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 미쳤지, 내가 퇴사를 왜 해서!
장예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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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라디오<씨네타운>, 동물농장 MC였던 장예원 아나운서가 떠오른다. 예쁘장한 얼굴만큼이나 매끄러웠던 진행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모든 프로그램에서 마지막인사를 하고 SBS를 퇴사하였다. SBS의 메인 아나운서라 당연히 sbs에 오래 머물리라 여겼는데, 갑작스레 퇴사라니, 솔직히 좀 놀랐다.

 

그런 장예원 아나운서를 프로그램이 아니라, 책을 통해서 만날 거라곤 사실 예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책이 나와서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여타 아나운서들이 자신의 에세이집을 낸 적이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여대생이 닮고 싶은 여자 1위였던 김주하 아나운서의 에세이집이 기억에 남는다. 그 책보다 이 책은 좀 더 사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듯 한 느낌이었다

 

 

장예원아나운서는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8년 만에 퇴사를 하였다. 사실, 20대 초반의 최연소 아나운서라고 방송에서 몇 번 언급되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어느덧 그녀도 30대가 되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막연히 장예원아나운서를 아나운서, 방송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녀도 엄연한 8년차 직장인이었다.

 

 

그녀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열세 살부터 7년간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며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한다. 대학교 3학년때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 아나운서 준비를 했고, 같은 학교 출신의 아나운서 선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혼자 무엇이든 해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그녀는 20대의 열정 가득한 사람이었다. 보고만 있어도 에너지가 넘치고 즐거워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의 20대는 어땠더라 하는 생각이 잠시 떠올랐다.

 

 

라디오 프로그램 <씨네타운>은 오전 11시에 방송되었는데, 청취율이 굉장히 높았다. 그래서 그녀는 광고가 잘 팔리는 황금 시간대라 솔직히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선배의 응원전화에 힘을 얻어서 한번 부딪혀보자는 용기가 생겼고, 결국 그 프로그램을 자신만의 색깔로 채웠다고 한다. 나 역시 라디오를 자주 듣는 사람이라서 어렴풋이 그녀가 진행하던 목소리가 기억나는 것 같다. 오전 11. 바쁜 일정을 끝내놓고, 점심 먹기 전에 여유롭게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그 시간이, 그녀에게도 청취자에게도 얼마나 귀한 시간이었을까?

 

열이 뻘뻘 끓어도, 생방송이라 병원에 가지 못하고, 방송을 끝내자마자 응급실에 실려간적도 있다고 한다. 선배들은 자기 관리도 실력이라고 충고했고, 그녀는 방송을 위해서 매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단순히 우리 눈에 보이는 화려한 진행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또 깨닫는다.

 

8년차 아나운서생활을 하면서 몇 년째 동시에 네다섯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링거를 맞고 촬영장에 갔고, 일거리 하나라도 줄어들면 다른 프로그램도 없어질 것 같아서 불안하며, 조급해졌다고 한다. 치열한 방송의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녀는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런 그녀에게 잠시 멈춤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아마 직장생활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만 있는 것인가 등등의 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그런 보통의 고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8년차 직장생활에서 물론 했던 고민들이다. 뭔가 굉장히 특별할 것 같고, 나와는 다른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어찌보면 이 책에서만큼은 솔직한 보통사람, 보통의 직장인 장예원 아나운서를 만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20대를 치열하게 보낸 장예원아나운서가 30대에 결정한 프리랜서의 길을 응원한다. 그저 그런 어른이 아닌 현명한 어른이 되고자하는 그녀가 참 멋진 것 같다. 확실히 직장생활보다는 힘들겠지만 앞으로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30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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