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잉크
토니 모리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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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뒤늦게 나마 모리슨을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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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 연약한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내는 셀프 심리학 자기탐구 인문학 2
김혜령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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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돌보는 법을 깔끔하게, 쉽게, 그러면서도 깊이를 잃지 않고 다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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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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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신정론을 다룬 변형된 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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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독서정산


뒤늦은 2월 독서정산이다. 밀도있게 읽은 책이 얼마 없는 데다가 붙잡았던 책들을 기록도 안 해둬서 뭘 어떻게 읽었는지 많이 까먹었다. 계획한 책은커녕 지난 달에 붙잡았던 책들 갈무리도 안 했으니...


① 토니 모리슨 저, 이다희 역,『보이지 않는 잉크』, 바다출판사, 1판(2021), 완독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빌러비드』가 대표적으로 유명하며 1993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유명한데 읽어본 작품은 전무한지라 이 책을 읽는 데는 좀 애를 먹었다. 자기 이야기를, 특히 자기 소설 이야기를 매우 많이 하는데 읽어본 게 없어서...

 되돌아보니 크게 두 가지가 인상 깊게 남았다. 하나는 모리슨이 기존의 역사를, 서사를 비틀어 독자가 생각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생각의 틀, 사고의 틀을 뒤흔드는 소설을 쓰기 원했다는 사실. 다른 하나는 그가 집요하리 만큼 천착했던 인종과 관련된 꾸준한 문제의식이다. 모리슨의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게 괜찮은 작품일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그건 바로 첫 번째 사실 때문이다. 나 또한 모리슨이 그러는 것처럼 뭔가 불편하게 하는 작품,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책을 읽는 이유는 그 책에서 나의 생각을 찾기 위한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내 삶이 변화하고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좋은 책을 읽는 거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읽는 거도 중요한데... 요즘 그러질 않는다.) 두 번째 사실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내게도 모리슨의 '인종'과 같은 인생의 주요 키워드가 무엇인지, 그 키워드를 위해 얼마나 발싸심하고 있는가에 대한 자문 때문이었다. 


 허태연 저,『플라멩코 추는 남자』,다산북스, 1판(2021), 완독


 편하게 읽기 좋았던 책이었다. 별 생각 없이 읽었는데 머리를 싸매고 읽을 필요도 없었고, 글도 매우 쉽게 쓰여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 봤던 기억이 난다.  60대 이상의 남성이라는, 어떻게 보면 쉽게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렵고 때로는 그 꼰대스러움에 기분이 나빠져 가까이 하기 싫어지는 캐릭터에 대한 따뜻한 애정, 이해의 노력이 엿보였다고 해야 할까. 그 캐릭터, 즉 '남훈'의 노력하는 자세, 책임지는 자세도 좋아 보였다. 성장은 아이들만 하는 게 아니다. 어른들도 한다. 아니, 어떻게 보면 성장은 아이들보다 어른에게 더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옳다는, 틀리지 않다는 자만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가깝고, 그런 자만이 세상의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니까.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남훈의 성장 이야기였다.


③ 도스토예프스키 저, Adam Edwards 편역,『The Brothers Karamazov』, The Text a YBM Company, 1판(2008), 완독


 The Text A YBM Company에서 간행한 The Classic House 시리즈의 59번째 책,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영어 편역본이다. 이 시리즈를 알게 된 건 9년 전. 서울 시청에서 공공근로를 했을 때 거기에서 일하던 학과 선배 형이 영어 공부하기에 좋다며 추천해줬던 것이다. 산 건 16년도였던 거 같고 그 해에 한 번 읽었고, 거의 6년 만에 다시 봤다. 올 해 매달 한 권씩 이 시리즈를 보는 게 목표였는데 쉽진 않을 듯하고 적어도 두 달에 한 권씩은 보고싶다.

 읽고 보면 원전의 내용이 무척 궁금해지는 걸 보면 편역 자체도 괜찮게 되어 있다. 나쁘지 않았다.





④ 창작과 비평 편집부 저, 『창작과 비평 194호, 2021 겨울』, 창비, 1판(2021), 완독


 처음으로 읽어본 문학 계간지. 모르는 국내 문학 작품이 많이 다뤄져서 솔직히 글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계간지를 읽으니 현재 문학계에서 어떤 부분을 관심에 두고 있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항은 어떤 부분인지 등 현황을 좇을 수 있어서 좋았다. 

황정아 교수의 글 "'문학의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학적 정치 수행의 까다로움, 협소하게 규정된 PC에 속박된 채로 제대로된 정치성을 탐구하지 않는 문학의 현실, 공적 장소를 개인적 감수성에 예속화한 탓에 사라지는 공공성 등 재미있는 논점이 많았다.




