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한 옛날에~~' 라고 시작하는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한데 묶어 설명과 함께 엮어 놓은 책이다. 독일의 '그림형제'가(야곱 그림, 빌헬름 그림) 고대부터 내려오는 민담을 수집해 모은 것이라고 하여 그 민담들은 하나같이 <그림형제의 민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사실 민담에 주인이 어디있겠나.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를 과거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변형되고 꾸며지면서 전해져오는 얘깃꺼리들을 오랜기간 동안 자료수집한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다. 덕분에 그렇게 활자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면서 그들이 수집한 민담들은 보다 강력한 전달 매체를 지닌 아이들을 위한 동화의 모티브가 되었다. <헨델과 그레텔>, <빨간두건> 과 같이 영화의 배경이 된 민담들도 꽤 많아 이제 '그림형제'는 누구나 아는 유명인이다.
* 목숨의 길이 세상을 창조한 하느님은 모든 피조물의 수명을 정하기로 했다. 나귀가 먼저 자신의 수명을 물었다. 하느님은 나귀에게 30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나귀는 펄쩍 뛰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고달픈 생황을 30년이나 견뎌야 하는 것은 너무 길다고 수명을 줄여달라고 청했다. 그리하여 하느님은 나귀의 수명을 18년 줄여주었다. 그 다음엔 개가 찾아왔다. 하느님은 개의 수명이 30년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개 역시 오랫동안 달릴 수도 없고 늙어 물어뜯을 이빨도 없는 상태에서 구석에 앉아 오랫동안 살기 싫다고 말했다. 그래서 개의 수명도 12년을 줄여주었다. 그 다음에 나타난 원숭이도 남들이 보기에는 자신이 장난만 치고 사는 것 같지만, 웃는 얼굴 뒤에 슬품을 감추고 살고 있어 오래 사는 것이 싫다고 거부했다. 그래서 원숭이의 수명도 10년을 줄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나타났다.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30년이 어떠하냐는 하느님의 질문에 인간은 펄쩍 뛰었다. 집을 짓고 심어 놓은 나무가 자라 열매가 맺혀 막 인생을 즐기려고 할 때 죽어야 하는 것은 너무 억울 하다고 시간을 더 달라고 애원했다. 그래서 하느님은 나귀가 남겨놓은 18년을 주었으나 이에 만족하지 못한 인간은 개가 남긴 12년과 원숭이가 남긴 10년을 모두 받았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의 본래 수명인 30년 까지는 즐겁게 살수 있으나, 나귀의 수명을 사는 기간인 18년 까지는 등에 짐을 진 나귀처럼 쉬지 않고 일을 해야했다. 그 다음 개의 수명을 받은 12년 동안은 이빨 빠진 개처럼 구석에 앉아 지내야 하며, 마지막 원숭이의 수명인 10년 동안은 바보 취금을 받으며 살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