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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문학상'은 20세기 한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고 민족정신과 정서를 가장 세련된 우리말로 표현한 서정주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소설 부문의 황순원문학상과 함께 제정된 시문학상입니다.


추진 과정에서 서정주가 한국인의 마음 깊이와 아름다움, 한국어 자질 등을 가장 세련되게 가꾼 최고의 시인이라는 점은 인정되지만 친일·친독재에 관한 부분은 재조명되어야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하였으나 한국 현대사에 끼친 공이 흠을 덮고도 남는다는 판단 아래 이 상을 제정하게 되었습니다.


운영은 중앙일보사(주)가 맡고 객관성·공정성을 위해 3심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1차는 현장 문학평론가 및 현역 시인 등에게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그해 6월까지 발표한 모든 시를 대상으로 10편씩 추천받아 이 가운데 다득표 순으로 30편을 확정한 뒤 2차 예심에 올립니다.


2차 예심에서 후보작을 10편으로 압축해 본심에 올려 수상작을 확정하고 수상작을 포함해 최종 예심에 오른 시는 '문예중앙'에서 매년 10월 중 단행본으로 발간하고 있습니다. 수상작에 수여되는 상금은 3,000만 원입다.


2001년 제1회 미당문학상은 정현종의 '견딜 수 없네'가 2002년 제2회는 황동규의 '탁족'이 2003년 제3회는 최승호의 '텔레비전'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제1회 미당문학상 수상작>


수상작으로 결정된 정현종 시인의 '견딜 수 없네'의 탁월함은 이 작품이 슬픔과 즐거움의 앰비밸런스를 융합시키면서 그것을 노래로 읊조리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는 노래를 상실하고 있는 느낌을 주는데 감사하게도 정 시인의 많은 시들은 메마르고 뻣뻣해진 채 감정·생각·이념을 그대로 토해놓는 많은 시들 속에서 유니크한 가락으로 슬픔마저 흥겹게 노래하는 시를 보여준 것입니다.

 

 

 


<제 2회 미당문학상 수상작>


제 2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인 황동규의 '탁족'은 일상에서 얼마쯤 떨어진 낱말을 표제로 한 이 작품은 나그네길에서의 휴식 한때를 다룬 이 시인 특유의 여행 시입니다. 작품은 세상과의 두절을 다루면서 문명 개화된 우리의 일상이 우리를 얼마나 피곤하게 구속하고 있는가를 상기시켜줍니다. 벽지에서 독한 모기에게 물린 자국을 얘기하는 끝자락에서 시인은 의외의 반전과 함께 생소한 경험을 보여주고 사회적 소음에서 가장 먼 지점에서도 은은히 계속되는 세속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순간을 표현합니다. 그 순간에 우리는 홀연 인간 조건의 한 모서리에 온몸을 열게 될 것입니다.

  



<제 7회 미당문학상 수상작>


2007년 제 7회 미당문학상의 수상작으로는 문인수의 '식당의자'로 결정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버려진 식당의자를 소외된 존재와 연결시키는 비유적 상상력은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하되 그곳에서 예사롭지 않은 삶의 의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평범과 비범 사이에서 적당한 긴장과 의미를 유지하는 것이 '식당의자'의 장점이며 시인의 사유와 언어는 그 의미의 공간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팽팽한 실감과 긴장을 전달합니다. '식당의자'는 겸손한 진정성과 섬세한 미학성이 잘 결합된 수작이며 오래 머물면 마음이 맑아지는 예쁜 굴곡과 무늬들이 숨어 있습니다.

  


<제 8회 미당문학상 수상작>


제 8회 미당문학상은 송찬호의 '가을'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가을'은 전통적인 감각과 언어로 가을의 서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미당 선생이 지녔던 언어의 마술을 다시 한번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분위기와 어조에는 백석의 느낌도 있고 장난기와 천진함도 있습니다. 또 요즘 시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소리와 운율의 미학이 특별한 수준에서 성취되어 있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제 9회 미당문학상 수상작>


2009년 미당문학상 수상자는 시인 김언입니다. 수상작 '기하학적인 삶'은 기하학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우리의 모순된 삶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시입니다. 김언의 시는 매우 흥미로운 발상법으로 우리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현실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의 시에는 현실이 있고, 그 현실에 대한 사유와 성찰이 있고, 그 사유 속에는 멋진 환상도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시는 환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김언은 리얼리스트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젊은 시인들이 주로 감각의 세계에 탐닉하고 있는 요즘, 김언이 지닌 사유의 경쾌함과 성찰적 지성은 반길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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