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수채화 캘리그라피
이명선 지음 / 경향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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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콕하는 요즘 집에서 할 만한 취미가 많이 부상중이다. 예전 같았음 화실 같은 곳에 등록해서 배워도 좋겠지만 요즘은 가능하면 집에서 해결하려고 하니 그럴 때 책 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유튜브로도 많은 강좌가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영상은 집중이 덜 되기도 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없이 여기저기 영상들이 흩어져있어 접근이 어려워 이 책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림그리기를 배워보고 싶다면 펜 드로잉부터 수채화, 유화, 아크릴 화 등 다양한 장르가 있겠지만 처음 시작하는 재료비와 장소의 제약(유화 같은 경우 냄새가 지독해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그리는게 좋다) 등을 감안하면 수채화는 아주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처음 도전 장벽이 만만하기로 따지자면 펜 드로잉이 더 낫겠지만 그림을 완성했을 때 만족도가 다르다구... ㅎㅎ 선 하나만으로 그린 그림은 웬만큼 잘 그리지 않으면 성에 잘 안차는데 알록달록한 수채 물감으로 칠해놓으면 어설퍼도 그럴 듯 해보인다. 시키는대로 차근차근 따라하다보면 똥 손에서도 그럭저럭 결과물이 나오는 신기한 책.

초보자도 책을 통해 독학으로 따라 그릴 수 있도록 책의 초반부엔 농도조절과 그라데이션 하기 등의 간단한 수채화의 기초를 설명하고, 수채화로 캘리그라피 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 뒤로는 여러가지 과일 채소, 디저트, 레스토랑 메뉴와 베이커리 같은 푸드 수채화 일러스트를 단계별 과정 사진을 보고 쉽게 따라그릴 수 있게끔 구성했다. 도안 스케치부터 밑색 까는 법 하나하나 컷을 할애해 설명하고 어떤 컬러를 써야하는지 색상명도 다 알려주기 때문에 물감이라곤 학교 미술시간에만 만져봤던 미술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 그릴 수 있다.

사실 열 컷 정도 되는 과정샷이 단순해서 아니 이렇게만 해도 그림이 완성된다고? 하면서 의심스러웠는데 직접 붓을 들고 따라해보니 얼추 비슷하게나마 정말로 완성되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내 나름대로 따라 그려 본 복숭아, 블루베리, 바나나!

부끄럽지만 내가 책을 보고 따라 그려본 복숭아와 블루베리, 바나나 그림 들.

처음에는 물 조절 하는게 너무 어려워서 복숭아 그림은 좀 망한 듯 했지만 도안 자체가 단순하면서도 귀여워서 망친 그림은 망친 그림대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붓을 든 손이 덜덜 떨렸지만 어설프게 그어댄 손 끝에서 완성작이 짠 하고 나올 땐 마법에 빠진 느낌이었다.

이게 된다고? 했는데 정말 된다... ㅎㅎ 시키는대로 붓으로 콕콕 찍었을 뿐인데, 자연스러운 번짐으로 색이 섞이면서 내가 의도하지도 않았던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때의 희열! 가장 마음에 든 바나나 그림은 펀치로 구멍을 뚫어서 끈을 달아 책갈피로 만들어주었다.

요즘은 고체물감 팔레트(나는 문교 12색 고체물감 파스텔 파레트를 사용했다. 물감 질에는 불만이 없지만 파스텔톤 구매는 비추천. 원색이 없어 좀 아쉬웠다.)도 귀엽고 예쁜게 많이 나와서 붓 한자루와 물감, 종이컵, 종이만 있으면 언제든지 그릴 수 있고 물의 번짐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만날 수도 있다는게 수채화의 매력인 것 같다. 집콕 취미를 찾는다면 추천하고픈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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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고전 읽기 - 신화부터 고대까지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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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함은 시대를 막론하고 계속해서 의미를 가지고 독자들에게 영향력을 주는 작품을 말한다. 한마디로 필독서라는 거다.


