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마리 개
앙드레 알렉시스 지음, 김경연 옮김 / 삐삐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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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갖는다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해."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가지면 훨씬 더 불행하다는 데 일 년 노예 노릇을 걸겠어." - 열 다섯마리 개 中

어느 날 저녁 토론토의 술집 '휘트 시프'에서, 아폴론 신과 헤르메스 신은 인간의 본성을 놓고 토론을 하던 중 한 가지 내기를 한다.

과연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갖는다면 그것은 동물들에게 축복이 될까 불행의 씨앗이 될까?

쇼 스트리트 동물병원 뒤쪽 견사에 있는 열 다섯마리의 개에게 '인간의 지능'을 허락해준 두 신은 지능을 얻은 개가 생명을 다 하는 순간

한 마리라도 행복한 죽음을 맞는 개가 나올 것인지에 일 년치 노예 생활을 걸었다.

지능을 얻은 개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어떤 무리는 새 언어를 사용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고,

또 다른 무리는 이미 영장류의 사고로 전환되어 더 이상 예전과 같이 생각할 수 없었음에도 개의 흉내를 흉내내며

야생성을 지키고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이 소설은 신들의 내기로 어느 날 인간의 지능을 얻게 된 열 다섯마리의 개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한 편으로는 인간을 이야기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인간의 사유 방식에 언어가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인간들이 갖고 있는 높은 지능은 과연 인간들에게

축복의 선물인지 불행을 야기하는 씨앗인지를 생각해보게끔 한다.


견사에 있던 열 다섯마리의 개들은 한 마리 한 마리 확실한 개성을 갖고 있으며

지능을 얻게 된 이후로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 다양한 결말을 보여주는데

마치 인간 철학사의 발달 과정을 보는 듯도 했다.

이 소설은 지극히 철학적이지만 우화의 형식을 빌려와서인지 전혀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생각할거리를 던져줌은 물론이거니와 서사 자체에서 주는 즐거움과 감동도 있다.

매즈논의 죽음을 읽을 때는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을 흘렸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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