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교과서 속 감동 명작 2 옛날 교과서 속 감동 명작 2
심만수 엮음, 전필식 그림 / 살림어린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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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창 시절(특히 초등학교 시절) 새학기 교과서를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국어 교과서 속 이야기들을 골라 읽은 것이었다. 그 순간만큼 설레는 때도 없었다. 시대도 시대였거니와 나고 자란 곳이 또한 시골 깡촌이었던지라 읽을거리가 변변치 않았고, 때문에 교과서는 아주 소중한 읽을거리였다. 그래서일까? 읽을거리가 차고 넘치는 요즈음에도 가끔 옛 교과서 속 이야기들이 떠오르며 다시 읽고 싶어지는 것은 말이다. 때문에 이 책이 참으로 고마웠다. 참 어리고, 촌스럽고, 유치하고, 하지만 소중하고 그리운 그 시절을 다시 떠오르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이 책속에서 나는 오래 잊고 지내며 만나지 못했던 반가운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어리기만했던 그 시절, 나의 '감성 근육'을 키워준 고마운 친구들의 이야기.

 

초등학교 시절 몇학년이던가 나는 학교 대표로 독후감 대회에 나가게 된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선택한 책은 바로 나이팅게일의 위인전이었다. 지금이야 위인전으로 독후감을 쓴다 하면 참 1차원적이라 생각하겠지만 어린 시절엔 위인전만큼 독후감 쓰기에 좋은 책도 없었으니 말이다. 수많은 위인들 중 왜 하필 나이팅게일이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읽기' 책 속에서의 나이팅게일은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의 나이팅게일은 정말 천사 같았고, 때문에 우리반 여자아이들 중 태반이 간호사를 꿈꾸던 시절이었다. 그 천사 소녀가 이 책속에서 다시 한번 나를 반겼다.

 

 

 

 

한 어촌 마을에 잔치가 있던 날 온 마을 사람이 잔치를 즐기러 바닷가로 모였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 한분만 빼고. 그런데 날씨가 궂어져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었고, 마을에 남아있던 할머니는 이를 눈치채고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려 하나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선택한 극단적인 방법은 할머니의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할머니가 무사히 불난 집에서 탈출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했었는데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이야기의 결말은 생각이 나지 않았던 지라 다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또 한번 할머니의 안위 때문에 애가 타야했다. 다행히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먼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난파된다. 사람들은 모두 절망에 빠지고 누구 하나가 죽어 나가면 입이 줄었다고 반가워하기까지 한다. 그러다 어떤 여인 하나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들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 아기 덕분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새 생명의 탄생은 언제나 축복이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나를 반겼다.

 

위 이야기들 속 친구들 외에도 성실한 시계공, 전쟁중이지만 적의 생명까지도 소중하게 여기는 군인들, 조온 선생, 김정호 선생, 이순신 장군, 이승훈 선생, 안익태 선생, 사과나무 할아버지, 정의로운 재판관, 화가 이중섭, 섬마을 선생님등 수많은 그시절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오랜만에 만났지만 여전히 나를 반겨주었고, 나에게 감동과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나의 부모님 세대나 내 또래의 세대들은 나처럼 이렇게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을 느낄 것이고, 내 아래 세대들은 내가 그 시절 그랬던 것 처럼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되리라. 그렇게 세대와 세대가 '소통'하게 되리라.

추억과 그리움과 반가움과 감동과 소통을 동시에 우리에게 전하는 참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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