한 달을 돌아보며


 무료하고, 무기력하고,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았다. 책도 쇼핑만 하고 욕심만 많았지 정작 끈덕지게 읽고 생각을 꼼꼼하게 정리한 적도 얼마 없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아무래도 회사랑 코로나 영향이 큰 것 같지만 그 탓을 하며 자꾸만 아쉽게 허송세월하는 나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진 않다. 일단은 좀 비우기로 했다. '이것도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 저거도 중요하고, 이거도 중요하고.' 욕심만 많아지니 부담감만 심해지고, 읽지도 않을 뿐더러 쓰지도 않는다. 

 그래서 일단 책 말고 한 권 가지고 다니는 거로 만족하기로 했다. 내가 무료하고, 무기력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공허해지는 이유는 꾸준히 쓰지 않아서다. 그게 내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인데, 그게 없어서 그런 거였다. 좋은 음악, 편안한 공간에서 노트 한 권이면 족하다. 책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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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독서정산


21년 12월 월간독서정산은 21년 연말독서정산으로 갈음했다. 12월은 연말을 정리한다고 책을 거의 보지 않았다. 1월은 인사 이동 후 적응한다는 핑계로 책을 잘 붙잡지 않았고 동기부여도 안 되었으나 사실 이건 다 핑계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제 독서실을 끊었다. 집에서 책 보겠다는 헛소리는 그만해야지, 망할.


① 허먼 멜빌 저, 김석희 역,『모비 딕』, 작가정신, 1판(2011), 완독


  그나마 이 책은 완독해서 다행이다. 멜빌의 『모비 딕』. 멜빌을 처음 알게 된 건 6년 전,『필경사 바틀비』를 통해서였다. 세계문학 단편선에서 왜 멜빌의 그 작품만을 찾아 읽었는지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문학을 거의 읽지 않던 때에 찾아 읽은 얼마 되지 않는 문학 작품 중 하나였고 이런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소설을 쓴 멜빌이라는 작가를 뇌리에 새기며 독서 일기를 썼던 기억은 난다. 16년 3월이었을 거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멜빌이 『모비 딕』이라는 대작을 썼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독서 모임이 아니었다면 계속 몰랐을 테다.

 읽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네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우선, 서사가 약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모비 딕은 서사가 흥미진진하진 않다. 끝내 마주한 결말은 사실 소설 초반부터 충분히 예측 가능할 정도로 멜빌이 힌트를 많이 준다. 서사가 약하니 이야기의 흡입력은 떨어진다. 대중의 관심을 못 받은 이유가 있었다. 두 번째는, 안 그래도 약한 서사의 몰입도를 더 떨어뜨리는, 이야기 중간에 많이 삽입된 고래에 대한 백과사전식 이야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멜빌이 왜 이렇게 많은 고래 이야기를 했는지 명확히 이해하진 못하겠다. 고래를 신비화하면서 이렇게 분석적인 관점에서 고래를 해체해 묘사하는 양가적인 관점을 취한 이유도. 세 번째는,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들 사이에 백과사전식 이야기를 끼어놓아 장르적 특성이 굉장히 모호해졌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멜빌답게 희극이라는 장르를 상당히 뒤섞기도 했는데, 멜빌이 이렇게 장르를 섞고 뒤틀어 노리고자 했던 효과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이해를 잘 못하겠다. 마지막으로는, 멜빌이 소설에서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삼았던 신학적 논제들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소설은 신비주의적, 종교적 상징과 그러한 문제의식으로 가득한데, 그걸 많이 짚어낼 정도의 지식은 없던 탓에 멜빌이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읽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을 뒤집어 보고 논점을 모아 줄기를 잡아보면 어느 정도 퍼즐이 맞춰지기도 했다. 맞춰낸 퍼즐은 뭐랄까, '이 소설은 19세기에 신정론을 다룬 변형된 욥기다.'라고 하면 괜찮을까. 그러면 이렇게 말해볼 수도 있겠다. 어차피 서사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신정론에 대한 논제는 핵심인물의 고통이 핵심인 만큼 어차피 그는 고통받았고, 고통받을 운명이니까. 그게 바로 에이해브고. 소설 초반에 펠레그 선장은 에이해브가 "좋은 사람"이며 "위엄있고, 신앙심은 없지만 신 같은 사람", "왕관을 쓴 왕"같은 사람이었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은 뒤 행복한 가정을 꾸리자마자 다리를 잃었다. 갑작스러운 비극을 마주한 대부분의 사람이 그 비극의 불가해함 앞에서 분노하다가 결국 체념하지만, 에이해브는 그렇지 않았다. 미쳐버린 핍이 영적인 지혜를 얻은 것으로 묘사되는 것처럼 에이해브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사실 - 신의 이중적 면모 - 을 보는 인물이었고 그는 그것을 끝까지 파헤치고자 했다. 그 면모가 구체적인 사물로 형상화된 게 고래였던 것이고. (흰색이라는 색깔이 상징하는 것처럼) 하지만 고래에 대한 그 수많은 지식이 있음에도 이슈메일이 고래를 알 수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신도 멜빌에게 그런 대상이었던 것 같다. 멜빌은 모순적이고 양가적인, 때로는 말이 되지도 않는 신학적 논제를 들춰내고 그에 대해 분노하고 개탄했을 뿐 명료하게 갈무리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여튼, 읽기 힘들었지만 말하자면 할 이야기가 많은 소설이었다. 특히, 에이해브가 매력적이었다. 오이디푸스나 욥, 스네이프를 떠오르게 하는 인물이었다. 선과 악의 저편에 있는 그 욕망에 대해 언젠가 구체적으로 더 생각해보고 끼적여 볼 필요가 있겠다.



