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생이다 - 중국의 大문호 왕멍, 이 시대 젊은이들과 인생을 말한다
왕멍 지음, 임국웅 옮김 / 들녘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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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두고 도덕책이라 하는 독자가 있다. 일면 동감한다. 하두 도덕책 본지가 오래되어서 그 도덕의 실체가 무엇인지 가물가물하지만...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 하나를 전하자면, 채울수 없는 삶의 욕구 가운데 이 책을 들여다봐서인지, 좀 쉬어갈 수 있었다. 나이 서른이 넘어서 정신적으로 안주하지 못하고 늘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별의 별 잡다한 지식을 주워먹는 나로서는, 그 잡식 또는 폭식의 변명거리를 찾았다고나 할까? 허나 저자처럼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배움, 실천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자세는 참으로 정신 띵하게 교훈을 준다. 그가 살아온 중국의 격변기를 좀 더 자세히 전해주었더라면 수필 이상의 책이 되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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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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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이는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말이다.

사랑만큼 제 힘으로 제어하기 힘든 것이 있을까? 속도를 내기도, 방향을 틀기도, 정지하기도, 그 어떤 것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힘들다. 그래서 사랑하는 자는 모두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사랑이 정지했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자력으로 인한 것이든, 아니든, 피해가 속출한다. 자의면 시간과 감정에 대한 후회일 것이고, 타의면 아직 맞을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 가해진 폭력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낙하하는 저녁에는 모두 타의에 의해 폭력을 당한 피해자만이 존재한다. 그 모든 이들에게 통증을 준 하나코 마저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림으로써 자신이 가장 엄청 피해자임을 증명한다. 이 책을 두고 전에 없는 사랑이야기-어찌보면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방정식과는 다른 산수이기에- 라며 에쿠니의 사랑방식에 놀라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며 딱 우리가 겪고 있는 사랑과 닮아있다.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누구도 피해자가 되어서도, 가해자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어리석은 사랑 방정식을 마저 깨부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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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종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
이가희 지음 / 와이비엠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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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희 양은 워낙 유명하다. 시체놀이를 하던 지루한 오전, TV에 불쑥 나타나기도 하고, 신문을 뒤적거리다 보면 고 통통한 볼이 보이기도 한다. 꾸밈없는 미소 속에 감춰진 꼬리 아홉개 정도의 오기로 똘똘 뭉친 아이. 그 엄마의 그 딸이라더니 이 아이의 이만한 성공 뒤에는 이가희 시인의 든든한(이 말로는 형용이 안되는) 후원이 있었다.

요즘 하버드는 우리 시대의 화두 같다. 몇 해전에도 이런 바람이 불었었다.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가망없는 ^^ 미래를 향해 분투하기도 했었다. 그 뿐인가? 닥터스도 마찬가지... 왜 이렇게 서평이 새지? ㅋㅋ.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은 이리 되었을 망정 내 자식을 원희처럼 제대로 키워봐야지. 내 부모님이 들으시면, 땅치고 서러워 우실 얘기지만, 사실 그렇다. 자식들 의식주 해결에 목숨 걸었던 우리 부모님 세대와 우린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먹고 입히고 재우는 것만이 아닌, 아이의 재능을 일찍 캐치하고 올곧게 키울 수 있는, 절대적인 애정과는 좀 다른 객관적인 카운셀러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참 대단하게도 원희 엄마, 이가희씨는 그걸 참 잘했다. 물론 아이의 천부적인 자질이 뒷받침이 되었기에 이리도 대단한 결과를 빚어냈지만, 현명한 엄마의 뒷받침이 없었더라면, 그래! 서울대 정도에 그쳤을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책을 보면 자식이 책 보는 습관이 든다고 하지 않던가! 모든 부모들이 엘리트일 수는 없지만, 부지런히 자식 교육을 시키는 좋은 방법들을 찾고, 스스로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비단 그것이 유명과외학원을 찾아다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여야 한다. 다들 잘 알고 있는 일이지만 실천은 힘들기에 오늘 이렇게 원희 엄마가 활짝 웃을 수 있는 것이겠다. 우리에게 유일한 자원이라곤 인재뿐이라 하지 않던가. 시야를 넓게 세계를 향해 열고, 자식 교육에 임하자. 우리 돈 들여 유명 해외 대학을 보내는 것에서 나아가 그 인재들이 세계를 움직이는 주인공이 되어 국위선양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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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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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이런 말이 있다. 딸은 엄마의 팔자를 닮는다고...

이 소설 여주인공의 엄마는 남편을 권총으로 살해한 후-단지 뱃속의 아이가 딸꾹질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구금된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그 아이는 반드시 발레리나로 키워야겠다는, 그로써 자신의 어릴적 꿈을 실현하려는 엄마(이모)의 편집증적인 손길 속에 길러진다. 어려서부터 독특한 눈빛을 가진 아이,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눈빛으로 사고를 깊이하는 이 특별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대수롭지 않게 해내는 일들-학교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왜? 재미없고 지극히 단조로우며 우아하지 않으니까! ^^

그 아이가 그토록 원했던, 발레리나의 꿈은 넓적다리의 뼈가 부러지면서-의도적으로 살이 찔까봐 칼슘 섭취를 피해왔기 때문에- 좌절된다. 이어 엄마도 그 아이를 역겨워하게 되며 출생에 얽힌 사연을 가감없이 내뱉어버린다. 그때 그 소녀는 이런 생각을 한다. 엄마가 아이를 낳고 목을 맨 것이 19세였으니, 자기도 그렇게 되리라고...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내내 소녀의 풋사랑 외에는 이성간의 사랑에 인색했던 저자가 남은 몇 페이지 안에서 사랑으로 자살을 미루고(포기하고), 삶을 선택하는 귀결을 보여준다. 한편 자신을 죽이지는 않지만 그녀의 유일한 친구로 다가온 이 책의 저자를 죽이기에 이르는 다소 코믹스럽기까지 한 결말을 보여준다.

이 책은 내 인생에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본다. 내 안에도 거부할 수 없는 어떠한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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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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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고 나서는 "뭐 이런게 노벨상이야! 나도 쓰겠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경외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여덟 세대의 이야기 속에 역사를 담아낸 용감한 천재라고나 할까...

요 며칠 다시 부분부분 읽다가, 갑자기 번뜩하고 든 생각이, 이 책의 제목입니다. 왜 백년의 고독일까?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주인공들의 고독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실을 품어내 틀 안에 자신을 가두는 누에고치처럼 이 책의 인물들은 처절한 고독의 조각들을 보여줍니다. 역사와 사랑과 변화 속에서 소외되고 고립되는 인간의 고독! 곱씹어 삼키다 보니, 내 고독이 서서히 안개를 헤치고 나오더이다. 나도 알고보면 별 쓰잘데없는 고독 속에 날 가두고 있잖는가? 소설 속의 인물들이 콧방귀를 뀔 일이다. 자~ 깨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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