그러나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그 고전은 그 양도 너무 방대할 뿐더러 교양 상식(?)이 좀 부족한 나 같은 사람에겐 어렵게 느껴지는 편이라 섣불리 손을 대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16만 쪽에 달하는 동서양 고전을 단 한 권으로 읽다' 라는 소개글을 보니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크게 1부,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천지창조에서 시작해 유럽 역사까지 아우르는 서양 고전을, 2부에서는 한·중·일로 나누어 동양의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다루어서일까, 아니면 조금이나마 독자에게 가깝게 다가가려고 구어체를 선택해서일까? 책 초반에는 문장 호응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문단들이 제법 눈에 띄어 문체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좀 더 읽다보니 마치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현장감에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귀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도 들고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가기 시작했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고전이 한 발자국 가까워진 순간이었다.

동양고전에서는 중국의 초한지, 삼국지부터 한반도의 삼국사기, 일본의 일본서기 등을 다루고 있다. 중국과 한국 고전은 그래도 학교에서도 많이 배우고 책으로도 제법 읽어 그나마 낯이 익었는데 일본 고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해당 챕터를 제일 흥미롭게 읽었다. 일본서기의 경우 왕들의 생몰연대도 엉망진창에 주변국 역사기록과도 맞지 않아 일본 역사학자들도 기록이 엉터리임을 감안하고 연구한다고 한다. 게이타이 이전 천왕들은 죄다 연대 오류가 심해 그 존재와 정체성 자체를 의심받고 있다. 역사기록을 판타지로 쓰는 건 옛부터 이어지는 일본의 전통인 듯 하다.

구어체의 쉬운 문체로 쓰여져서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도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동서양의 고전을 통달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원전을 찾아읽고픈 욕구가 들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인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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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올바른 최강의 근육 트레이닝
안노 다쿠마사 지음, 조해선 옮김 / 싸이프레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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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운동에 재미 붙이고 꾸준히 하다보면 궁금해지는 것들이 있다.

운동은 하루 중 언제 하는게 가장 효과적일까?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충제를 먹으면 근육 성장과 트레이닝에 도움이 될까?

운동 후에는 휴식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할까?

수영에 빠져있었을 때 크레아틴이니 L글루타민, 타우린이니 하는 각종 스포츠음료/건강보조제와

유산소와 웨이트 비중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을 열심히 찾아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내가 하는 수준의 운동이면 그냥 꾸준히 계속 하는게 최선일 뿐 유의미한 차이는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지식을 머리에 넣고 나면 훨씬 동기부여가 되는 건 사실이다.

이 책은 트레이너들의 개인적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과학에 근거한 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최신의 연구 결과와 통계 등을 활용해 관련 지식이 부족한 비전공자도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어 책이 담고 있는 전문성과는 별개로 가볍게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오래도록 권장되어왔던 잘못된 운동상식들을 바로잡아준다.

무조건 무겁게 중량 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 등

이제껏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던 근거 없는 운동 상식들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깨부숴준다.

매번 운동 전후로 제일 열심히 했던게 스트레칭이었는데 (제일 쉽고 편하니까..ㅎ)

스트레칭이 운동 능력에 도움되기는 커녕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니 조금 충격이었다.

 

스쿼트나 벤치프레스처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가장 기본시 되는 운동들은

그림으로 손 발 두는 위치, 무게중심 위치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운동 자세 알려주는 유튜브도 이미 많긴 하지만 영상으로 빠르게 시청하다보면

자세가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거나 혹은 자세는 캐치했다하더라도 왜 그 자세가 중요한지는 알기 어려웠는데

손 발 무게중심 위치와 그 이유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보다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다이어트나 몸짱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운게 아니더라도 운동은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그 이유는 운동은 첫째, 질병에 강한 몸을 만들어주고

둘째, 수면의 질을 높이며

셋째로 불안과 우울증을 개선하는 등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운동하고자 마음먹은 결심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게 쉽지는 않다.

저자는 운동을 꾸준히 지속할 수 없는 이유를 한심한 나에게서 찾는게 아니라 진화 과정에서 설명한다.

마음을 바꿀 수 없다면 환경을 바꾸어 운동 의지를 잃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책에 소개되어있으니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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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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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인간과 문과 인간에 관련된 우스갯소리가 많이 있다.

