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에서 나온 애가 왜 이렇게 다르지?
메리 월러스 지음, 이혜경 옮김 / 아라크네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당신은 몇째인가요? 이 책의 저자는 사람을 처음 만나면 이런 질문을 꼭 던진다고 한다. 이유는 출생 순위에 따라 성격이 많이 결정되기 때문에 몇째인가를 알고 나면 그 사람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이해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나도 이젠 이런 결과론적인 이야기에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아이들의 특성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난 맏이로 태어나 맏이로서 갖게 되는 사회적 위치가 늘 불만스러웠다. 떠맡지않아도 될 동생들의 뒷치다꺼리가 가끔은 짜증날 때도 있었고 동생들을 내가 돌보아야 된다는 심리적 의무감이 부담스러워 홀가분하게 털어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다.동생들이 다치면 그 책임을 내가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할 때는 분노했고 엄마라는 존재를 순간 부정하고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내가 부모의 위치에서 아이들을 바라보자면 각각의 출생 순위에 따라 저마다의 어려움을 다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맏이는 맏이대로 둘째는 둘째대로 셋째는 셋째대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부모의 사랑을 나눠 가지려니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는 틈이다. 엄마의 팔은 둘밖에 없는데 셋에게 나눠주려니 항상 하나는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 그 하나를 보듬어 주려 해도 벌써 밀려난 상처에 맘이 상한터라 더 많이 보상을 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이리 어려울 줄이야.

이 책은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해 많은 실례를 들어주고 또 부모의 적절한 대처에 대해 친절하게 어드바이스 해주고 있다.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지침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출생 순위에 따라 내 아이들과 너무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신만의 양육법에 어떤 특별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말 같아 우선 부모의 맘을 다독여주고 안심시켜준다.

아이문제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 풀리지 않는다라는 것이 요즘 내 생각이다. 아이 키우는데 정도는 없지만 엄하게 키우던 너그럽게 키우던 부모로서 아이의 생각은 어느 정도 읽을 줄 알아야 나중에 원망은 피해갈 듯 싶다. 그래서 형제들간의 싸움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왜 저렇게들 싸울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사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물론 그렇다고 모든 싸움이 끝나진 않겠지만... 오히려 마음 쓸 일만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