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비늘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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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어의 비늘은 백어가 처음 한 번만 주는 거야.

그것만 행운이고 나머지는 전부 불운을 가져오지.

훔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화가 난 백어가 자기 비늘로 소금 도둑의 목을 뎅강 잘라.

아청색의 신비로운 눈동자, 한여름 뜨거운 햇빛도 순식간에 빨아들이는 서늘한 시선. 희게 빛나는 피부. 고개를 돌릴 때마다 해초처럼 살랑이며 구불거리는 암갈색 머리칼. 아름답고 비밀스러운 백어의 전설이 전해내려오는 별어마을의 백어도. 모든 픽션의 세계는 현실이 아닌 가상으로 창조된 공간이지만 <소금 비늘>에서 그려내는 세계는 더욱 특별하다. 인어들이 살아있는 판타지 세상이지만 작가의 정교하고 꼼꼼한 글솜씨는 어느샌가 글을 읽는 나도 정말 인어의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믿게끔 만들었다. 

소설 속 백어로 등장하는 한마리가 이야기하는 바닷속 풍경은 직접 눈으로 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깊은 심해 검은 바닷속과 수면에 일렁이는 빛무리, 물살이 강해질 때면 낯설고 아름다운 소리로 우는 고래-피아노- 까지. 백어석(백어의 비늘)을 녹여 그린 마리의 벽화가 아침과 저녁마다 희고 붉게 다른 빛을 내며 일렁이는 환상적인 풍경을 상상하게 된다.

백어석의 빛을 본 자는 그 빛에 홀려 진실과 거짓이 섞인 환상을 겪고 점점 더 많은 백어석을 탐하다 종내는 파멸하게 된다. <소금비늘>의 인어들은 어릴적 알던 안데르센 동화 속 인어공주처럼 맹목적이다 싶게 순수하지만, 한편으로는 뱃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세이렌'을 떠올리게도 한다.

백어들은 영혼을 얻어 인간이 되고 싶은 열망에 계속해서 사랑을 찾고, 인간들은 매번 사랑을 배신하고 후회한다. 용보와 준희의 선택은 어리석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남정심과 한마리의 한계이기도 하다.

백어와 인간들은 수세대를 걸쳐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더 잔인하고, 매혹적인 것 같다.

인어라는 전설과 미스테리, 현대물을 적절하게 버무린 아름다운 환상소설이었다. <소금 비늘>같은 한국형 판타지를 앞으로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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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2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지음, 방교영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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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조금 생소한 러시아 문학. 영화 같은 영상 미디어로 조차 제대로 접해본 적 없고, 러시아문학의 대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낯선 발음을 가진 너무나도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 숙지부터 이미 어려워 몇 번의 시도 끝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다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문학번역원과 러시아문학번역원이 협업하여 한국 및 러시아문학 시리즈 공동 출간(총 10권) 프로젝트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러시아 문학에 대한 막연한 열망이 살아났다. 차갑고 혹독한 날씨와 고독함, 음울한 정서, 외로움을 읽고싶어졌다.

그리하여 한국에는 처음으로 번역되었다는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의 단편 모음집을 만나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카자코프의 단편선이므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처럼 외지 못할 수많은 이름과 애칭의 장벽은 없다. 하나의 단편에는 많아야 셋 정도의 이름이 등장할 뿐이라 메모지를 옆에 두고 이름과 별명을 메모하며 읽어내리는 수고는 하지않아도 된다. 작가가 그려내는 서정성만 음미할 수 있다. 카자코프의 단편들은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섬세한 묘사가 특징적이다. 문장을 읽는데 한번도 가보지 못한 러시아의 풍경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재생된다. 직접 눈으로 본 듯 선연하게 절로 떠오르는 풍경들은 영화라기보다는, 그림에 가깝다. 약간은 거친 듯, 또 어쩔때는 아련한 느낌의 유화처럼.

특별한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만남과 헤어짐, 일상에서 문득 느껴지는 외로움과 깨달음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1950~60년대에 쓰여진 소설들이지만 촌스럽고 낡은 느낌은 없다.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성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카자코프는 어설프고 미숙한 감정들, 겉에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순간이지만 내면에서 찰나에 폭발하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파랑과 초록>에서는 사랑이 시작되고 끝나는 과정을, <고요한 아침>에서는 뒤늦게 마음을 깨닫는 순간의 외로움을. <꿈속의 넌 슬피울었지>와 <작은초>는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그만의 자아가 생기고, 부모에게서 서서히 독립해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부모의 소외와 고독감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로 책 전반에 걸쳐 외롭고 고독한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는데 책을 읽으며 이상하게도 위로를 받았다.

