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개, 너는 한 개
외르크 뮐레 지음, 임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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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숲에서 버섯 세 개를 발견했어요!


집에 오자 족제비는 신이 나서 맛있는 요리를 선보이고, 곰은 식탁을 차리느라 분주한데요.

그런데 문제는!

입은 둘인데 버섯은 세 개라는 것!


"한 개는 네 것, 한 개는 내것.

그리고 나머지 한 개도 내 것"


과연 어떻게 나눠야 사이좋게 즐거운 식사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는 선택에 순간에서 보통은 남보다는 자기에게 더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이런 선택이 크고 작은 다툼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남을 배려하는 것도 옳은 선택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어린아이들에게 '배려'라는 단어를 설명하기보다, 이렇게 그림으로 상황을 먼저 이해하고, 어떤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지 아이 스스로 이해하고 깨우치게 하는 방법처럼 좋은 것은 없다고 봅니다.

이 책은 놀라운(!) 반전이 있고, 또 다른 갈등의 순간에서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는데요.

책을 읽은 아이들이 마지막 결말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의 작가, 외르크 뮐레는 『토끼를 재워 줘!』 시리즈를 시작으로 여러 우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차분한 색감과 색연필의 선이 살아 있는 그림체로 공감을 전하는 이야기를 그리는데요.

책 곳곳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소품들, 나뭇잎의 다양한 모양들도 함께 보면 더 좋을 거 같아요!


또 하나의 재미 요소!

책의 앞과 뒤에 있는 면지의 다른 점을 찾아보세용^^

이런 소소한 포인트도 아이들과 함께하면 너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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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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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소설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기란 여간해서는 쉬운 것이 아닌데 빨리빨리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20년 넘게 우리 마음을 울리는 소설이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이 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27개국에서 번역되었고, 특히 영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출간되어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 책이 전 세계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게 된 매력은 뭘까?


<<자연의 섭리 안에서 보편성을 뛰어넘는 모성을 발견하다.>>



양계장에서 매일 알만 낳던 암탉 잎싹의 소원은 자신의 병아리를 품어보는 것!

우여곡절 끝에 양계장을 탈출했지만, 바깥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청둥오리 나그네와 수달 '달수씨'의 도움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느끼는 찰나!

나그네의 목숨과 맞바꾸게 된 오리알을 발견하게 되고, 이 알을 온 마음으로 품게 된다.


내 아이를 키우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자신과 다른 아이, 커 가면서 그것을 느끼고 반항하는 아이를 키우는 잎싹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 달라. 그게 뭐 어때서?

서로 달라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거야."



종을 초월한 잎싹의 넓은 모성은 결국 삐뚤어졌던 초록이의 마음도 되돌리게 되고,

아빠를 따라 청둥오리의 파수꾼이 된 초록이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마지막의 백미는... 자신을 괴롭히던 애꾸는 족제비의 아이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한다는 것.



"눈이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다.

눈을 뜨자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보였다.

정신도 말끔하고 모든 게 아주 가붓했다.

그러더니 깃털처럼 몸이 떠오르는 게 아닌가!

(...) 그랬다. 모든 것이 아래에 있었다.

저수지와 눈보라 속의 들판, 그리고 족제비가 보였다.

비쩍 말라서 축 늘어진 암탉을 물고 사냥꾼 족제비가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엔딩ㅠㅠ)


나는 여자들이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 가족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단히!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집밥'이란 표현이 '여자들을 가사일에 가뒀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잎싹의 마지막 선택은 단순히 모성이라고 한정 짓기에는 그 마음의 그릇이 너무나 크고 숭고했다.

이런 이 책의 매력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용기와 희망,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겨준 것이리라...


올해가 <마당을 나온 암탉> 20주년이 되는 해라 사계절 출판사에서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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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순이 삼촌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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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

이름은 들어봤지만 제대로 배우지도, 특별한 관심도 갖지 않았던... 뭔가 폭동이 일어났었나? 수준의 비루한 내 지식을 부끄럽게 만든 책을 만났다.

순.이.삼.촌


"6·25 터지기 두해 전 일, 그러니까 그건 전쟁이 아니라 죄익폭동 진압이었다.

폭동 진압에서 삼만이 죽었다니!"

