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싱 - 돌아온 킬러 의사와 백색 호수 미스터리 밀리언셀러 클럽 119
조시 베이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p. 357 세상의 문제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자기들한테 더 이로운 거에 따라 이성을 켰다 껐다 하는 사람들이 문제죠.

 

 

<괴물을 찾아 떠나는 신나는(?) 호수여행>

 전직 마피아(킬러)이자 현재 선의로 바다를 떠돌던 '아지무스'는 '마모셋 교수'의 호출로 '렉빌'이라는 부자의 의뢰를 받는다. 이 의뢰라는 것은 백색호수 괴물의 진의를 밝히고 미녀고생물학자 '바이올렛'의 경호를 하는 일이다. 그렇게 '아지무스'와 '바이올렛'은 포드로 향하게 되고, 레지의 산장에서 여러 인물들과 만나고, 괴물을 찾아 나서는 호수 탐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백색 호수의 괴물의 진상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데...

 

<미스터리와 스릴과 모험과 액션과 풍자와 코미디와 로맨스>

 이 책이 재밌는 것은, 소설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재미들이 총 집약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단 이 작품 전체적인 흐름인 백색 호수의 괴물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백색호수 근처에서 죽은 네명의 사람은 정말 괴물에게 살해당한 걸까?...하는 미스터리가 있다. 그 괴물을 찾아 호수 깊숙한 곳에 머물며 마주치게 되는 스릴과 모험이 있다. 거기에 때때로 사람들의 행태를 비틀어 웃음을 유발하는 풍자와 코미디가 있다. 그리고 양념처럼 선남선녀의 조금은 노골적이고 발칙한 로맨스도 있다. 이렇게 많은 요소들이 등장하다 보면 작품이 산만해질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이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이고 촘촘히 얽히고 설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아직 경력이 많은 작가가 아님에도 대단한 역량을 뽐내는 작가의 천재성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것은 작품 전반에 흐르는 기저가 지극히 미국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적'이라는 본질이 아쉽다기 보다는, 그들의 문화와 우리 문화의 차이로 인해 그들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같은 독자들은 웃어야 할 때 웃지 못하게 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자주 벌어진다는 점이 아쉽다는 말이다. 결국 이는... 내가 무식하기 때문이란 생각에 조금 서글프기도...^^;;;

 

<각주와 각주와 그리고 또 각주와 부록과 참고문헌과 다시 각주>

 처음 책을 들고 펼쳐본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보이는 각주와 각주와 각주와 각주와 그리고 또 각주. 며칠전에 읽은 책의 서평에 '번역할 때 각주를 넣어 조금만 더 친절을 베풀었더라면...'이란 말을 쓴 적이 있는데...공교롭게 그 책 바로 다음에 읽게 된 이 책은 온통 각주 물결이다. 그래서 이정도 각주는 너무 과하지 않나 싶었는데...놀랍게도 이 각주들은 번역할 때 넣은 것이 아닌 원작에도 있던 각주였다. 심지어 각주를 넣은 주체가 '작가'가 아닌 이 소설의 서술자인 '아지무스'였던 것이다. 이 각주는 소설 전반적인 사건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서 꼭 읽지 않아도 되지만, 왠지 읽다 보면 중독성이 생기며 심지어 각주가 없는 페이지에서는 섭섭함까지 느끼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은 바로 이 '각주'인 것이다. 그리고 작품이 끝나고 부록(바이올렛의 논문?)과 어마어마한 분량의 참고 문헌이 이어지는데... 우습게도 여기 또한 각주의 물결이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고, 어쩐지 각주 물결이 귀여워 웃음이 나버렸다. 이정도면 주객전도도 이런 주객전도가 없는데, 앞에서도 언급했듯 참으로 매력적인 주객전도였다. 나중에 각주만 다시 읽고 싶어질 정도로... 그러니 이 소설을 읽게되실 독자여러분들! 귀찮다고 그냥 넘기지 마시고 각주 꼭꼭 챙겨보시길 권한다!

 

 

<괴물에 관하여...>

  깊고, 은밀하고, 넓고...이런 이미지 때문일까? 세계 곳곳의 '호수'엔 '괴물'이 출몰한다는 전설이나 소문이 유독 많은 것 같다. 나부터도 어렸을적에 백두산에 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가 천지 괴물이 정말 있나 확인하고 싶어서였으니까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져 버린 영국 네스호의 괴물은 '네시'라는 별칭까지 얻어 캐릭터 사업과 더불어 네스호 관광객 유치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이쯤되고 보면 없는 괴물도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리라. 이런 사람들의 심리와 네스호의 괴물에서 영감을 얻어 작가가 탄생시킨 소설이 바로 '와일드싱'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괴물...하면 사실 나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한강 괴물...그 괴물로 인해 내재해 있던 잔인성이 폭발하게 되는 진짜 괴물인 '인간들'. 때문에 내게 있어 괴물은 바로 인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때문에 이 작품을 읽으면서도 결국 백색 호수의 괴물은 결국 '인간안에 내재된 악(이기심, 탐욕 등등)'일 것이라고 단정했었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었느냐고? 진짜 정체 불명의 괴물? 아니면 결국엔 인간?

 둘 다 일수도, 혹은 둘 다 아닐 수도... 그러니 그 답은 책 속에서 직접 찾아 보시기를!! ^^

 

<시리즈는 역시 순서대로 읽어야 제 맛>

 와일드 싱은 비트 더 리퍼라는 전작이 존재한다. 비트 더 리퍼를 읽지 않더래도 와일드싱을 읽는데 전혀 문제는 없지만...... 작가가 참으로 깜찍하고도 교묘하게 와일드싱 곳곳에 떡밥을 뿌려놓았다. 때문에 비트 더 리퍼를 읽지 않고 와일드싱을 읽는 독자들은 분명 나처럼 백퍼센트 파닥파닥 낚이게 되리라. 역주행이지만 어쩔 수 없다. 조만간 비트 더 리퍼를 읽어봐야지. 그러니 아직 두 권 모두 읽지 않으신 분들에겐 왠만하면 순서대로 두 권 모두 읽으시길 권하는 바다.

 

 

 아지무스를 내세워 교묘하게 독자를 낚는 작가의 이 깜찍한 각주를 좀 보시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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