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장수풍뎅이 내 아이가 읽는 책 3
다다 사토시 글 그림, 구혜영 옮김 / 제삼기획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유치원에서 돌아 온 다인이에게 '유치원에서 뭐했는데?' 라고 물으니 '애벌레 봤어.'라고 대답합니다. '그래, 애벌레가 어떻게 되었어?' '번데기가 되었어.' '그러고 나선?' 활짝 웃으며 '호랑 나비가 되었~지이.'라고 대답하곤 팔딱팔딱 뛰며 좋아하네요. 다인이는 말이 좀 늦는 편이라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도 항상 아이가 어디까지 이해를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았었는데 나비의 변태과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어요.
다인이는 유달리 곤충과 살아있는 생명에 애착이 많은 아이예요. 애착이 많은 만큼 도마뱀이며 사슴벌레 자벌레 귀뚜라미 왕개미 등 많은 곤충들이 다인이 손에서 온전히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었지요.

나이가 어리니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그것을 소유하고픈 욕망이 강한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도 올해 들어선 좀 자랐다고 '예쁘게 만져. 그렇게 하면 벌레가 아프잖아?' 하고 말하면 '그럼 병원가야 되겠네에. 커다란 주사 맞으러.'하며 처방을 내려준답니다. 병 주고 약 주고… 그래도 어제는 하늘소랑 닮은 곤충 한 마리를 하루 종일 이 통에 넣었다 저 통에 넣었다하며 가지고 놀더니 밤에 되자 집으로 돌려 보냈다며 씩씩하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더군요.

책 속의 주인공 아이 유진이도 우리 다인이만큼이나 곤충을 사랑해요. 그래서 유진이도 다인이처럼 친구가 된 덩치 큰 장수(장수 풍뎅이)와 늘 함께 있고 싶어 하지요. 그런데 신나게 시소도 타고 목욕도 하며 유진이네 집에서 즐겁게 지내던 장수가 어느 날 기운없는 목소리로 유진이와의 이별이 슬프지만 숲으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한답니다. 장수는 숲을 떠나서 살 수 없었던 거지요. 어린 유진이에겐 친구를 잃는 슬픔이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지만 장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맘에 씩씩하게 장수를 떠나보내기로 결심을 하게 되지요.
숲으로 돌아 온 장수가 나무진을 빨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장수가 있을 곳이 여기라는 것을 깨닫는 유진이는 친구의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받아들이며 좋아합니다.
다인이는 이 책을 품에 꼭 안고 다녀요. 곤충과 맘껏 놀고 싶은 자신의 꿈이 유진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즐거운 환상에 사로잡혔겠지요. 그리고 다인이도 유진이처럼 갖고 싶은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음을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요. 또 생명의 소중함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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