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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
곽재식 지음 / 엘릭시르 / 2017년 9월
평점 :
한규동은 면접을 보고 있다.
돼지우리같은 이상한 사무실에,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사지 멀쩡한 사장을 앞에 두고.
이인선 사장이 말하길, 병원 침대는 마음에 들어서 주워 온 거란다.
이인선의 면접은 이곳 풍경만큼이나 이상했다. 바로 무서운 이야기, 남이 돈 번 이야기, 바람난 이야기 중 하나를 해 보라는 것. 복잡한 심정의 한규동은 그렇게 자기가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 하나를 시작한다.
결과는 합격.
바로 그만 둔다고 말하려던 한규동은 타이밍을 잡지 못해 어물어물 그렇게 이상한 회사에서 알 수 없는 사장과 함께 알 수 없는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
. 😱면접 때 한 이야기가 내 업무라고?
식민지시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유서깊은 거꾸로 귀신 괴담과 이상한 사장 그리고 내적갈등이 심한 한규동이 함께 하는 짧은 모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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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읽은 소용돌이가 잊혀지지 않아 비슷한 느낌의 책을 또 골라 읽었다. 역시 이런 책은 새벽에 읽어야 느낌이 산다. (스포주의)소용돌이가 어쨌거나 귀신귀신한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귀신귀신과학한 이야기. 보통 무서운 이야기는 살아남았다 또는 죽었다로 끝나기 마련인데, 여기서의 무서운 이야기는 액자식 구성으로 '문제편'에 들어간 그냥 하나의 문제일 뿐이었다. 이어지는 추리소설 같은 '풀이편'을 지나 '해답편'까지 읽으면 일이 딱 매듭지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가구 사이즈가 방에 딱 맞거나 최근 유행하는 기분 좋아지는 영상을 봤을 때와 비슷한 기분. 다만 사람에 따라선 조금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환상적인 내용을 다룬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은데 동시에 사회 비판적인 내용도 가미된 내용이었으면 좋겠다는 사람은 읽어보면 괜찮을 것 같다. 실제로 작가님이 위와 같은 요구에 맞춰 쓰기 시작한 소설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사람 뇌에도 그런 식으로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타이핑해서 프로그램 속에 입력하듯이, 말로 사람 뇌 속에 집어넣는 해킹인 겁니다...아까 설명하신대로,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하고 나면 사소한 일도 무서운 사건과 연관되어 생각되는 것 역시도, 정도는 약하지만 사람의 말로 뇌를 살짝 망가뜨리는 일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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