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 전2권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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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표지가 너무 예뻐 눈을 뗄 수 없었던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의 핀업걸을 연상시키는 표지이다. 처절한 지옥속에서 피어난 사랑이야기라, 호기심을 갖고 집어들었는데 놀랍게도 이 책은 실화를 다룬 내용이었다.

책의 저자인 네빌 슈트는 1899년 런던 일링에서 태어났고, 옥스퍼드 대학 배일리얼 칼리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항공업계에서 비행기 개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여가 시간에 소설을 쓰면서 엔지니어 경력을 보호하기 위해 네빌 슈트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1942년 일본군이 말레이반도를 함락한 뒤 수마트라를 침공했다. 네덜란드 여성과 어린이 80여명 정도가 수마트라섬 파당 인근으로 끌려갔으며 이후 이들에 대한 일본군의 책임 회피로 도로 몰려나와 수마트라 전역을 돌아다니던 2년 반의 여정 끝에 살아남은 사람은 채 서른 명도 되지 않았다.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은 1950년에 발표된 소설로, 일본군의 침공 당시 갈 곳 없던 여성 포로들의 강제 행진과 그들의 죽음이 담긴 실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참혹한 전쟁 속으로 휘말린 파란만장한 여성의 이야기지만 어쩐지 끔찍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건 소설 전반에서 보이는 희망과 사랑 덕분이었을 것이다. 반세기도 더 오래 전에 쓰여진 소설인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술술 읽힌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포로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도 강단있어보이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1940년대를 살아갔던 사람이지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진취적이고 멋있는 신여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훌륭한 러브스토리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 /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에 소개된 책 이라는 추천사에 걸맞는 소설이다.

삶에서 에너지가 떨어진다 느껴질 때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어 줄, 실화 바탕이라 더 극적인 이야기였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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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 1,000년을 하루 만에 독파하는 최소한의 로마 지식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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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식문화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값비싼 장식으로 꾸며진 곳에서 비스듬히 나른한 모습으로 반쯤 누워 음식을 씹어서 맛만 보고 뱉어버리는 장면이다. 어릴적 읽었던 '먼나라 이웃나라' 만화에서 봤던 내용이 꽤 인상적이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것 같다. 역사상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무시하게 번영했던 로마인지라 사치와 향락을 즐기다 못해 넘쳐나는 산해진미를 즐기고는 싶고, 있는대로 다 먹기엔 배가 부르니까 뱉어버리거나 토해내고 계속해서 먹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로마의 식문화 전부였을까?

 

모든 음식은 로마로 통한다

2000년 전 로마인의 식탁에 올랐던 거의 모든 식재료들은 외국에서 들여왔다. 로마의 주식인 빵부터 물처럼 마셨던 와인, 가룸(생선 젓갈)과 황제와 상류층 귀족들이 사랑했던 굴까지.

이는 로마 제국의 팽창과 관계 있다. 여러번의 정복 전쟁을 하면서 속주에서 식료품을 빼앗았고, 그 식료품을 로마까지 실어나르기 위해 자연스럽게 도로망이 발달하게 되었다. 도로가 건설되면서 많은 물류가 이동하게 되고, 경제가 활성화 되었다. 물류지를 중심으로 숙박업과 창고업도 흥행했다.

오늘날 현대인은 하루 세 끼 음식을 먹고 최근들어 그것이 많다해서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고 있는데 의외로 인류사에서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먹은 장면은 그리 발견되지 않는다.

로마인들은 현대인들과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옌타쿨룸(아침), 프란디움(점심), 케나(저녁), 메렌다(야식/군것질), 콘비비움(파티)를 즐겼는데 이는 로마가 얼마나 풍요로운 사회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로마인이 비스듬히 누워 식사한 이유

