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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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죠. 그 나이즈음이면 직업전선에선 은퇴했을테고, 자식들은 대부분 독립을 했을테니 본격적인 자기를 위한 삶을 살 수 있는 시기여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달려오던 인생에 갑자기 감당할 수 없는 여유가 찾아오면 사람들은 당황하게 되고,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목표나 꿈이 사라져버린 삶. 때문에 새로운 꿈이나 목표 등을 위해 살아가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 바로 '인생은 60부터다.'라는 말이 아닐른지요.

 

 이 책 속 주인공인 폴리팩스 부인도 바로 그런 평범한 할머니(...솔직히 요즈음엔 60대를 노인으로 보진 않지만; 이 소설은 배경이 1960년대니까요;;)입니다. 남편은 몇년 전 세상을 떠났고, 자녀들은 모두 결혼하여 독립했고, 그녀는 원예 모임이나 봉사활동 등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체는 매우 건가하나 경미한 우울즈을 진단 받은 폴릭팩스 부인. 의사는 젊은 시절이나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라고 권유하지요. 폴리팩스 부인의 어린 시절 꿈은 스파이였습니다. 그 시절은 세계 대전이다, 냉전이다 해서 온갖 스파이들이 설치고 활약하는 시대였으니 어린 눈엔 스파이라는 존재가 근사해보였겠지요. 그런 아련한 꿈을 다시 떠올린 폴리팩스 부인은 급기야 CIA에 추천장을 들고 찾아갑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정말 스파이가 되어 멕시코시티로 관광객으로 잠입하게 됩니다. 많이 위험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안전하다고도 볼 수 없는 임무. 당연히 그 임무란 것이 수월하게 진행될 리 없습니다, 변수가 생기고 폴리팩스 부인은 급기야 납치 당하게 이르르지요. 그렇게 총을 쏘기는 커녕 실물로도 거의 본 적 조차 없는 부인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스파이...라 하면 다들 007 시리즈나 미션임파서블 같은 액션 영화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은 표지부터가 그런 액션 스파이물하곤 전혀 분위기가 다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꽃장식 모자를 쓴 백발의 조금 귀여운 노인. 그녀는 지극히 평범하고 안정적인 인생을 살아왔기에, 스파이 같은 모험과 스릴이 넘치는 직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점이 그녀를 위대한 스파이로 만들어 놓습니다. 오지랖이 넓고, 주변 인물과 쉽게 마음을 트며 친해지는 그녀의 능력 덕에 감시자들 조차 그녀에게 호의를 베풀거든요. 덕분에 적의 중요한 정보도 빼내고, 때론 그녀의 지극히 미국적인 사상(...딱히 정치적으로까지 해석되진 않지만)에 그녀의 감시자 조차 교화되어 버렸으니까요. 이런 말도 안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실소가 터집니다. 이 할매, 정말 귀엽거든요. 다만, 이 소설이 처음 출간된 시점이 60년대였기에 지금 세계 정세와는 많이 동떨어진 내용들이나 지극히 미국 중심적인 사상이랄지 내용이랄지...그런 것들은 조금 신경이 쓰였달까요^^;;

 

 인생 다 살아버렸다고 생각했던 폴리팩스 부인이 찾은 제 2의 인생.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그녀의 인생 2막은 정말이지 흥미진진했고 부러웠습니다. 시리즈가 전부 14권이나 된다고 알고 있는데... 그녀의 제 2의 인생 이야기를 앞으로 계속 읽고 싶네요. 벌써 그녀의 다음 임무가 무엇일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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