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와 범벅장수 한국의 민화 6
이경애 글, 한병호 그림 / 국민서관 / 199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 도깨비들의 바보스러움이 이해가 안 될 정도라 그 때까지 재미있게 끌어오던 이야기의 결말이 허술하게까지 느껴졌다.초월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귀신이면서도 그 능력이 어중간하여 오히려 사람들에게 우롱을 당하고 만다는 우리 나라 민담 속의 도깨비들의 전형을 보는 듯 하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호박범벅 장수의 호박 범벅에 맛을 들인 도깨비들은 그것을 먹기 위해 금과 은을 큰 동이에 매일 가득 채워줘 호박범벅장수를 큰 부자로 만들어 주는데 범벅 장수는 더 이상 호박 범벅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해 도깨비들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만든다.도깨비들은 범벅장수의 변심에 부아가 치밀어 올라 범벅 장수의 재산을 도로 빼앗아 올 궁리를 짜 내고 범벅 장수의 집을 찾아가는데.

'이 녀석의 재산을 우리가 모두 끌고 가자구.' 대장 도깨비의 말에 도깨비들은 범벅 장수의 집과 논 둘레에 말뚝을 박고 새끼줄을 쳐 어영차 어영차 힘을 합쳐 밤새도록 끌어 당기고서는 새벽이 되자 한다는 말이 '이만하면 됐어,밤새도록 끌고 왔으니까 찾지 못할 거야.'다.

그러면서 범벅 장수가 다시 가난뱅이가 되었으니 호박범벅을 지고 자기들을 찾아 올 거라며 그 때는 값을 절대로 쳐 주지 말아야 한다며 기뻐하고 돌아갔다는 이야기다.도깨비들의 단단한 결심에 범벅장수가 어떻게 혼이 나는지 잔뜩 기대를 하고 책장을 넘겼는데 웬걸? 결말이 너무 싱그워 맥이 다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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