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본 이 주홍 선생님은 가슴 따뜻한 분이였습니다.그리고 섬세한 감성과 가난하고 억눌린 삶에 대한 사랑과 불의에 대한 분노로 일그러질 줄 아는 힘이 있는 분이였지요.책 속의 이야기들도 이런 여러가지 감정들이 섞여 하나의 이야기로 다가와,때로는 푸근하게 미소짓게 하고 때로는 연민의 정으로 가슴을 아프게도 하고 나쁜 사람들이 꼭 천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아이같은 심성으로 바라보게 하는군요.조금만 더 가지 바위라는 이야기는 이게 무슨 말인가 궁금해 빨리 읽게 되었습니다.제목만 보고 재미있는 설화정도로 여기고 있었는데 그 숨겨진 사연이 너무 딱하고 안타까워 눈물이 핑 돌더군요.그리고 청어뼉다귀는 배고픔이라는 게 인간에게 얼마나 절실한 본능인가를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였지요.잉어와 윤첨지의 경우도 아버지의 부질없는 기대가 어처구니없이 무너지는 현실 앞에서 너무나 배가 고프고 지금 당장 먹고싶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맛난 잉어를 먹을 수 있다는 아이의 기다림이 눈에 밟혀 아이의 배고픔과 머지않은 미래에 있을 아이의 허탈함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지요.메아리에서는 돌이가 내 산아 하고 외치는 모습에서 내 산아 속에 담겨있는 돌이의 외로움과 내 산아가 주는 묘한 감동이 여운을 깊이 남기는 것 같습니다.그 외에 멸치,살찐이의 일기같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도 몇 편 됩니다.시대적 상황의 열악함 속에서 가난하고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의 위태위태한 삶의 모습들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얼마만큼의 강도로 다가갈진 모르겠지만 아!이렇게 사는 모습도 있구나.옛날의 아이들은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정도만 느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