앞서 말했듯 로마인들의 식사 장면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이 비스듬하게 누운 듯 앉은 자세이다. 실제 로마시대 연회나 식사 장면을 묘사한 벽화들을 보면 그런 모습들이 관찰되는데, 이 자세는 그리스인들에게 배워왔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인들이 먹는 것 처럼 수저나 포크 나이프를 가지고 식사한다면 이러한 자세는 몹시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당시 로마인들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었으므로 이러한 자세는 편안하고 안락한 자세였다. 아마 우리가 쇼파에 반쯤 드러누워서 과자나 팝콘 같은 간식을 집어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모든 사람이 이렇게 반쯤 눕듯이 식사한 것은 아니며, 여성과 아이, 하인과 노예는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한쪽 팔로 상체를 받치고 비스듬히 누워 다른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동작은 '자격이 있는 성인이 격식을 갖춘 식사에 참석해 요리를 먹을 때 취하는 자세'였다. 이것이 로마 제국이 팽창함에 따라 점차 여성들도 식사에 참여해 함께 누워있는 벽화들이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실제 1세기 초 기록과 유적들을 살펴보면 여성들이 사업에 참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 아마 케나(저녁식사)를 하면서 남녀가 함께 술과 유흥을 즐기며 인맥을 넓히고 비지니스를 논의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전성기 로마 제국에서는 아이들도 상류사회의 사교를 가르치기 위한 조기교육의 일환으로 저녁 만찬에 참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렇듯 로마의 저녁 만찬 케나를 통해 로마 사회의 구조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미 부른 배를 비우고 음식을 더 먹기 위해 토하거나 음식을 삼키지 않고 맛만 보고 뱉었다는 소문은 진실일까. 실제로 먹기위해 토했다는 기록이 서기 42년 세네카가 제 4대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분노를 사서 코르시카로 추방됐을 때 어머니 헬비아에게 쓴 <위로문>이라는 편지에 나타나 있다. "그들은 먹기 위해 토했고, 토하면서 먹었습니다." 하지만 몇 몇 기록으로 전체를 일반화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에 반해 로마 상류층이 미식을 즐기기 위해 아예 연회장에 별도로 '토하는 방(보미토리움)'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와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보미토리움'은 라틴어로 토한다는 뜻의 '보미투스'에서 비롯된 말로 보는데, 마치 출입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토하듯 쏟아져 나오는 모습에서 생겨난 것으로 극장이나 콜로세움 같은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일시에 드나들 수 있는 통로(입구)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굴 사랑으로 인한 로마의 기술 혁신

로마의 황제들이 그렇게 사랑했다는 굴.

유통기술과 냉장보관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생굴을 택배로 배송받을때는 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는 음식인데 몇천년전의 로마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굴을 운반해 즐길 수 있었는지 상상해보면 경이롭다.

영국에서 로마까지 최고급의 신선한 굴을 실어다 날랐다고 하는데 그 거리는 도보 기준으로 최단 직선거리가 1,730킬로미터다. 로마시대에 마차로 쉬지않고 달릴 경우 50여 일이 걸리는 거리이다. 자연히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상류층 귀족들이나 황제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될 수 밖에 없는데 귀한만큼 그 가치 또한 높다보니 잇속이 밝은 이들에겐 군침도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보였을 것이다.

알프스산맥에서 실어온 얼음과 눈으로 굴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저장기술이 발달하고, 굴 양식을 위한 운하 건설, 건축 기술의 발달과 겨울철 굴을 위한 난방 기술이 발달했다. 이 난방기술은 엉뚱하게도 로마의 목욕 문화 발달로 이어지게 된다. 굴 하나로 다방면의 기술 혁신이 일어난 것이다.

이 밖에도 소금 운송, 와인 산업, 로마인의 의식주를 책임지던 올리브 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가득한 이 책은 음식들을 통해 로마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로마가 궁금했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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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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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은 해피엔딩의 따뜻한 소설!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로맨스는 아니었지만 이 소설의 장르를 굳이 분류하자면 로맨스 소설에 가까운 것 같다. 처음 책의 제목과 간단한 설명을 들었을 때는 영화 '나비효과' 처럼 작은 선택이 예상치 못한 무서운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는 어쩌면 잔혹하다 느껴질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이 딱 맞는 책이었다.

이스라엘 작가인 요아브 블룸의 <우연 제작자들>에는 귀엽고도 신선한 상상이 가득하다. 찻잔의 위치를 살짝 옮겨둔다거나 라디오의 플레이 리스트를 바꾼다거나 하는 등 얼핏 사소해보이는 우연같은 작은 트릭들을 쌓아 연인들을 이어주거나 진정한 적성과 꿈을 찾아가도록 돕는 우연 제작자들, 사람들의 꿈을 디자인하는 꿈 방직공,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또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인이라거나-들의 눈에만 보이는 상상 친구 등 신비로운 존재들이 등장한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직업들이지만 어찌보면 우리들의 무의식과 어릴적 들었던 옛날 이야기 속에 살아 숨쉬던 존재들이라 친숙했고 이들을 좀 더 현실감있게 구체화해놓아서 몰입해 소설을 즐길 수 있었다.

소설 초반에는 가이, 에밀리, 에릭 세 명의 우연 제작자들이 사람들의 인생에 개입해 인연을 맺어주는 에피소드들의 모음집으로 보이지만 결국 크고 작은 우연 제작 임무들은 모여서 하나의 결승점을 향해 나아간다.

