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꿀을 돌려줘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김효순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들에게 동식물의 돌고 도는 자연의 순환 고리를 이해시키기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아이들에게 왜 먹고 먹히는 관계가 자연 속에서 성립될 수 밖에 없는지를 못난이 민들레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킨다.난 민들레가 못났다고 생각한 건 이 책이 처음이다. 못난이 민들레는 자신의 꿀을 가져간 꿀벌을 찾기위해 바람을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맨 처음 거미를 만나 꿀벌의 행방을 물으니 거미가 꿀벌을 아침에 잡아 잡쉈다며 배를 탕탕 두드리는 것이었다.

민들레는 거미에게 자기 꿀을 먹은 꿀벌을 네가 잡아 먹었으니 거미 네가 자기 꿀을 돌려줘야 한다며 생떼를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때 메추라기가 날아와 거미를 날름 먹어버리고,민들레는 또 다시 메추라기를 찾아가고, 이렇게 여우 곰에게까지 이르는데 곰의 하는 양이 정말 재미있다. 민들레의 말을 듣고는 껄껄 웃으며 `끙`하고 똥을 누더니 '옛다.이걸 가져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그래서 민들레는 곰의 똥 옆에서 깊은 잠에 빠지고 이듬해 곰의 똥 싼 자리에 고운 민들레 꽃을 다시 피웠다는 이야기다.그래도 이 책의 민들레는 여전히 못난이다.

때로는 약육강식의 자연 세계가 잔인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모든 종이 균형을 이루며 살아남기 위해선 이 잔인함도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올 때가 많다. 그런데 모든 종의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있다는 사람은 수십 억년을 이어온 자연 생태계의 조화로운 공존을 아주 짧은 시간에 파괴하는 잔인함을 서슴치 않았다.우리 아이들과 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자연 훼손이 동식물의 먹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떤 사태를 가져오게 될지 한 번쯤 짚고 넘어간다면 좋을 듯 싶다.

우리의 어린 시절은 개발의 미덕을 배우고 자랐다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겐 보존의 미덕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이것이 어쩜 불행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 줄 힘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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