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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중 - 타인의 증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가 들면서 슬픔도 기쁨도 둔하다. 쉽게 웃을 일에도 실소를 보내고 엉엉 울 일에도 잠깐 한눈팔면 왜 슬펐는지 잊어버린다. 그래서인지 기쁨도 슬픔도 모두 목마르다. 이 책은 세권의 시리즈이다. 물론 책 좋아하는 아니, 책 사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 상, 모조리 살 수 밖에 없었다.
첫권은 엽기, 두번째는 아픔, 세번째는 혼돈이다. 두번째 타인의 증거는 가슴이 둥둥거리기 시작하더니 어딘가에서 콕콕 쑤셔와 이내 눈에 빤하게 눈물이 고이고 코끝이 쨍해져왔다. 전후소설보고 울었다고 하면 제깟게 코딱지만큼이라도 그 시절에 대해서 알기나 해? 라고 따져 물을 지 모르겠지만, 난 참으로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오랜만에 슬픔을 무게있게 느끼게 해줘서 고마웠고, 내 무던한 인생도 살짝 꼬집어볼 수 있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