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홀렸던 글과 사람. 가장 좋아하는 책 최대 세 권까지만.


2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한국 문학의 위상 / 문학사회학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1년 6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03년 10월 03일에 저장
품절
47년 <의향>사건 이후의 길고 지루한 순수참여논쟁을 조명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아직 내가 그에게 '홀린 자'라는 것이다. 많은 문학청년들의 홀림의 계보에 나 역시 있다는 것. 홀린 자의 한계는, 홀린 대상이 전체의 어느 좌표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했던 것인가를 보는 순간에도 심정적으로는 아직 그 대상이 내 지평의 전체라는 데에 있다. 그러나 시간이 좀더 흐르면, 그가 지평의 전체가 아닌 후에도 그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길 바란다.
풍경과 상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1994년 1월
7,500원 → 6,750원(10%할인) / 마일리지 370원(5% 적립)
2003년 10월 03일에 저장
구판절판
<밥벌이의 지겨움>에 대한 어느 서평에서 '사람은 멀리 하고 글은 가까이 하고 싶은 이'라는 탁월한 구절을 봤는데 상당히 공감한다. 그 미묘한 긴장이 시작된 책. 미문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경계심이 있는데, 김훈 앞에서는 무장해제.
지배와 그 양식들- 이행총서 1
이종영 지음 / 새물결 / 2001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03년 10월 03일에 저장
품절
내 방에 쌓여있는 수 백권의 인문사회과학 관련 서적은, 언젠가 아저씨가 프랑스로 떠날 때 '이젠 필요없다'며 주고 가신 책들이다. 덕분에 희귀본이 많다. 사유의 흔적들을 따라가며 읽는 독특한 즐거움. 그러나 아저씨의 저서를 포함, 대부분의 책들을 아직 (수준 문제로..) 읽지 못했으므로, 일단 人香만을 기록하자.
왜 동양철학인가
한형조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9,000원 → 8,550원(5%할인) / 마일리지 270원(3% 적립)
2003년 10월 03일에 저장
구판절판
꽤 길었던 동양철학순례를 일매듭 지을 때쯤 읽었다. 그동안 쌓인 얄팍한 지식이, 어쨌든 이 책을 이해하는데 쓰일 수 있어 기뻤다. 동양철학 입문서로, 쉽고 평이한 학부수준의 책으로라면 <우리들의 동양철학>(동녘>을, 보다 깊이있는 이해를 위한 책으로라면 <왜 동양철학인가>를 권한다.


2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외전으로 일본순정만화 몇 편.


2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17세의 나레이션 1- 시공 애장 컬렉션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03년 09월 30일에 저장
품절
"17세에도 세상은 살기 힘들어요.. 17세의 눈으로 밖에는 세상을 볼 수 없으니까."
<레옹>보다 몇 년은 앞설 이 득의의 구절을 접했을 때 15세의 우리들은 절망했다.
'세상에! 2년을 더 살아도 삶은 여전히 힘들단 말인가.'
엘리오와 이베트 1- 애장판
원수연 지음 / 시공사 / 2003년 9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03년 09월 30일에 저장
품절
점프트리 A+ 4 - 완결
이은혜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4월
3,500원 → 3,150원(10%할인) / 마일리지 170원(5% 적립)
2003년 09월 30일에 저장
절판
<댕기>에 연재되어 두터운 이은혜 매니아층을 형성한 작품. 특히 '난 만화 같은 건 안 봐.' 하던 애들이 '점프트리는 다른 순정만화 같이 유치하지 않고 재밌더라.'고 말해 입에 거품을 물게 했다.
블루 7
이은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7월
3,000원 → 2,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원(5% 적립)
2003년 09월 30일에 저장
절판
<점프트리>는 그래도 꾹 참고 볼 수 있었지만 이 작품은..
학년이 바뀌어 동류 발견을 위한 대대적인 탐색기간이 시작되면 흔히 좋아하는 만화 취향이 짝짓기의 중대한 기준(장정일의 표현으로는 문화적 할부, 인문학 유행어로는 아비투스)이 된다. <블루>를 말하는 아이들과는 절대 친해질 수 없었는데,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도 그 본질적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A+의 대성공에 이은 이은혜의 야심작으로, 신성우가 모델이 되어 신드롬 조성에 한 몫.


2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이 책을 읽었다. 내가 탄 자동차의 엔진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성능만은 좋아서, 나는 바야흐로 내 몸이 가고자 하는 곳과 상관없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는 중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잠시 멀미를 잊었다. 멀미를 잊은 몸은 기어이 몸이 곧 길이었던 시절을 기억해냈다. 자동차는 내게 현기증나는 속도와 방향성에 대한 혼란을 준 대신, '몸으로 밀고 나가 몸이 곧 길이 되던' 몸과 세계와의 관계의 직접성과 길 위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앗아갔다. 자동차에서 내려 왔던 길을 되짚어 올라간다. 다시 출발할 때는 자전거를 타려 한다. 진정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된 것인가, 내 몸이 만나는 풍경들에게 물어볼 생각이다.

김훈 선생의 <자전거 여행>은 황홀하다. 그 황홀함은 단지 책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생에 대한 아포리즘과 문장가로 유명한 그의 미문으로부터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가을 빛 속의 태백산맥과 눈 덮인 소백, 노령, 차령산맥으로부터 봄의 남쪽 해안선에 이르기까지, 그와 그의 바람바퀴(風輪)가 '인간의 속도'로 느릿느릿 머물다간 그 모든 곳에 그가 머뭇거리면서 발음한 '신비'가 있었다. 不涉理路, 不落言筌. 그는 이치의 길에 빠지지 않고 말의 통발에 떨어지지 않은 채로 그 '말하여질 수 없는 것들'의 신비를 우리에게 전한다. 사진작가 이강빈의 흡입력있는 사진이 울림의 폭을 넓힌다. 과연 몸이 만난 신비만이 몸으로 전달되는 모양이다. 그의 몸으로 흘러들어와 몸에서 열리는 한 풍경의 황홀에 한동안 넋을 잃었다.

'갈 수 없는 모든 길 앞에서 새 바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 아무것도 만질 수 없다 하더라도 목숨은 기어코 감미로운 것이다, 라고 나는 써야 하는가, 사랑이여, 이 문장은 그대가 써다오.'

라고 선생은 썼다. 이 山河와 산하의 곳곳에 뿌리를 내린 모든 생명있는 것들에 대한 선생의 사랑이 문장을 완성시키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생을 쫒아간 자전거 여행에서 만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