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독서정산


시간 참 빨리 간다. 두꺼운 옷 껴입고 출근하니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는 더워 벗게 됐고 앙상한 가지에는 초록빛 새싹이랑 형형색색의 봉우리가 보인다. 봄맞이하느라 정신없는 동식물처럼 나도 좀 이 무기력하고 늘어지는 일상에서 벗어나 변화해야 할 텐데.

이번 달에는 완독한 책이 한 권도 없었다. 붙잡았던 책 등으로는


클레어 콜브록 저, 한정헌 역, 『들뢰즈 이해하기』, 그린비, 1판(2007), ~237쪽

서동욱 저, 『들뢰즈의 철학』, 민음사, 1판(2002), 3장, 에필로그

서동욱 저, 「들뢰즈 존재론에서 일의성 개념의 수립」, 새한철학회 철학논총 제74집(2013) 완독(책이 아닌 논문)

조현수 저, 「들뢰즈의 '존재의 일의성'의 두 구성요건인 '존재의 공통성'과 '존재=차이'는 어떻게 니체의 영원회귀에 의해 동시에 긍정될 수 있는가?」, 대동철학 제79집(2017), 완독(책이 아닌 논문)

폴 오스터 저, 황보석 역, 『뉴욕 3부작』, 열린책들, 전자책(2014), ~15%

Gaston Leroux, Retold by Adam Edwards, 『The Phantom Of The Opera』, THe Text, 초판(2007), ~106p

숙향 저,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주식 투자 이야기』, 초판(2020), 기억 안 남


정도다. 따분하고 무기력해서 유튜브 보거나 딴짓할 바에 내가 책을 읽게 된 계기를 만들어줬던 것들, 좋아했던 것들을 하나 둘 다시 곁에 둬보자는 마음에서 붙잡은 책이 주로 들뢰즈와 관련된 저서였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역시 들뢰즈의 '내재성', '일의성'과 같은 개념은 매력적이지만 가타리와의 정치철학 작업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내재성, 일의성, 차이, 창조 등 주요 개념을 위주로 들뢰즈의 작품을 읽으며 천천히 정리해나가야겠다, 오래 걸리겠지만.


평상시에 노트를 들고 다니며 조금씩 쓰다 보니 어색했던 글쓰기가 천천히 다시 익숙해지는 중이다. 블로그를 빨리 정리한 뒤 알라딘 서재에도 서평이나 리뷰를 옮겨 쓰고 일상적인 글도 꾸준히 써볼 필요가 있겠다. 할 일이 많다.


피아노를 질렀고, 출근길에 종종 코노에 가서 노래를 연습하고 있고, 음악을 다시 많이 듣고 있다.


4월의 독서 목표는 관성 만들기다. 읽고 쓰는 행위를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상으로 만들기. 신형철 평론집 『몰락의 에티카』, 창비 2022년 봄호, 문학동네 2022년 봄호, 최은영 『밝은 밤』, 읽다 만 천선란 『나인』, 윌리엄 포크너 현대문학 단편선, 읽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The Text 버전 정도를 읽을 계획이다. 창비 2022년 봄호랑 '몰락의 에티카'는 아마 5월까지 붙잡을 듯하다. 읽었지만 쓸만한 기록을 남기지 못한 창비 2012년 겨울호, 문학동네 2021년 겨울호는 관심 가는 글귀들 발췌 정도는 남겨야 할 듯하고 아트앤스터디에서 수강 중인 '들뢰즈의 친구들 - 스피노자'편은 들뢰즈의 일의성 개념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글을 남겨둘 예정이다. 여기에 숙향 어르신의 투자 책 정도? 

책과는 상관없지만 피아노나 보컬 연습은 책이나 글이 잘 안 잡힐 때 하면 되겠고 천용성, 김제형 앨범 다 들어보기나 마음에 드는 포크 가수 찾기도 시간 날 때. 4월에는 재밌게 보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사내 맞선' 완결이 나는 만큼 간략한 감상 정도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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