<해룡 이야기>


1954년 제주도에서 죄 없는 민간인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그 숫자는 3만 명에 이른다니...

이는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커다란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항쟁'이니 '폭동'이니 엇갈린 지칭으로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이 가려지고 은폐되고 있다.

진실은 무엇일까...



"산폭도가 양민 가운데 숨어 살기를 머릿니가 걸버시 헌 머리에 서캐 슬듯 하니 어느 하세월에 챙빗으로 굵은니며 가랑니며 서캐를 훑어내 잡을 것이냐.

아에 석유기름 붓고 머리칼을 홀랑 태워버리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거였다."

<도령마루의 까마귀>



읽으면서 이건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대학살'임이 분명한데, 이 사건이 널리 퍼지지 못한 것은 사건 당시의 공포가 그들을 여전히 무겁게 누르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엄청난 비극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 스스로가 이를 '운명이다', '천재지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슴 아팠다.

이 일이 처음 비로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바로 이 소설 '순이 삼촌'이라고 하는데, 작가가 7살 때 이 사건을 직접 겪었고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 당시 너무나 흔한(!) 일이라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한 부분이 이 책에도 드러난다.



"중호가 지금도 아버지에 대해서는 그저 무덤덤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그 죽음이 아버지에게만 닥친 특별난 것이 아니라, 이렇게 흔하디흔한 젊은 죽음들 중 하나라는 생각 때문이리라."

<해룡 이야기>


이런 제주도의 슬픈 사연을 표제작 '순이 삼촌'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준다.

순이 삼촌은 남편과 자식이 죽임을 당한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아 평생 환청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결국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담았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삶을 살아내지 못했다는 현실에...

읽는 내내 이것이 그냥 소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우리의 역사에 남아있는 현실의 한 부분이었고, 올해가 제주 4.3 사건의 72주년인 만큼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우리는 역사를 바로 알고 진실 앞에 마주 설 용기를 내야 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단재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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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 심리학
유드 세메리아 지음, 이선민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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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사회생활이 쉽지는 않지...' 이런 생각을 하며 펼쳤는데 응? 가족을 위한 생존 심리학이라니!

보통 심리학과 관련된 책의 핵심은 '내 마음 다스리기'가 주된 내용인데, 안 보고 살 수도 없는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니 호기심이 더 생겨 얼른 책을 펼쳤다.


"가족 내에서도 괴롭힘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실제로 정서적 의존이 심한 가족 한 명의 반복적인 요구로 인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불안함과 괴롭힘을 당하는 느낌에 시달린다고 말합니다."


개인주의가 당연한 프랑스에서 나온 이야기라니...?

좀 생소하고 오히려 신선한 느낌마저 주었다.

이번 코로나로 그들은 개인주의를 옹호하며 오히려 우리를 '오래전에 개인의 자유를 버린 국가'라고 싸잡아 비난하더니...

너무 철저한 개인주의로 인해 사재기와 바이러스 전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않았더냐...

그러나 결국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은데... 우리가 그들을 너무 거창하게 우러러본 건 아닌지 살짝 의심과 반성을 해봤다.



어떤 가족이던 꼭 그 안에 문제 가족이 하나씩은 포함되어 있다.

내 측근의 실제 사례를 들자면, 큰 아버지의 도박 빚을 갚느라 온 형제들이 고생을 했고, 바람을 피면 그 부모가 오히려 아들을 감싸고 돌면서 '사내가 그 정도는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는게... 물론 옛날 사람들이니 그렇겠지만 참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월급날 큰 아버지가 회사에 와서 월급 봉투를 가져간 경우는 예사였고, 어느 순간 집의 명의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길가로 내쫓긴 사연을 들으면서 무슨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금융실명제에 갑자기 고마움을...(갑분 뭐지...?ㅋㅋㅋ)


이런 의존적인 가족이 있다면 조력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력자는 심리치료를 통해 의존적 가족의 삶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더불어 조력자는 의존적 어른에게 자기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려고 애써야만 합니다."(p.290)


작가의 말에 의하면 조력자들도 의존적 가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분리 불안' 장애를 갖고 있어, 오히려 이 의존적 가족을 보살핌으로써 자기의 존재를 인정하려는 욕구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새로웠다.

