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1학년 생 토토는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다. 커서 전철표 받는 사람이나 스파이가 되겠다고 말하고, 학교에서는 창가에 서서 밖을 지나가던 친동야 아저씨를 향해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소녀가 바로 토토. 이 토토는 결국 다니던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다. 엄마가 어린 토토를 데리고 간 학교는 고바야시 소사쿠 선생님이 운영하던 도모에 학원. 전철을 좋아하는 토토는 전철로 교실을 꾸며 놓고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4시간 넘게 들어준 어른인 소사쿠 선생님이 있는 이 학교를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토토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도모에 학원은 교직 과목 시간에 배웠던 이른바 '인간 중심 교육'이 실천되고 있는 학교였다. 사실, 이 책이 작가 테츠코 선생의 자서전 이야기라는 점을 깨닫기 전에는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그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를 둔 부모 필독서 정도로 여겼을 뿐. 하지만 도모에 학원이 정말 존재했던 학교였고, 귀여운 토토가 실재 존재하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책에 대한 인상을 확 바꿔 놓았다.

호기심이 강해서, 자신이 궁금한 건 어떻게든 하지 않고는 못배기던 소란스런 아이, 토토. 그녀는 결국 도모에 학원에서 소사쿠 선생을 만나 그 소란스러운 호기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늘 어린 아이의 눈에서 함께 생각하려고 애쓰는 교장 선생님과 학교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던지...현대의 교사라면(아니, 부모들도) 한번씩 꼭 읽어 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기다리던 5권!!

지구에서 영업중 5
이시영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8월

우리의 영악해 보이는 고딩 타오가 고향 페몬성에서는 NO. 999 (페몬 성에서는 성적별로 이름을 붙인다.)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바보' '애' 등등의 취급을 받는 최고의 왕따(!)였다! 특히 타오를 괴롭히던 NO. 001 슈렌!! 우아한 퇴폐미로 인기 만점인 '차우'의 안티 세력을 막고 새 영화의 촬영이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매니저 이시은(이문도 아저씨의 딸이죠♡)의 의뢰로, 우리의 타오와 진이 영화 오디션에 도전한다? 그것도 흡혈귀-_-역할... 미국에서 진을 찾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 사람은 바로 진의 기억속 첫사랑, 슈렌 누나?!? (어떻게 된 거야! 진의 첫사랑은 타오 아니었어?!?) 궁금한 사람들은 MAN to MAN에 찾아가 보자구!

어두운 예감...

나나 NANA 8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8월

늘 휘둘리기만 하던 타쿠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드디어 노부와 러브러브♡인 하치코. 하지만 그 사랑 전선에 문제가? 알쏭달쏭한 타쿠미의 마음...은 정말 무엇인지... 하치코에 대한 자신의 마음은 막 진짜 사랑을 깨달은 소년의 열병과 같다고 생각하는 나나. 그리고 그 마음은 삐뚤어진 소유욕으로 주변 사람들을 얽매게 된다. 7권까지가 고마츠 나나(하치코)의 나레이션이 주도하는 내용이었다면, 8권은 오사키 나나의 나레이션으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2001년 3월 5일, 도쿄행 신카센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나레이터의 성격의 문제일까? 7권까지는 밝은 이야기-두 사람이 만나고, 나나는 렌과, 하치는 노부와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고, 블래스트의 메이저 데뷔는 코 앞으로 다가오고- 위주였다면, 8권 부터는 하치의 임신, 나나의 위험한 마음 속, 쉽지만은 않은 메이저 데뷔 등 슬픈 이야기의 서곡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내 예상이 맞다면 앞으로 6권이 남은) NANA의 남은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가 될까...많은 팬들의 걱정처럼 슬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ㆀ

사소함의 미학

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요즘 서점가를 지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그림이 삽입된 책들이 인기다. 서점에서 <파페포포 메모리즈>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도 '독자의 감성을 두드리는, 쉽게 읽혀지는 책이겠구나...'였다. 하지만 슬쩍 넘겨본 그림의 정감과, 어린 시절 쓰던 갱지를 떠올려주는, 까슬까슬한 촉감이 좋았던 표지 등이 그 책들 가운데서 <파페포포 메모리즈>를 고르게 해 준 것 같다.

사랑, 의미, 관계, 시간, 추억. 이 5가지 이야기 가지들 속에서 나는 평소에 잊고 지내던 많은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맘에 들었던 가지인 '의미'에서는 듣는다는 것, 아지 사랑, 눈물과 빗방울의 차이, 꽃가루 등의 의미를 나긋나긋하게 들려준다. 특히 이것들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것들이라서 감동이 더 했던 것일까? 이 책은 앞에서 말한대로 서점 책꽂이에 요즘 부쩍 늘어난 '그림책'중 한 권임에는 분명하지만 '아-!' 하다가도 코끝이 찡- 해지는 흔치 않은 감성을 지닌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좋아♡

그러니까 좋아 - Flying Flower 시리즈 2
이시영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2월

인기 절정의 아이돌 스타 '하이안' 인기 절정의 중년(!) 스타, 사르르 미소의 '이문도' 하이안은 이미 4살 무렵 자신이 '찜'해 두었던 문도 아저씨와 함께 영화를 촬영하게 된다. 자신감도 잠시, 실제로 만난 문도 아저씨는 한없이 깊어서 결국 가라앉아 버릴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바다'를 좋아하는 두 사람. 어리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사소함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하이안. 바람둥이지만 사실은 곁의 사람이 언젠가 떠나가 버리고 홀로 남겨질 것을 두려워하는 이문도. 18살의 나이를 극복하고 두 사람은 '부끄러운 사랑' '미안한 사랑'이 아니라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남편의 조건>에서 같은 사건을 보는 남녀의 주관적 입장을 가미한 것처럼 <그러니까 좋아>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나레이션으로 각 회를 시작한다. 절대 얕볼 수 없는 구성력...이 이시영 작가가 지닌 최고의 강점이다. 똑같은 이야기가 시점을 달리하고 시간차를 두고 재등장해도 지루하기는 커녕 새로운 매력이 느껴지는... 사실, 연예인에다가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주인공들이라 감정 이입이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야...사랑한다는데..그러니까 좋지♡

'바다는 마시기엔 너무 짜고 즐기기엔 너무 깊어' '그러니까 좋은 거죠. 마셔버리지 않으니까 계속 바라볼 수 있고 즐기지 못하는 대신 오랫동안 느낄 수 있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용기를 준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