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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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소설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기란 여간해서는 쉬운 것이 아닌데 빨리빨리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20년 넘게 우리 마음을 울리는 소설이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이 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27개국에서 번역되었고, 특히 영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출간되어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 책이 전 세계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게 된 매력은 뭘까?


<<자연의 섭리 안에서 보편성을 뛰어넘는 모성을 발견하다.>>



양계장에서 매일 알만 낳던 암탉 잎싹의 소원은 자신의 병아리를 품어보는 것!

우여곡절 끝에 양계장을 탈출했지만, 바깥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청둥오리 나그네와 수달 '달수씨'의 도움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느끼는 찰나!

나그네의 목숨과 맞바꾸게 된 오리알을 발견하게 되고, 이 알을 온 마음으로 품게 된다.


내 아이를 키우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자신과 다른 아이, 커 가면서 그것을 느끼고 반항하는 아이를 키우는 잎싹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 달라. 그게 뭐 어때서?

서로 달라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거야."



종을 초월한 잎싹의 넓은 모성은 결국 삐뚤어졌던 초록이의 마음도 되돌리게 되고,

아빠를 따라 청둥오리의 파수꾼이 된 초록이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마지막의 백미는... 자신을 괴롭히던 애꾸는 족제비의 아이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한다는 것.



"눈이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다.

눈을 뜨자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보였다.

정신도 말끔하고 모든 게 아주 가붓했다.

그러더니 깃털처럼 몸이 떠오르는 게 아닌가!

(...) 그랬다. 모든 것이 아래에 있었다.

저수지와 눈보라 속의 들판, 그리고 족제비가 보였다.

비쩍 말라서 축 늘어진 암탉을 물고 사냥꾼 족제비가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엔딩ㅠㅠ)


나는 여자들이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 가족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단히!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집밥'이란 표현이 '여자들을 가사일에 가뒀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잎싹의 마지막 선택은 단순히 모성이라고 한정 짓기에는 그 마음의 그릇이 너무나 크고 숭고했다.

이런 이 책의 매력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용기와 희망,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겨준 것이리라...


올해가 <마당을 나온 암탉> 20주년이 되는 해라 사계절 출판사에서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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