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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웨이크 시리즈 - 전3권 - 꿈을 엿보는 소녀 + 끝나지 않는 악몽 + 최후의 선택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맥먼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엿보다.>
다른 사람의 꿈을 엿볼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일까? 혹은 저주일까? 이 작품 속 주인공인 제이니는 다른 사람의 꿈을 엿보는 소녀이다. 결코
그녀가 원한 것이 아닌데 우연히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되고 말았다. 프로이드는 꿈이 마음의 상처와 억압된 욕구로 비롯된 것이라 보았다. 때문에
꿈은 보통 악몽으로 나타는 경우가 많다. 그런 타인의 악몽 속으로 제이니는 속수무책 빨려 들어간다. 그런 제이니의 능력 자체가 제이니에겐
'악몽'인 것이다. 그리고 독자인 우리는 제이니가 빨려 들어간 꿈을 엿보게 된다. 또한 이 책의 구성이 날짜와 시간을 표기하여 철저하게 시간적
흐름을 따르고 있기에 마치 제이니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꿈과 일기장. 개인의 가장 은밀한 부분이 아닐까? 그렇게 엿본다는
것에서 오는 스릴으로 독자들은 무섭게 책 속으로 빨려 들게 된다.
<성장하다.>
1권 '꿈을 엿보는 소녀'에서의 제이니는 17세 소녀이다. 그녀에겐 집에만 박혀 지내는 알콜 중독자인 30대 중반의 엄마가 있다. 때문에
그녀의 집은 무척이나 가난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다할 친구 또한 없다. 그런데 옆집에 '캐리'라는 소녀가 이사를 오게 되고 그녀와 절친이
된다. 그리고 수많은 사연과 비밀을 간직한 신비로운 훈남이 앞에 등장한다. 그렇게 제이니는 타인의 꿈 속을 헤매는 자신의 저주 받은 능력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힘들어하고, 살아가고, 사랑하고, 노력하고, 성장해 간다. 어쩌면 17세란 나이 자체가 사람들의 꿈 속처럼 혼란스러운 나이
아닐까? 제이니의 나이와, 그녀의 저주 받은 능력과 그녀의 성장기는 그런 면에서 많이 닮았다. 하지만 그녀는 조력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능력을 컨트롤 할 줄 알게 되며, 그녀의 능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1권인 '꿈을 엿보는 소녀'가 그녀와 그녀의 능력에 대한 소개와
그녀의 미스터리한 썸남과의 로맨스에 집중이 되었다면, 2권인 '끝나지 않는 악몽'에서는 좀 더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해지며 그녀의 능력이 빛을
발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3권인 '최후의 선택'에 가서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제이니의 내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렇게 3권의 시리즈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제이니는 성장해 간다.
<치유하다.>
마음에 상처 하나쯤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런 마음의 상처와 억압된 욕구가 꿈으로 나타난다. 이 시리즈 속 인물들도 다들
상처 하나씩을 마음에 품고 있다. 제이니도, 그녀의 엄마도, 캐리도, 제이니의 썸남도, 조력자도 모두. 때문에 제이니가 빨려 들어가는 꿈이란
대부분이 악몽이고, 그 꿈의 주인공 못지 않게 제이니 또한 고통을 겪게 된다. 그러다 제이니는 문득 깨닫게 된다. 그들을 돕고 싶다고. 그런
찰나에 그녀는 조력자인 어떤 중요한 인물(후에 책을 읽으시는 분들의 재미를 위해 누군인지 밝히지는 않겠다.)의 도움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조금씩 치유받게 되고, 제이니 그녀 또한 스스로 치유되기도 한다. 3권인 '최후의 선택'에서는 그 치유의 과정이 꽤나
뭉클하다. 마지막 장 마지막 문장에선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독자 또한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
<미드 같다.>
시리즈를 읽어나가면서 제일 많이 든 생각은 마치 미드를 보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이 소설 속에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장르 소설의 요소들이
거의 총집합 되어 있다. 판타지, 스릴러, 수사, 로맨스, 쥬브나일등. 이런 소재들은 또한 미드에서 흔히 보아오던 소재들이기에 제이니의 성장
과정과 그녀의 활약상을 미드 시리즈로 보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다. 게다가 제이니와 캐리와 제이니의 썸남이 모두 훈녀 훈남으로 묘사되어 있으니
영상화 되었을 때 또 얼마나 눈이 즐겁겠는가^^;
<꿈을 꾸다.>
주말 내내 제이니의 이야기를 붙들고 있어서였을까? 이틀 내내 꿈자리가 좋지 못했다. 내게도 곁에 제이니 같은 '드림캐쳐'가 있어서 이건
꿈이니까 괜찮아, 너 스스로 조정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사람들은 그저 기억하지 못할 뿐 매일 꿈을 꾼다고 한다.
매일 꾸는 이런 꿈이 행복하고 즐겁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매일 버티고 견뎌내는 현실이 고단하기만 한데 꿈이라도 우리 마음대로 꾸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도 악몽 같고 꿈도 악몽이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오늘밤에는 꼭 즐겁고 행복한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도와줘, 도와줘
제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