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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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베르나르'에 대한 믿음으로 한 달 전에 그의 사인이 담겨진 한정판을 결제했다.  그리고 온라인 서점에서 약속한 24일 <웃음>의 초판본이 도착하자마자 설레는 기대감으로 1권의 텍스트를 차근 차근 눈에 넣기 시작했다.
 역시나 그는 천재다.
 그의 독창적인 상상력은 정말 무한하고 예상 불가하다.
 <웃음>에는 50세의 프랑스 작가가 썼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재기발랄한 익살과 엉뚱한 기발함이 담겨져 있었다. 
 


 프랑스의 '국민 개그맨이'라 불리는 '다리우스'가 공연 후 변사체로 발견됐다. 그는 분장실에 혼자 있었기 때문에 그 죽음을 목격한 증인은 아무도 없다. 단지 그 앞에서 지키고 있던 경호원이 그가 쿵하고 쓰러지기 전에 엄청나게 박장대소한 웃음소리를 들었다는 것 외엔.

그렇다면 그를 죽인건 '웃음'일까?
진정 웃음이 사람을 죽일수도 있을까?

 최초의 웃음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정말 웃음이라는 것은 사람을 기분좋게 하고 몸의 각 장기들에 자극을 주어 면역력과 건강을 지켜주는, 인간만이 할수 있는 유익한 행위일까?

 프랑스의 국민들이 환호하는 대 개그맨의 돌연사가 심장마비가 아니라 타살이라는 가설에 기초를 두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잡지사의 미모의 젊은 여기자 '뤼크레스'와 중년의 싱글 남성 '이지도르'가 파트너쉽을 이루어 사건을 파헤쳐가는 내용이 주 골자다.

 뜻밖에도 이 소설은 영화 장르로 애기하자면 '셜록홈즈'의 추리와 '인디아나 존스'같은 액션 어드벤쳐가 결합된 헐리우드판 코믹 스릴러물 같은 느낌이다. 거기에 베르나르 특유의 장기를 살려 '웃음'에 대한 미스테리한 기원과 역사를 독자들이 쉽고 즐겁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리우스 웃음 대사전>을 통해 위트있게 설파하고 웃을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뇌의 화학반응을 실험을 통해 감각적으로 알려준다.

 


한 세입자가 집주인과 입씨름을 벌인다.
"확실해요. 집안에 생쥐가 돌아다닌다니까요."
집주인 왈,
"그럴리가 없어요. 이 아파트에는 전혀 하자가 없다고요."
세입자는 작은 치즈조각을 방바닥에 놓는다.
그러자 생쥐 한마리가 치즈조각을 낚아채어 쌩하고 달아난다. 동작이 너무 잽싸서 지니가는게 보일 듯 말 듯하다.

집주인이 얼버무린다.
"이거로는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어요."
세입자는 작은 치즈조각을 여러개 떨어뜨린다.
그러자 생쥐가 하나, 둘 세마리 스쳐가고 금붕어 한마리, 이어서 생쥐 한마리가 다시 지나간다.
"이제 됐나요? 분명히 보셨죠?"
"네. 봤어요. 그런데 금붕어도 있던걸요. 그건 어찌된 영문인가요?"
그러자 세입자는 적잖이 짜증을 내며 내뱉는다.
"먼저 생쥐문제부터 해결하시죠. 그러고 나서 습기 문제를 애기하자고요."


                                                  -다리우스 워즈니악의 스탠드업 코미디 중에서-


웃기자고 한 짓거리가 그녀를 죽일 뻔 했다. 
웃기자고 한 소리가 그녀의 목숨을 구했다.
웃자고 한 행위가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이었다.  



아이디어란 그것을 처음 생각해 낸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것을 전파할 수단을 가진 사람들의 것일세.
만약 자네작품들이 살아있는 존재이고 자기들을 보호해줄 아버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날 선택할 거야.



금고라는 것은 사람이 만든거야.
발명자의 마음을 이해해야 그것의 메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어.
어느 금고를 대하든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기분으로 접근해야해.
머릿속에 열쇠들을 죽 늘어놓고 발명자의 마음을 공략하다 보면 자물쇠의 메카니즘이 눈에 보일거야.
그 다음에는 그져 발명자가 정해놓은 수순에 따라 문을 열기만 하면 되는 거지.


주의할 점이 있다.
반드시 1권을 읽을 때는 2권을 옆에 두고 탐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일촉즉발의 엔딩에 마음을 빼앗겨 엄청난 궁금함과 답답함으로 밤잠을 설치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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