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표지가 너무 예뻐 눈을 뗄 수 없었던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의 핀업걸을 연상시키는 표지이다. 처절한 지옥속에서 피어난 사랑이야기라, 호기심을 갖고 집어들었는데 놀랍게도 이 책은 실화를 다룬 내용이었다.
책의 저자인 네빌 슈트는 1899년 런던 일링에서 태어났고, 옥스퍼드 대학 배일리얼 칼리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항공업계에서 비행기 개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여가 시간에 소설을 쓰면서 엔지니어 경력을 보호하기 위해 네빌 슈트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1942년 일본군이 말레이반도를 함락한 뒤 수마트라를 침공했다. 네덜란드 여성과 어린이 80여명 정도가 수마트라섬 파당 인근으로 끌려갔으며 이후 이들에 대한 일본군의 책임 회피로 도로 몰려나와 수마트라 전역을 돌아다니던 2년 반의 여정 끝에 살아남은 사람은 채 서른 명도 되지 않았다.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은 1950년에 발표된 소설로, 일본군의 침공 당시 갈 곳 없던 여성 포로들의 강제 행진과 그들의 죽음이 담긴 실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