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스캔들
장현도 지음 / 새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아, 역시 우리 몸엔 우리 건가 봅니다. 실로 오랜만에 미친 가독성을 자랑하는 소설을 만났네요. 쉴 새 없이 쭉쭉 넘어가는 책장에 미친듯이 몰입했습니다. 한국인은 주요인물 중 단 두명뿐인데다가 대한민국이 등장하는 장면은 단 한군데 뿐인데도... 같은 민족으로서 작가의 정서가 저와 맞기 때문일까요? 역시 이런 맛에 국산 소설 읽지...싶습니다.

 

 저는 음모론을 좋아합니다. 첩보나 로비스트가 등장하는 이야기도 좋아하구요. 그림자 정부니...하는 소재들 또한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것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은밀하게 행해지는 세계 금융(특히 금)의 흐름, 그리고 그 속에 감추어진 거대한 음모. 세상을 뒤흔들 그 음모를 막으려는 사람들. 이들은 어쩌면 몹시 식상하게 느껴지는(이런 소재들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나요?) 소재들이지만, 식상하다는 건 그만큼 흥미를 끌기에 자주 다뤄진다는 말의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식상하지만 재밌습니다^^  

 

 1997년은 우리나라 역사에 굉장히 수치스러운 사건이 터졌던 해이지요. IMF 경제 위기. 당시 학생이었던 저는 그저 나라가 빚쟁이가 되었구나...정도로만 그 사태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하긴, 다 큰 성인이 된 지금에도 사실 구체적인 일들은 잘 모릅니다. 금융이니...하는 것들은 왠지 저하고는 완전히 다른 세상 일 같아서요...... 당시 나라 빚을 갚자고 전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을 했었는데(이런 점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성...좀 멋집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집 장롱안에 꽁꽁 감춰두셨던 금들을 기꺼이 내놓으셨었죠.  이 소설에 IMF 및 금모으기 운동,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가 언급이 되는데... 어디까지가 팩트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는 모르겠지만...와... 정말... 새삼 화가 뻗쳤습니다. 역시... 잘 살고 봐야해요....휴...;;

 

 그런데 그때와 비슷한 일들은 아마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새에 세계 각지에서 행해지고 있겠지요.  이 소설은 바로 그 어딘가에서 이뤄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의 결말이 열린 결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앞으로도 계속 실제로 행해질테니까요. 하지만 그런 열린 결말 속에서 저는 주인공들의 본격 대결을 그릴 후속편에 대한 기대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책 표지의 앞과 뒤를 장식하고 있는 두 여주인공의 대결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그녀들을 소개하고, 그녀들이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임무였고, 다음 후속작에선 그녀들의 본격적인 활동담을 보여주려는 거구나...하고 제 마음대로 해석했는데... 후속작이 없는 거라면... 작가님... 이렇게 떡밥만 뿌리시고 낚싯대 거두시는 그런 일은 하시면 안되는겁니다... ^^;;;

 

 저는 펀드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금융이 무지하기 짝이 없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쉴 새 없이 튀어나오는 어려운 금융 용어들에 조금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그런 것쯤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재밌는 소설이었습니다. 단, 앞에서 말했듯... 후속편...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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