의존적인 가족의 선택은 오롯이 그 사람의 선택인 것이지 그것의 책임을 자신의 방관으로 해석하고 고통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고, 조력자도 자신의 삶에 주인공이자 인격 주체이기에, 남의 삶에 책임을 지기 이전에 자신을 먼저 돌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혼자서 고민하기 힘들다면, 이 책을 통해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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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 인생만화에서 끌어올린 직장인 생존철학 35가지
김봉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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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시선 확~! ㅋㅋ 양 사나이가 떠오르는 비주얼~^^

글 쓰는 일이 좋아 기자가 된, 직장과 프리랜서를 거치면서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담아낸 직장인 에세이!

사실 살아가는 게 쉽고 좋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과거는 상관없어. 아프긴 하겠지. 하지만 둘 중 하나야.

도망치든가, 극복하든가"


사회생활 초짜들에게 결단력이라고 보는데, 자신이 어떤 회사에 들어갔는데 가령 그 회사가 나랑 맞지 않는다... 싶을 때!

첫째, 어떤 것이 맞지 않나?

둘째, 그래서... 계속 다녀? 말아?


크게 보면 이 둘일꺼 같은데, 그런 고민을 한 번쯤이라도 해본 직장인이라면 이 책이 꽤 잘 와 닿을 것이다.

사실...

직장생활 몇 년 안 해보고, 사회생활은 어떠니 떠드는 책도 간혹(ㅋ) 있었다.

작가는 독자들을 위해 열심히 썼겠지만... 내공이 부족하다고 할까?

이건 경험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달필가라도 쓸 수 없는 분야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공면 합격! 재미면도 합격! (내 마음대로 점수를 ㅋㅋ)



"당신에게도 단 하나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회사에 남아 잇겠다면, 그들이 어떻게 나를 괴롭혀도 내 일을 하고야 말겠다면 무엇인가 하나를 찾아야만 한다."(p.15)



취업난이 극심하다 해도 1년 평균 퇴사율이 20%에 이른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들은 왜 퇴사를 하는가?

아무 곳이나 취업 원서를 내놓고 됐다고 해서 급히 갔는데 도저히 아니다... 해서 그만둘 수는 있다만...

만약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관련 회사에 들어가게 됐는데 회사 문화가 거지 같다... 하더라도 1년 이내에 그만두는 것은 좀 고민해봐야 한다.



이 책에도 3년은 버티라는 말이 있는데, 관련 경력직으로 옮기려면 내가 인사 담당자라도 이 회사 저 회사 1년, 1년, 1년보다 한 회사에서 3년이란 경력이 더 끌린다.

지금 당장 1년은 인생에서 별거 아니지만 이 분야가 괜찮다면 길게 봐야 한다고 꼭 조언하고 싶다.

문제는... 워라밸 어쩌고, 동기는 벌써 월급이 얼마네.. 어쩌고... 이런 외부의 시선에 흔들리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그동안 내 인생은 어쩌고?" 이런 고민이 너무 든다면 뭐 자기 맘이지... 자기 인생이니까^^

"나는 지금도 자존감이 없다. 내가 대단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되면 말고, 라고 생각한다.

내가 부족하고 능력이 없으니까 언제든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알기 위해서는 일단 해봐야 한다."(p.133)


작가의 경력을 봤을 때, 이 말은 겸손인가? 진심인가? ㅋㅋㅋ

경력자들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쥐뿔도 없는 신입 초짜들이 자존심을 내세우면서 '열정페이'를 싸잡아 비난하고, 자신의 가치를 모른 채 대단히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우월감은... 도대체 어느 별에서 나온 것인가...

자신을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비난할 것은 아니지만, 그런 알맹이 없는 자신감은 결국 빈 껍데기만 남긴 채 버려질 수 있다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사회는 철저히 경제 논리로 굴러간다.

사람도 회사를 고르기 어렵지만, 회사도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다.

좋은 회사(?)라고 해서 들어간 사람들이 다들 행복하기만 한가?

모든 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고, 그런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도 성장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으면 좋겠다.


이 책은 완전 신입보다는 직장생활 2~3년 이상 된 분들(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이해하는?)이라면 분명 도움되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책의 유용성과 효율성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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