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 - 우리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이창복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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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하지만 가는 시간을 막을 길이 없다. 아무도 늙길 원하지 않지만 오는 늙음을 피할 길이 없다.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산천은 변함없이 아름다운데, 도대체 세월은 어디로 그렇게 빨리 흘러가 버렸고, 어떻게 난 이렇게 늙어버렸나 생각한다."


'오늘이 가장 젊은 할아버지(이 멘트 참 유쾌하다!)' 이창복 교수가 전하는 참 좋은 노년의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본다. 


현재의 내 삶을 아등바등 살아가다 접한 책이라 그런가 잠시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노년이 되어 지금의 내 모습을 본다면 어떨까?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욱 값진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유쾌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다. 모임의 회원들이 죽음, 치매, 거동 불편 등의 이유로 절반이 넘게 빠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 한켠이 먹먹해진다. 죽음은 여전히 두렵고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남은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다는 다짐. '나이 드는 것'이 쓸모없이 '낡아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대목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몸은 늙어가지만 정신은 계속해서 발전하기 때문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성숙의 시간에 이를 수 있다는 노교수님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내일보다 젊은 오늘이 저물어간다.

다행히 내일의 해는 다시 떠오를 것이기에 하루하루를 즐겁고 재미있게, 성실하고 알차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해본다. 


"청춘의 아름다움은 젊은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노년의 아름다움은 세월에서 얻은 경륜 ㅇ벗이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인위적 현상이다. 노력해야 비로소 이뤄지는 예술작품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이젠 마음을 비우고 나에게 허용되는 것들 안에서 아름다움과 만족을 찾으며 살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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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박주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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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이 사회에는 곳곳에서 이웃들의 차가워진 마음에 연탄불을 집어넣는 따뜻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직은 살 만한 세상임이 분명하다. 우리가 누군가? 바로 품앗이의 민족이 아니던가."



2020년 세상의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의 시대를 지나면서 이 책을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코로나가 한창인 찌는듯한 그 여름 방호복을 껴입은 의료진들의 노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고통, 방화 현장에서 일어난 소방관들의 희생, 아파트 내 입주민의 갑질과 배달 노동자들의 수모, 코로나로 아픈 가족들과 단절되어 죽음이 퇴원이 되는 참담한 현실 등 기자이자 앵커인 저자 덕에 근 2년간의 뉴스 헤드라인이 정리된 느낌이다. 


지금은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기억들도 있지만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 속에 있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기사에도 호들갑 떨지 않게 되었다. 어떤 변이가 어떻게 나오게 될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 


고난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인간다움'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윗세대도 그 세대만의 터널이 있었고, 우리는 항상 끝을 알 수 없는 터널을 통과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았던가. 재난이 일상화된 시대의 터널을 지나면 우리는 분명 더 성장해 있기를, 그리고 좀 더 현명해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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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 비울수록 애틋한 미니멀 부부 라이프
에린남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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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의 기준도 애매했고,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의 생활을 우리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우리만의 생활 철학도 생겨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맞는 생활과 소비를 하려고 한다."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의 저자 에린남의 신간 에세이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가 출간되었다.

지난번 책도 그림이 참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책도 꽁냥꽁냥 3년차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랜선 집들이를 한 느낌이었다. 

미니멀라이프와 관련한 챕터를 보면서 나도 늘 '해야지' 마음만 먹은 부분인데 아이가 생기니 말처럼 쉽지 않았다... 라는 핑계를 대는 내가 참... ㅋㅋ

코로나로 인한 삶의 변화, 그리고 행복한 부부의 미래를 위한 소망이 담긴 부분을 보면서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물건이 아닌 서로의 마음 비우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군더더기 생각들(미움, 의심 등)을 버리고 나를, 그리고 타인을 생각하는 단순함. 깔끔함 이런 느낌들이 더해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많은 자유를 가져다준다. 다른 사람들에게 향했던 시선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향했고, 우리 자신에게 더 집중하게 했다. 지금은 나와 우리에 대해서 더 자주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더욱 나다워지고, 남편은 더욱 남편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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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에너지 - 신묘한 나라의 놀라운 사람들
홍대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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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문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기 나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없으면 개개인의 내면에 열등감과 피해의식이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회 전체가 부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해진다. 내 나라가 부끄럽고 창피하며, 무엇 하나 내세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는 개인의 삶에도 결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요즘 우리가 딱 그런 상황이다."




SNS에서 떠도는 이야기들 중 해외에 나가서 한국어로 욕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진짜라는 소문인데, 러시아, 프랑스 등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하는 나라가 17개국으로 늘었고, BTS의 음악을 한국어 가사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전 세계 #아미 의 숫자는 집계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하니 한국인이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놀랍다. 




전 세계에 부는 ‘코리아’ 열풍

한국인 에너지를 만든 것은 무엇인가?


#BTS 뿐만 아니라 #손흥민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등 세계에서 한국인 열풍이 찐~하게 불고 있다는 것은 너무 좋다. 그런데 그런 나라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우리나라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전쟁 후 UN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국가는 우리가 유일하며, 98년 IMF를 조기 졸업하고 1인당 GDP 3만 달러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한쪽에서는 '헬조선'과 식민사관의 폐해를 지우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이 책에는 우리가 누구이고, 우리의 문화 유전자는 무엇인지부터 우리를 가로막는 삼독(서양 사대주의, 중국 중화사상, 일제 식민사관)의 실체를 분석하고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인들을 소환한다. 그리고 나는 이 부분이 참 좋았는데 우리도 잘 몰랐던 찬란한 문화유산들(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이런 부분에서 가끔 벅찰 때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비전들이 제시되어 있다.


한때 우리 민족은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을 통해 사라질뻔한 위기가 있었지만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모습이 일제가 원하는 모습이 되어버렸고, 이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라는 것에 소름이 돋았다. 

역사 교육을 좀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 현재 초등 5학년에 시작하는 한국사는 정말 말 그대로 겉핥기식의 아이들이 무척 지루해하는 과목으로 전락했다. 5학년 때 대충 배우고 중학교 가서도 슬쩍 배우는 역사 말고 제대로 된 역사관을 세울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신명' '몰입' '인정' '자유분방함' '나눔' '배려' '기(氣)' 등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DNA를 깨워 세계 속에서 품격있는 한국인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역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의 꿈은 그 누구도 대신 꾸어주지 않는다. 꿈을 꾸지 않는데 무엇이, 어떻게 실현되겠는가?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미래를 위해 어떠한 꿈을 꾸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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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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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무엇도 지지하지 않았고, 그 무엇도 지키려 들지 않았다. 이제 알겠지?

내가 나를 아무 죄도 없는 사람으로 그려내고 있다는걸. 

우리 모두 그렇지 않니?"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배턴루지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으로 이루어진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1989년 여름, 주인공이 사랑했던 그녀가 성폭행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스릴러 소설인가 했는데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자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자기고백적 리얼리즘 소설로, 그 시절 사춘기 소년의 사랑과 의리, 그리고 죄책감을 얽혀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 마주하게 된 진실 앞에서 인생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짝사랑 소녀의 고통, 누나의 죽음과 부모님의 이혼 등 사춘기 소년의 눈으로 그려낸 세상은 어른이 개입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단단한 성이자 견고한 요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할 줄 아는 도덕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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