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전미대륙에서 6초마다 팔린 책, 새로운 세대를 위한 앨프레드 히치콕.

 

이 책 띠지에 붙은 수식어들입니다. 출판사에서 홍보용으로 걸어놓는 수식어를 곧이 곧대로 믿어선 안되겠지만, 저는 귀가 얇아 이런거게 쉽게 팔랑거리거든요. 그래서 엄청난 기대를 품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어라? 이거 원래 스릴러 소설 아니었던가? 하고 책을 읽는 초반에 책 정보를 다시 찾아 보게 됩니다. 전개되는 이야기가 너무도 막장스러웠거든요. 마치 사랑과 전쟁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막장 드라마라는 것이 욕을 해가면서도 자꾸만 보게 되는 중독성이 있지 않습니까? 이 책 또한 그랬습니다. 달리는 기차와 함께 책장은 쉽게 잘도 넘어갑니다. 다만 자주 자주 유발되는 짜증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세 명의 여자 서술자들. 그 중에서도 레이챌은 가장 핵심적인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여자... 문제가 좀 많습니다. 심각한 알콜중독자에 관음증도 있고 망상도 심하고 리플리 증후군의 증상도 보입니다. 그런 병적인 레이챌의 행동 묘사나 심리 묘사가 아주 섬세합니다. 덕분에... 독자들은(실은 제가) 짜증이 치밀기도 합니다. 전남편이 바람을 피워 이혼 당한 후의 트라우마 비슷한 것 때문이라 할지라도 말이죠. 그런 그녀의 유일한 낙(?)은 기차를 타고 오가며 행복한 부부 제스와 제이슨을 관찰하는 겁니다. 아마 그들 부부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망상을 즐기며 버림 받은 자신의 과거를 보상 받으려는 것이었겠지요. 그런데 어느날 제스가 실종됩니다. 그렇게 전개는 급물살을 타며 기차는 가속도를 냅니다.

 

세 명의 서술자와 그들의 몇 안되는 주변인물. 다 꼽아 보아도 열 명도 안되는 인물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사건 전개나 범인 등은 쉽게 눈치챌 수도 있습니다. (전 사실 아주 초반 부터 범인의 정체를 알아챘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시시하거나 김 빠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굉장히 재밌게 끝까지 읽었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막장 주인공들 덕에 짜증과 욕은 좀 유발되었지만요. 그런데 이는 바꿔 말하면 작가가 주인공들의 막장 행동이나 심리 묘사를 아주 절묘하게 해냈다는 반증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세대를 위한 히치콕이란 별명이 붙은 것은 아닐른지요.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에 내린 결론은....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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