추운 겨울 날, 종일 어두워 흐린 날씨에 잠도 오지않는 밤 읽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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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노션 Notion - 생각 정리부터 업무 생산성, 협업 관리 도구를 노션 하나로!, 개정판
이해봄.전시진 지음 / 제이펍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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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보통 책 읽은 기록들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하는데 누군가 스프레드시트는 너무 못생겼다고(...), 요즘은 노션이 쓰기도 쉽고 디자인도 예쁘다며 추천해주었다. 집에와서 노션을 검색해봤는데 이미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에 적응이 된 상태였던지라 어쩐지 어렵게 느껴져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려던 마음은 고이 접어두었다.

시간이 지나 지난 8월,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노션 유저가 많은 국가인 한국에 Notion이 공식 런칭함에 따라 이제는 한국어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호평이었다는데 이제는 블록 이름부터 데이터베이스, 수식 설명까지 모두 한국어로 바뀌었다니까 이쯤되면 생소하다고 무작정 멀리할게 아니라 한 번쯤 공부하고 사용해보는게 예의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암만 우리말로 다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맨땅에 헤딩은 막막한지라 책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제이펍에서 나온 '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노션'이 나의 선생님이다.

 

프로그램 다운로드와 설치까지 기초중의 기초부터 설명한다.

책은 나처럼 노션에 대해 이름만 들어본 수준인 초보자도 차근차근 따라할 수 있도록 정말 A 부터 Z까지 담고 있다.

노션을 사용하기 위해 휴대폰용 어플과 PC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는 방법부터 설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막막해서 어떤 것 부터 해야할지 몰라 일단 책에서 시키는대로 프로그램부터 설치했다.

노션은 개인 데이터베이스 정리 뿐만 아니라 다른 사용자와의 협업도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인데 개인용과 팀용으로 요금제를 설정할 수 있다. 개인용의 경우 무료이며 블록당 5mb의 파일 용량 제한이 있고 게스트를 5명까지 초대할 수 있다. 개인 프로 요금제는 Notion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며, 블록 개수와 블록당 용량이 무제한으로 제한되며 매월 $5의 요금이 청구된다.

그 밖에 협업용 요금제로 팀 요금제 & 기업요금제가 있다.

처음 사용할 때는 개인요금제(무료)로 기능과 사용법을 익히는데 무리가 없으므로 부담없이 이용해볼 수 있다.

 
 

스크린샷 예제와 함께 노션의 기능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익힐 수 있다.

노션은 에버노트나 구글문서, 드롭박스 등 다른 도구에서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어 그동안 여러 프로그램에 분산되어있던 기록들을 통합하여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노션의 페이지는 마치 육공 다이어리에 있는 빈 종이와도 같아서 얼마든지 기록을 추가하고, 삭제하고 사용자의 상상력에 따라 무궁무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매우 직관적인 UI를 가지고 있어 빈 페이지에 그림, 글, 영상, 음성파일, 표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원하는대로 구성할 수 있다.

텍스트만 입력하여 워드 문서처럼도, 이미지를 넣어 사진첩 형태로도, 동영상으로 재생목록을 구성할 수도 있고 To-do 리스트를 관리할 수도 있다.

마치 다이어리에 자유롭게 페이지를 꾸미고, 원하는 내용을 끼워넣듯이 말이다.

페이지를 생성하는 법, 데이터베이스를 입력하고 관리하는 법, 엑셀이 전혀 아쉽지 않을 고급 함수들, 단축키와 명령어 각종 꿀팁까지 그야말로 없는 기능이 없다 싶은 프로그램인 노션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스크린샷 예제와 함께 상세히 설명한다. 컴맹이어도 책에 있는 그림만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필요한 건 오직 이용자의 상상력이다.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자주 묻는 질문'과 궁금한 기능을 즉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색인 '찾아보기', '빠른 실행을 도와주는 단축키'를 수록하고 있어 처음 노션을 배울 때 뿐만 아니라 충분히 기능을 익히고 사용하는 수준에서도 언제든 필요한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손 닿는 곳에 꽂아두면 좋을 책인 것 같다. 요즘 짬날 때마다 책을 보며 공부 중인데 조만간 노션을 이용한 독서기록장을 포스팅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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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가와카미 가즈토.미카미 가쓰라.가와시마 다카요시 지음, 서수지 옮김, 마쓰다 유카 만화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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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음에도 제대로 알고 있는 부분이 적은 동물이 '새'인 것 같다.

