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고금 힘찬문고 4
마해송 지음 / 우리교육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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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고금은 모래알의 어제와 오늘로 해석하면 될까요? 반짝반짝 빛나는 모래알이 새로운 주인 돼지 을성이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지요.그러니깐 모래알 고금이 본 을성이의 이야기예요.돼지는 아버지가 을성이더러 공부도 못하고 미련하다고 붙여준 별명이구요.형 갑성이는 공부도 잘하고 빼빼 마르고 약삭빠르다해서 토끼라 불리는군요.이처럼 별명에서 벌써 짐작할 수 있듯이 부모의 자식에 대한 그릇된 편애와 비교로 인해서 상처받게 되는 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그리고 자라는 아이 곁에는 그 아이가 흔들리고 상처받을 때 지켜주고 이끌어주는 정신적인 지주가 얼마나 절실한지도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지요.

을성이가 아버지의 부정적인 말과 학대,또 그로 인해서 가지게되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어머니에 대한 서운함등으로부터 끝까지 을성이를 지켜주고 붙들어 준 것은 을성이를 이해해주고 사랑해 주는 큰어머니와 한방에서 같이 생활하는 식모 아주머니의 힘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식모 아주머니는 을성이에겐 어머니를 대신한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흘러가는 전반부의 이야기에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아마 을성이의 구체적이고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투영해보며 심정적으로 동의와 동정을 함께 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후반부의 갑작스런 이야기의 비약이 전체 이야기의 재미를 다소 산만하게 만드는 부분 때문에 집에 불이 나는 대목쯤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또 전반부에서 앞으로의 사건에 대한 암시로 등장하는 이상한 신사가 후반부에서 초점없이 흔들리는 것 같아 좀 불만스럽기도 하구요.

1958년도에 씌여졌다는 이 동화는그 때 당시로서는 아주 획기적인 작품이였고 아동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이땅에서 이 정도의 동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는 게 대단한 일이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을 살고 있는 독자로선 욕심이 나는 게 사실입니다.우리 아이들이 을성이를 만나면 을성이를 참 좋아할 것 같아서요.앞부분을 조금 읽어 주었더니 아버지의 성격이나 대사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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