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림책시장에서 스테디 셀러로 기록될 만큼 꾸준히 아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누리고 있는 책입니다.조그만 두더지 한마리가 누렇고 좀 이상하게 생긴 모자같은 것을 머리에 이고 어디론가 열심히 걸어가는 모습이 재미있게 보여 구입한 책인데 아이와 난 이 책을 처음 읽고는 두더지의 통쾌하고 앙증맞은 복수극(?)에 정말 실컷 웃고 또 웃었습니다.저희집 아이는 책 내용 중 두더지 머리 위에 똥을 싼 범인을 찾아 내는 순간을 무척 좋아하지요. <뚱뚱이 한스!>라는 문장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어 달라고 하니깐요.제가 목소리를 쫙 깔아 무게를 실어 읽는 탓도 있겠지만 아이도 이 문장 속에서 드디어 범인을 찾아냈다는 희열과 앞으로 있을 받은 만큼 돌려 주겠다는 두더지의 야무진 결심을 동시에 읽어낸 때문이기도 하겠지요.드디어 조그만 몸을 열심히 놀려 자신의 머리 위에 똥을 싼 한스네 집 위로 올라 간 두더지는 작고 까만 곶감씨같은 것을 뚱뚱이 한스의 널따란 이마위로 슝__하고 떨어뜨리고는 대단한 일이라도 해낸 듯 기분좋게 땅 속으로 사라지지지요.그림 속의 익살스런 두더지의 모습이 커다란 체구에 좀 미련스러워 보이는 한스의 뚱한 표정과 좋은 대비를 이뤄 통쾌한 복수극(?)의 마지막을 잘 말해 준답니다.작은 고추가 맵다.키 큰 사람 싱겁다.라는 말이 이 장면에 잘 어울릴 것 같네요.그리고 한장한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의 천연덕스러운 이미지는 그들의 똥의 생김새와 똥이 떨어질 때 울리는 각기 다른 소리들과 잘 결부되어 읽는 재미 아주 괜찮더군요.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그림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