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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맛 - 교정의 숙수가 알뜰살뜰 차려 낸 우리말 움직씨 밥상 ㅣ 한국어 품사 교양서 시리즈 1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5년 4월
평점 :
우리말 동사를 풀어 쓴 '사전'이지만 재밌다. 1부에서는 주어진 동사를 엮어 한 남녀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맞춤법이 쉽게 기억될 수 있게 깨알같은 팁도 콕콕 박혀있다. 책 속 문장도 서정적이여서 아름답다. 700번대 책이지만 900번대에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역시 오랫동안 남의 글을 손보고 다듬는 일을 해 온 사람의 문장력은 위대하다.
우리말 공부용으로도 알차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시험 문제를 하나라도 더 맞출 수 있었다. (바람이)불다, (얼굴이)붓다, (국수가)붇다의 활용형을 쓰는 문제였다.
동사는 정말이지 육수와 양념이다. 음식은 간만 잘해도 맛있다는 말이 있다. 문장도 적절한 동사로 간을 보태면 보는 눈이 절로 반짝여지고 생각이 즐겁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이 밍밍했던 모양이다. 게임 속 아이템처럼, 책을 사용해서[읽어서] 내 글솜씨 레벨이 높아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지...
조리법대로 만든다고 해서 모든 음식이 맛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내가 만들면 다 맛이 없다), 문장도 누군가가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하다 라고 일러준다고 해서 다 맛깔나지는 건 아닌 것같다. 분명 책을 읽을 때는 쓰임도 활용도 다 이해하는 줄 알았는데 덮고나면 막막하고 아리송하다. 결국, 요리도 글쓰기도 나만의 '간 맞추기'가 몸에 익어야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