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아르테 오리지널 6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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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24시간 365일 진료'를 모토로 삼는 한 병원에서 내과의로 5년차 근무중인 주인공 구리하라 이치토는 작가처럼 나쓰메 소세키를 흠모하여 독특한 말투를 구사하는, 독특한 성격을 자랑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소설의 주 내용은 그의 근무일지 내지 비슷하게 펼쳐지는데, 소설 1권이 진행되는 내내 솔직히 이렇다할 큰 사건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구리하라와 주변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잔잔하게 펼쳐지는 게 제법 재미있습니다. 특히 여관을 맨션처럼 활용한 온타케소의 사람들(하루나, 남작, 학사님)의 이야기가 조금은 아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하는지라 그런 점이 참 좋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인공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병원에서의 일들이 많이 그려지고, 의학 용어들도 무던히 등장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또 흥미로워요. 또한 배경이 배경인지라 어쩔 수 없이 등장하는 '죽음'의 이야기도, 그리 슬프지만은 않게 그려지는 것 또한 좋았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잖아... 꽤 행복한 일이잖아...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 주는 구리하라의 매력에 흠뻑 취해 버렸네요. 아마 자료조사를 통해 취득한 지식이 아닌, 작가가 현장에서 일하며 느낀 것들이 작품 속에 녹아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덕분에... '천국에서 온 편지'를 읽다가는 새벽에 감성이 충만하여 책을 읽다가 울어 버렸네요. 어찌 보면 참으로 식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시리즈가 총 4권으로 1, 2, 3, 0 순서로 출간이 되었고, 국내에선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표지가 꾸며졌던데, 사실 신의 카르테 1권의 배경은 가을과 겨울이에요. 그래서 어째서 표지가 봄으로 그려졌을까 싶었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가 아니었나 싶네요^^


나쓰메 소세키를 흠모하는 현직 의사 작가인 "나쓰카와 소스케" 그의 독특한 이력이 백분 발휘되는 데뷔작 <신의 카르테>. 카르테가 무슨 뜻인가 하고 봤더니, 의사들의 진료 차트더군요^^ 어여쁜 표지에 이끌려 읽게 된,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던 작품인데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읽어봐야겠어요. 학사님은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스나야마와 미즈나시는 또 잘 사귀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인생은 길다, 조만간 또 기을 잃고 방황할 때가 있을 것이다. 우왕좌왕하며 돌아다니고 하찮은 일에 사로잡혀 오뇌할 대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때, 나는 소리 높여 외치리라.

멈춰 서서 가슴을 펴고 망치를 휘둘러라!

발밑의 흙에 무심히 정을 갖다 대라!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대답은 항상 그곳에 있다.

'하나(一)에 머문다(止)고 쓰고 '바르다(正)라고 읽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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