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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인탐정 맥스 캐러도스 (어니스트 브래머)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가 대단한 성공을 거두던 무렵, 즉 추리소설의 황금기라 불리던 시절에 여러 탐정이 화려한 데뷔를 한다. 각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시리즈를 하나씩 보유한 그 탐정들 중 당시에도 유난히 돋보였던 게 바로 맥스 캐러도스라고. 그 이유는 그가 눈이 보이지 않는 맹인이었기 때문이다. 눈으로 사건을 볼 수도, 증거를 관찰할 수도 없는 그가 해박한 지식에 의존하여 친구 하인과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아마 다른 탐정소설과는 또다른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각적인 박탈은 미스터리에 늘 오싹한 요소를 선사하곤 하니, 이번에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깔끔한 영국탐정소설은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늘 반가운 법이다.



2. 응달 너구리 (이시백)

'보기엔 영 춥구 딱혀두 그 나름으루 의뭉스럽게 살아가는 인생'을 응달 너구리라 한다고 이시백은 소설의 말을 빌어 이야기한다. 그래서일까, 이 소설에 담긴 단편들은 하나같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 묻힌 사건들을 다룬다. 그렇다고 아주 본격적으로, 격렬하게 사회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건 아니다. 연평도와 4대강, 이데올로기 투쟁, 구제역 같은 보통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다룰 사안들을 자연스럽게 소설 속 인물들의 삶에 녹여낸다. 그리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의 그늘 속에서 춥고 딱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응달 너구리'라는 다정한 이름을 붙인다. 분명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따뜻한 볕으로 나오게 될거라고 위로하듯. 지나치게 가볍지도, 또 무겁지도 않은 소설집이다.



3. 뉴욕 미스터리 (메리 히긴스 클라크 외)

미국추리소설협회 소속의 작가들이 각자 뉴욕의 주요 랜드마크를 하나씩 골라 그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방식의 이 책은, 뉴욕에 살았던 적 있는 사람에게는 향수를, 뉴욕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여행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각자 하나의 랜드마크에 집중해서일까. 각 단편 속에서 유니언 스퀘어는, 그리니치 빌리지는, 또 할렘은 생생하게 살아난다. 무엇보다 각 장소에 생기를 불어넣는 각 작가의 이야기가 그 수만큼 천차만별로 다양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짧은 단편인데도 어떤 이야기는 뒷목에 소름이 돋을 만큼 반전의 매력을 뽐내고 어떤 이야기는 가슴이 시큰하게 아파올 만큼 서글프다. 무엇보다 이야기마다 시대적 배경도, 등장인물의 문화적 배경도 달라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멜팅팟'으로서의 뉴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비행기에 챙겨가기에 가장 좋을 책.


4. 라플라스의 마녀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30주년 기념작이다. 일본  평단에서는 히가시노 문학을 집대성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일본 작가 중 한 명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세계는 다채롭다. 대체로 미스터리 문학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사람이 죽고 피가 튀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고 마음을 잔잔하게 데워주는 이야기를 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그동안 '탐정 갈릴레오'나 '용의자 X의 헌신'에서 간혹 고개를 내밀었던 각종 물리학적 이론 및 공식들과 오즈의 마법사를 연상케 하는 판타지적 요소,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스릴러가 결합된 작품이다. 올해 놓쳐서는 안 될 소설 중 하나이다.



5.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카타리나 잉엘만 순드버그)

책 표지만 보아도 바로 떠오르는 책이 있으니,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이다. 당시 독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던 슈퍼 할아버지에 이어 이번에는 할머니라는 열린책들의 광고 카피가 마음을 동하게 한다. 똑같은 스웨덴 출신 작가인 카타리나 잉엘만 순드버그는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 책의 주인공은 79세의 메르타 할머니와 그녀의 노인 친구 4명이다. 오롯이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범죄를 꾸미는 그들의 이야기가 이토록 즐겁고도 진지한 이야기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가운 소설이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노인을 '늙음'의 측면에서만 그리지 않고,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활기 넘치는 작품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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