 크로마뇽인이니 들어는 봤지만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사실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한 작가가 30년에 걸쳐 선사시대를 연구하여 그 시기를 배경으로 한 대작 판타지 소설을 썼었다는군요. 어린 시절 책 좀 읽었다 하는 분들은 재밌게 읽었던 소설이라던데 저는 아예 처음 듣는 작가와 작품이었습니다. 선사시대와 판타지의 조합이라니. 잘 상상이 가질 않는 그 소재의 독특함에 끌리더군요.

 

주인공인 에일라는 지진으로 가족을 몽땅 잃고 떠돕니다. 그러다가 동굴곰족 주술치료사인 이자에 의해 목숨을 구하고 동굴곰족에서 살아가게 되지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인류의 변천 과정 따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에일라가 크로마뇽인(오스트랄로피테쿠스)이고 동굴곰족은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사실도 쉽게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참 무식하지요^^;;) 때문에 소설 초반을 읽으면서는 수없이 검색을 해가며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현생 인류의 조상은 크로마뇽인이고 비슷하거나 혹은 앞선 시기를 살았던 종족은 네안데르탈인이란 사실을 고등학교 졸업한지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깨달았네요. (무식해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은 서로 완전히 다른 종족이었기에 교류가 거의 없었을거라고 합니다. 때문에 에일라를 동굴곰족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그렇게 이자와 크렙의 사랑과 관심으로 동굴곰족에 점차 적응해 가는 에일라. 하지만 문제는 에일라가 너무 뛰어나다는데 있었지요. 원시 시대엔 주로 사냥을 통해 생계를 꾸려 갔기에 남성의 지위가 막강했습니다. 이건 남녀차별에서 기인했다기 보다는 사회 구조 자체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었지요. 그런 사회에서 여자가, 그것도 다른 종족에서 굴러들어온 여자의 뛰어난 능력이란 위험할 수밖에 없지요. 당연히 이를 시기하여 해하려는 사람도 있을테구요. 그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3부까지 이어지는 대작의 1부이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 작품의 백미는 역시 원시 시대의 생활 묘사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끼니를 잇는지, 어떻게 종족 번식을 하는지등 정말 상세히 묘사되고 있습니다. 가끔 선사시대에 관한 논문을 보고 있다 느낄 정도로 말이지요. 그리고 그 묘사들을 읽노라니 저도 어느새 수만년 전 그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수없이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또 원시 시대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 살아보기까지 했다는데 그 노력의 과정이 글 속에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렇게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 보다 보니,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저는 어느새 그들에 대해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원시인들의 생활이니 '미개'하다고 느껴야 옳을텐데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숙연함 비슷한 것이 느껴지더군요.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함께 동고동락하던 그들. 그들에게 우리는 배울점이 참 많았습니다.

 

산전수전 겪어가며 동굴곰족에 점차 적응해가는 에일라. 그런데 에일라의 수난 혹은 모험은 이제서야 비로소 시작인듯 합니다. 그녀의 본격적인 성장담과 모험담은 또 얼마나 박진감 넘치며 스펙타클할까요. 어서 2권도 그리고 2부, 3부의 이야기도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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