나의 경우 개나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서는 나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공원에만 나가도 들고양이보다 훨씬 흔하게 보는 참새나 비둘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예전에 공원에 산책나갔다가 모래목욕하는 참새를 본 적이 있다.

그 땐 모래바닥을 둥글게 파내려가며 몸을 흙바닥에 비벼대는 참새의 행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그냥 그 행위가 낯설고 신기해보여서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 가까이 가는 순간 날아가버려 제대로 담진 못했지만.

영상이 많이 흔들리긴 했는데 보조개 마냥 오목하게 움푹 파인 참새의 모래목욕 흔적이 보인다.

참새의 이 행동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참새는 왜 모래목욕을 즐길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책을 읽고 그 해답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참새는 물이나 모래 목욕을 통해 깃털과 피부의 오염 물질을 떨어뜨리고 이 같은 기생충을 제거하는 것이다.

도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참새의 행동 패턴 중 하나를 이해하게 되니 갑자기 참새가 더욱 귀엽게 느껴진다.

원앙새 수컷은 조류계 최고의 바람둥이라는데

금슬 좋은 부부의 상징인 원앙. 그런 원앙이 실제로는 조류계 최고의 바람둥이라니?

수컷 원앙은 영역을 지키는 임무를 맡다가 암컷이 산란 후에 영역을 떠나 새로운 짝을 찾는다.

백년해로 한다는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매년 상대를 바꾼다는 이야기다.

실제 평생 같은 짝과 함께 하는 조류는 타조, 백조, 흰머리수리, 올빼미, 펭귄 등이라 하니

이제 금슬 좋은 부부의 상징 역시 바뀌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작은 물고기를 미끼로 큰 물고기를 잡는 검은댕기해오라기

지략을 써서 사냥하는 새도 있다.

흔히 머리가 나쁜 사람을 속된 말로 '새대가리'라고 부르는데 실제 새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알게되면

그런 표현을 쓰기가 (새에게) 미안해진다.

해오라기는 작은 물고기나 곤충 등을 수면에 띄워 이 미끼를 보고 다가오는 물고기를 잡는다.

나뭇가지나 자기 깃털을 가짜 미끼로 사용하는 녀석도 있다. 얼마나 영리한가.

이 밖에도 다양한 새들의 습성과 우리가 잘못알고 있던 조류들의 편견에 대해

아주 귀여운 만화와 함께 다루고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성인인 나도 물론 즐겁게 읽었지만 어린이나 청소년들도 무리없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을 책이라

학습용으로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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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 한권으로 인간 심리세계를 통찰하는 심리학 여행서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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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이 책은 한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는 책이 아니다.

심리학을 총 5개의 큰 주제로 묶어 마음속에 숨겨둔 무의식과 잠재력, 인간 행동 심리학, 사회심리학,

심리치유와 마음챙김의 비법, 관계와 대화법에 대한 심리학의 비밀에 대해 기존 심리학자들의 입을 빌어 설명해준다.


심리학 주제를 5part로 나누어 심리학자들의 명언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매 part마다 주제로 삼은 심리학 이론에 대해 한페이지 정도로 짧게 설명하고,

관련된 실험이 있다면 함께 소개하고 있어 부담감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은 선할까 악할까? 그들은 왜 사이비에 빠졌을까? 처럼 일상에서 가졌던 의문들에 대해서

관련된 심리학자들의 명언을 묶어 수록하여 그 해답에 대해 스스로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날 읽기 좋은 책. 생각날 때마다 한 문장씩 필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목차에서 관심가는 소주제부터 골라서 짬날때마다 두어쪽 씩 읽기에 딱 좋은 책인 듯 싶다.

이론서로 공부하기엔 너무나 방대한 양의 심리학을 압축해 한 권으로 담아냈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타인의 속마음에서부터 인간탐구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어

지치고 힘든 날,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 때 나를 달래줄 수 있는 책이랄까.

좀 더 긍정적인 내가 되고 싶은 날 펼쳐들 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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