 필립 로스 저, 김한영 역,『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문학동네, 1판(2013), ~312쪽


  이 작품은 꼭 다 읽었어야 했는데... 흡입력 있는 대단한 작품이지만 생활을 관리하는 내 능력의 부재로 읽다가 말았다. 여기서도 역시나 더 나은 삶을 위해 발악하다가 결국엔 미끄러지는 인물 - 아이라 - 이 나온다. 단상은 완독 후 남겨야겠다.










 김혜령 저,『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가나 출판사, 전자책(2020), 60%정도


  김혜령 상담사는 유튜브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채널에서 나온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다. 지니고 있는 심리적 지식, 생각, 말투 등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책까지 찾아보게 됐다. 출퇴근 시간에 조금씩 조금씩 봤는데 심리학 전문서와 대중서 사이에서 저울질을 잘 한, 읽기도 쉬우면서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도 잃지 않은 보기 드문 양서였다. 내가 관심을 두고 공부했던 심리학적 줄기를 가지런하게 정리해 놓은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인용된 책들도 보면 내가 읽거나 관심을 뒀던 저서들이 많았다. 끌린 이유가 있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 부정적 정서에 휘둘리는 사람, 삶이 괴로운 사람이 읽어보면 좋겠다.




④ 김경미 저, 『이기적인 슬픔들을 위하여』, 창비, 시요일, 부분독

⑤ 『창작과 비평, 2021년 겨울호』, 창비, ~85쪽

⑥ 김시종 저, 이진경, 카케모또 쓰요시 역 『잃어버린 계절』,창비,1판(2019), 부분독

⑦ 허태연 저,『플라멩코 추는 남자』, 다산책방, 초판(2021), ~45쪽 

⑧ 카라마조프 저, YBM 재구성『The Brothers KARAMAZOV』, The Text, 초판(2008), ~102쪽































두 시집은 제외하고 나머지 세 권은 로스의 책과 함께 이번 달 완독 목록에 올렸어야 했으나 실패했다. 김경미 시집은 창비 스위치에서 참여한 시 필사 모임을 통해 주로 읽었고, 이 과정에서 김시종의 시도 몇 편 필사 했다. 처음으로 구독한 창비 계간지는 무척 재미있게 읽고 있고, 『플라멩코 추는 남자』도 마찬가지다. 굳굳 bb


한 달을 뒤돌아보며


 할 일이 많이 밀렸다. 일이 밀렸는데 밀린 만큼 하기는 더 싫어져 많은 시간을 딴짓 하며 보냈다. 위쳐라는 재미있는 드라마 본 건 좋았지만... 코로나 이후 2년 동안 집에서 공부하겠다는 다짐을, 매번 실패하면서도 괜스레 포기하지 않는 정신 나간 짓거리를 해왔는데 이제야 조금 더 확실하게 인정하게 됐다. 나는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다. 집에서 만화를 보든, TV프로를 보든, 게임을 하든 상관없다, 잠만 잘 자고 시간 나면 무조건 독서실에 가자, 라며 집 근처 독서실 100시간 권과 사물함을 끊었다. 읽어야 하는 책을 아예 사물함에 넣어놓았으니 읽으려면 무조건 독서실에 나와야 한다. 다행히 작심삼일은 넘겼다. 2월엔 좀 알차게 보내보자.


2월에 읽어나갈 책


 우선, 밀린 책들을 처리한다.『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와 『플라멩코 추는 남자』, 『창작과 비평 계간지 2021년 겨울호』, 쉽게 재구성 된『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독서모임에서 토니 모리슨의『보이지 않는 잉크』를 읽을 예정이고, 2월에 읽을 The Text의 영어책은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이다. 여기에 필립 로스의『미국의 목가1』정도면 괜찮을 듯하다. 일단 이 정도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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