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니가 보고 싶어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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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불허전 정세랑.
사랑하는 정세랑님의 정신세계와 문체.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실실 웃음이 난다.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예를들어 이빨이 뽑히고 나서야 구조된다거나)가 신선하고, 섬세한 감정을 가벼운 분위기로 명민하게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놀랍다.
매번 죽는 이야기들로 용기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상상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지만,
지구에서한아뿐 이 베스트라고 여겼으나
덧니가보고싶어 가 순위 역전.
베스트 세권은 거실의 젤 잘 보이는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고 틈나는대로 들춰보고,
그러다 초6이 중딩이 되면 물려줘야지.
몇달간 행복에 젖을 수 있도록, 이 책이 꼭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겠고
정세랑님이 호호할머니가 될때까지 계속 글을 쓰면 좋겠다.

덧니가 보고싶어 다시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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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을 준비하는 것처럼 별것아닌 행위가, 혼자서도 생활을 제대로 꾸려나가는 성인으로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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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테트리스라면, 더 이상 긴 일자 막대는 내려오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게 좋아질 리 없다. 이렇게 쌓여서, 해소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안고 버티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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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복판의 프레임이 휠 만큼 아프게 존재하는 감정을 그런식으로 지울수 없다는 게 소녀로봇의 주장이었다. ' 애도'를 위해 업데이트를 거부하는 로봇의 최초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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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 사람인지도 모른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 그렇게 생각하니 다정하게 느껴졌다. 애도를 위해 업데이트를 거부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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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의 특제 카레는 아니었지만, 짜장도 꽤 맛있었다. 때때로 인생이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가질 수 없고, 엉뚱한 것이 주어지는데 심지어 후자가 더 매력적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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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조각' 혹은 '마디'로 표현하고 나면 어쩐지 초콜릿 바를 꺾어 주듯이 마음도 뚝 꺾어줄 수 있을 듯 해서. 그렇게 일생일대의 마음을 건네면서도 무심한 듯 건넬 수 있을 듯해서.
언젠가 용기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이 있었다.용기는 그 말을 초콜릿 바를 받듯 가벼이 받았었다. 재화의 마음, 꺾인 부분에서는 잔가루들이 날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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