꼭 닫힌 해피엔딩의 결말이라 쓸쓸함이 느껴지는 요즘 계절에 읽기 좋은 따스한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모든 선택에서 뭔가를 얻을 가능성을 보는 사람과, 모든 선택에서 뭘 양보해야 하는지 보는 사람이다. 인간은 자유롭지만, 자신이 자유롭다는 사실을 늘 잊는다.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희망을 가지며, 다양한 방식으로 겁을 먹는다. - 우연 제작자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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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효의 영단어 콘서트
박상효 지음 / 성안당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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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강원국의 글쓰기>라는 책을 읽었다. 작법 책이 다 그렇듯 결국 글을 술술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어휘력을 늘려 상황에 맞는 단어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글을 쓸 때 항상 국어사전을 가까이 하고 동의어와 유의어, 단어의 어원에 대해 많이 알아두면 같은 문장을 말하더라도 훨씬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다. 무척 공감하며 읽었는데 이 당연하고 옳은 내용이 생각해보면 우리말을 익힐 때 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익힐 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박상효의 영단어 콘서트> 본문에서도 말하듯 좋다는 뜻을 가진 단어를 전부 nice 하나로 퉁치는 것 보다 pleasant, beautiful, delicious, warm, sunny, fun 등 상황에 맞게 구체적인 표현을 써주면 회화의 수준은 한 층 올라갈 수 있다. 마치 우리말을 할 때 속된 말로 '존나' 하나만 가지고도 모든 강조 표현을 할 수 있지만 풍부하고 고급스러운 표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형용사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은 의미가 같은 동의어라도 문맥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뉘앙스를 가질 수 있음을 염두해 '단순히 많은 어휘를 익히는 것'을 넘어 '얼마나 효과적으로 써 먹을줄 아느냐'를 익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왼편에는 영단어, 오른쪽에는 뜻을 잔뜩 적어놓고 무작정 줄줄 외는 구식 방법으로도 물론 단어를 익힐 수는 있지만 그렇게 공부했을 경우 기억에 휘발성이 강하고 온전하게 익히고 나서도 적재적소에 알맞은 단어를 구사하는 것에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 형식으로 예문과 함께 단어를 익히니 특별한 노력 없이 그냥 책을 순차적으로 읽기만 했는데도 절로 머리속에 남는 것이 많고 어떤 식으로 그 단어를 활용해야할지 자연스럽게 감이 잡히는 것 같다. 

'동의어와 동사, 형용사를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전치사나 형용사는 이미지로 익히기, 문장으로 연습하기, 나만의 단어장 만들기 등 어떻게 연습하고 훈련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근 학습으로 어휘를 폭발적으로 뻥튀기하고 그리스·로마 신화 속에서 영단어의 유래를 찾는 등 익힌 어휘들을 확장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영단어 익히기를 다루고 있어 두꺼운 영단어 책임에도 읽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영단어를 많이 알기는 아는데 이상하게 만년 초급 영어에 머무르는 것 같아 고민인 사람들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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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안토니오 G. 이투르베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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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픽션이지만 완전 허구의 이야기는 아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의 피해자들을 만나고 수많은 자료 수집 끝에 모인 실제 이야기들을 좀 더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소설의 '형식'을 빌려온 작품이기 때문이다.

강제수용소에서 막사를 하나 마련해 아이들을 모아놓고 돌보면 그 부모들의 노동력을 훨씬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는 설득 끝에 탄생한 곳이 31구역이다. 이 곳에선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을 운영하지만 절대 학습을 해서는 안된다. 책은 금지물품이고 가끔 독일인들을 위해 올리는 연극 공연에서는 반드시 독일어만 사용해야 한다. 주인공인 열네 살 소녀 디타는 31구역의 사서이다. 책이라곤 고작 여덟 권이 전부, 그마저도 상태가 좋지 않은 책들 밖에 없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이지만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내야 했던 소중한 도서관이다.

디타 아들러는 소설 속 인물이지만 실제 모델인 디타 크라우스가 있다. 그 밖의 다른 인물이나 상황도 전부 실제 모델들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띤 논픽션 르포에 가깝다.

 

독재자들은 책을 가혹하게 핍박한다. 책은 아주 위험하다. 책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스페인 작가가 써낸 유대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인이라면 그 누구보다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모습과 닮은 곳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자국의 말과 글 조차도 마음대로 쓰고 읽지 못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은 금지되었으며 성인들은 하루종일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좁은 침대, 그마저도 혼자 눕지 못하고 윗 층 침대에 누운 이의 오물이 떨어지곤 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 몰아넣어진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독일인 나치 장교의 심기에 거스르면 생체 실험실로 끌려가거나 가스실로 끌려가 학살된다. 사람 하나의 목숨이 총알 하나 만큼의 값어치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미래 인생 목표나 계획 따위는 사치다. 최우선 과제는 '살아남는 것'이다. 몇 시간을 견디고, 하루를 버티고, 일주일을 생존하며 매 순간을 살아남는다. 이렇게 '생존'이 최우선 과제인 수용소에서 '책'이라는 것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책을 읽으며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언젠가 알베르토 망겔의 <밤의 도서관>도 읽어보고 싶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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