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밖에 없네 큐큐퀴어단편선 3
김지연 외 지음 / 큐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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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설가 8명의 다양한 소재의 퀴어 소설. 정세랑님의 퀴어가 궁금해서 펀딩했는데, 퀴어라는 소재에서 떠올릴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를 모두 비켜간 작가님의 무한상상력에 또 한번 놀랐고, 정소연님의 깃발 너무 재미있음. 몰랐던 새로운 작가를 발견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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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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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불허전 정세랑.
사랑하는 정세랑님의 정신세계와 문체.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실실 웃음이 난다.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예를들어 이빨이 뽑히고 나서야 구조된다거나)가 신선하고, 섬세한 감정을 가벼운 분위기로 명민하게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놀랍다.
매번 죽는 이야기들로 용기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상상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지만,
지구에서한아뿐 이 베스트라고 여겼으나
덧니가보고싶어 가 순위 역전.
베스트 세권은 거실의 젤 잘 보이는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고 틈나는대로 들춰보고,
그러다 초6이 중딩이 되면 물려줘야지.
몇달간 행복에 젖을 수 있도록, 이 책이 꼭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겠고
정세랑님이 호호할머니가 될때까지 계속 글을 쓰면 좋겠다.

덧니가 보고싶어 다시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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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을 준비하는 것처럼 별것아닌 행위가, 혼자서도 생활을 제대로 꾸려나가는 성인으로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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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테트리스라면, 더 이상 긴 일자 막대는 내려오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게 좋아질 리 없다. 이렇게 쌓여서, 해소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안고 버티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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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복판의 프레임이 휠 만큼 아프게 존재하는 감정을 그런식으로 지울수 없다는 게 소녀로봇의 주장이었다. ' 애도'를 위해 업데이트를 거부하는 로봇의 최초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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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 사람인지도 모른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 그렇게 생각하니 다정하게 느껴졌다. 애도를 위해 업데이트를 거부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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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의 특제 카레는 아니었지만, 짜장도 꽤 맛있었다. 때때로 인생이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가질 수 없고, 엉뚱한 것이 주어지는데 심지어 후자가 더 매력적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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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조각' 혹은 '마디'로 표현하고 나면 어쩐지 초콜릿 바를 꺾어 주듯이 마음도 뚝 꺾어줄 수 있을 듯 해서. 그렇게 일생일대의 마음을 건네면서도 무심한 듯 건넬 수 있을 듯해서.
언젠가 용기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이 있었다.용기는 그 말을 초콜릿 바를 받듯 가벼이 받았었다. 재화의 마음, 꺾인 부분에서는 잔가루들이 날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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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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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들.
뉴스에 나오는 특별한 이별,
내게도 있을법한 펑범한 이별,
남들은 유난스럽다 할 사소한 이별.
모든 헤어짐은 그렇게 누구에게나 담담하게 찾아오지만
항상 그렇게 어렵기만하다.
헤어짐 앞에서도 현실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별은 아름답지 못하며, 그래서
우리는 이별 앞에서는 발가벗겨진다.
이 이야기들이 특별한 이유는 김애란님의 글이기 때문이다.

완벽에 가까운 문장력.
화려하지만 거품끼지 않고
아름다우면서도 매끄럽고 몰입도 높은.
어쩜 이렇게 글을 잘쓰시는지 놀랍기만하다.
오래전 황석영님의 글을 처음 접했을때 이런 느낌이었나?

김애란님은 이미 여러 인생을 살아 내고 전생의 기억을 갖고 태어난 듯 치밀하고 생동감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영화로 치자면 홍상수의 영화에 봉준호의 디테일을 얹은 것 같달까.
사소한 모든 장면들에 디테일한 묘사가 더해져서 입체적인 장면이 탄생하고,
가상이 아닌 실존하는 인물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듯하다.
<두근두근 내인생>을 읽을 때도 섬세한 감정선과 디테일한 묘사, 몰입도 높은 문장력에 감탄하면서 눈물을 훔쳤었는데, <바깥은 여름>은 확연히 세월만큼 더욱 무르익었다.

참으로 축복받은 재능을 지닌, 소중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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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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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들.
뉴스에 나오는 특별한 이별,
내게도 있을법한 펑범한 이별,
남들은 유난스럽다 할 사소한 이별.
모든 헤어짐은 그렇게 누구에게나 담담하게 찾아오지만
항상 그렇게 어렵기만하다.
헤어짐 앞에서도 현실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별은 아름답지 못하며, 그래서
우리는 이별 앞에서는 발가벗겨진다.
이 이야기들이 특별한 이유는 김애란님의 글이기 때문이다.

완벽에 가까운 문장력.
화려하지만 거품끼지 않고
아름다우면서도 매끄럽고 몰입도 높은.
어쩜 이렇게 글을 잘쓰시는지 놀랍기만하다.
오래전 황석영님의 글을 처음 접했을때 이런 느낌이었나?

김애란님은 이미 여러 인생을 살아 내고 전생의 기억을 갖고 태어난 듯 치밀하고 생동감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영화로 치자면 홍상수의 영화에 봉준호의 디테일을 얹은 것 같달까.
사소한 모든 장면들에 디테일한 묘사가 더해져서 입체적인 장면이 탄생하고,
가상이 아닌 실존하는 인물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듯하다.
<두근두근 내인생>을 읽을 때도 섬세한 감정선과 디테일한 묘사, 몰입도 높은 문장력에 감탄하면서 눈물을 훔쳤었는데, <바깥은 여름>은 확연히 세월만큼 더욱 무르익었다.

참으로 축복받은 재능을 지닌, 소중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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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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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뻗어나온 가지들. 하와이에서 지내는 시선의 이색 제사에 참석하는 끔찍한 세상을 살아가는 유별난 여자들. 그리고 그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심시선의 인생이야기다.

여자가 주체적이고 상식적으로 살면 유별나 보이는 시절이었다, 시선의 세상은. 그리고 아직도 남자가 덩치가 작아보이게 웅크려야 평등해지는 세상이다. 소설은 예술이 폭발적으로 확장되고 발전하는 20세기 중반에 왜 위대한 여성 화가는 흔치 않은 지를 가늠케 해준다.

페미니즘, 평등, 환경, 예술, 인종, 전쟁 등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통해 저마다의 색으로 보여진다. 특히 심시선의 글이나 인터뷰 내용이 정말 흥미롭다. 저자가 마치 등장인물들의 인생을 다 살아본 듯한 성격과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하지만 결코 처짐이나 부침이 없어 독서의 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읽는동안 수차레 소리 내어 깔깔 웃게 만드는 타고난 이야기꾼인 정세랑은 다음 책을 기다리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책을 덮고나면 가본적 없는 하와이의 석양이 눈앞에 펼쳐지며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그간의 이분의 다른 소설보다 호흡이 긴, 공이 담긴 이야기.
'죽는 날까지 쓰겠다'는 저자의 말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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