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듯 하면서도 막 그린것도 같은 그림체에 촉촉한 물감내가 물씬 풍겨지는 독특한 느낌의 이 만화책은 이탈리아 출신 작가 '지피'의 작품이다. 맑고 선명하고 또렷한 포토샵 웹툰에 익숙해져 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사람 느낌나는 그림책을 보니 상당히 신선하다. 만화는 복잡한 시대에 태어나 더 골치아픈 가족들과 주변의 상황속에서도 '직접 인생을 결정하고 욕망을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연주하는 녀석들에 관한 이야기다. 아주 그럴듯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별나게 튀는 내용도 아니지만 이 물감내 나는 그림만은 유독 기억에 남을 듯 싶다. 역시 봐야 하고 읽어야 할 꺼리가 많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