수많은 농담 중 공통된 생각은

'이과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아무래도 감성이 부족하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시와 물리학을 함께 버무린 과학에세이 <우주를 만지다>라는 책이 너무 궁금했다.

알쓸신잡에 출연했던 김상욱 교수의

'평생을 물리 교육에 투신하신 노학자의 아름다운 물리 에세이이자 첫 시집, 물리를 공부하면 이렇게 작가가 되고 시인이 되는 모양이다.'라는

추천사도 책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데 한 몫 했다.

우주를 만지다 라니, 제목부터 너무나 감성적인걸.

이과 공부를 하긴 했지만 굳이 따지면 스스로 문과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나는

과학자들이란 확실하게 증명되고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주'만큼 몽환적이며 밝혀지지않은 미지의 세계, 시적인 공간이 또 있을까 싶다.

너무 커서 볼 수 없는 우주, 너무 작아서 볼 수 없는 미립자 들에 대한 과학도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사색 끝에

그 비밀이 조금씩 벗겨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우주와 원자, 차원과 시간 등 그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물리학과 삶이 만나는 순간들을 그리고 있다.

챕터마다 비전공자도 이해하기 쉽도록 물리학에 대해 설명해주고, 마무리로 해당 이론을 소재로 한 짧은 시가 실려있다.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물리학이 이렇게도 시적일 수 있구나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과학적 사실도 이토록 인간의 감수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끝으로 마음에 들었던 글 귀 밑줄 긋기.

우리가 보는 것은 실체가 아니다. 삼라만상은 네온사인처럼 생과 멸이 반복하면서 만들어내는 허상일지도 모른다. 나는 한순간 존재하다가 사라지고 다음 순간 생겨나는 것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어제의 나는 이미 죽었고 오늘 새로운 내가 태어난 것이다. 새로 태어난 나에게 어제의 나에 대한 기억이 있으므로 마치 어제의 내가 오늘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할 뿐이다. - 우주를 만지다 中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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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마리 개
앙드레 알렉시스 지음, 김경연 옮김 / 삐삐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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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갖는다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해."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가지면 훨씬 더 불행하다는 데 일 년 노예 노릇을 걸겠어." - 열 다섯마리 개 中

어느 날 저녁 토론토의 술집 '휘트 시프'에서, 아폴론 신과 헤르메스 신은 인간의 본성을 놓고 토론을 하던 중 한 가지 내기를 한다.

과연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갖는다면 그것은 동물들에게 축복이 될까 불행의 씨앗이 될까?

쇼 스트리트 동물병원 뒤쪽 견사에 있는 열 다섯마리의 개에게 '인간의 지능'을 허락해준 두 신은 지능을 얻은 개가 생명을 다 하는 순간

한 마리라도 행복한 죽음을 맞는 개가 나올 것인지에 일 년치 노예 생활을 걸었다.

지능을 얻은 개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어떤 무리는 새 언어를 사용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고,

또 다른 무리는 이미 영장류의 사고로 전환되어 더 이상 예전과 같이 생각할 수 없었음에도 개의 흉내를 흉내내며

야생성을 지키고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이 소설은 신들의 내기로 어느 날 인간의 지능을 얻게 된 열 다섯마리의 개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한 편으로는 인간을 이야기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인간의 사유 방식에 언어가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인간들이 갖고 있는 높은 지능은 과연 인간들에게

축복의 선물인지 불행을 야기하는 씨앗인지를 생각해보게끔 한다.


견사에 있던 열 다섯마리의 개들은 한 마리 한 마리 확실한 개성을 갖고 있으며

지능을 얻게 된 이후로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 다양한 결말을 보여주는데

마치 인간 철학사의 발달 과정을 보는 듯도 했다.

이 소설은 지극히 철학적이지만 우화의 형식을 빌려와서인지 전혀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생각할거리를 던져줌은 물론이거니와 서사 자체에서 주는 즐거움과 감동도 있다.

매즈논의 죽음을 읽을 때는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을 흘렸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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