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9월 독서정산
1. 시작하며
2년 만에 쓰는 월 독서정산이다. 23년 9월부터 안 썼던 거 같은데 이때 아마 사무실이 너무 바빠서 24년 하반기에 그 사무실에서 빠져나오기까지 책을 많이 못 읽었다. 밀도있는 독서없이 억지로 적는 느낌이 들어 그만 뒀던 기억이 난다. 이제 와서 다시 시작하려는 이유는 당연히 쓸모를 느꼈기 때문. 독서 기록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Book Tracker를 만들어 사용 중에 독서정산과 함께 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정성적인 방식으로 계획을 세우고, 피드백을 하는 데에는,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기에는 이만한 게 없으니까
2. 9월의 피드백
9월에는 6권의 책과 함께 했다.
1) 돈키호테 : 8월에 1권을, 9월에 2권을 완독했다. 열린책들 판으로 읽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2) 상실 : 디디온의 저. 남편과 딸을 잃은 상실에 대해 쓴 책.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읽어보고 싶어 빌렸다.
3) 비개념원리 : 전대한 저. 분석미학의 관점에서 쓰인 음악비평서. 분석미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4) 상실 그리고 치유 : 히크먼 저. 디디온의 책 상실과 마찬가지.
5) 이토록 멋진 휴식 : 피치 저. 생산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휴식. 잘 쉬지 못해 빌렸다.
6)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 올 해 Roald Dahl Collection 16권을 모두 읽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아직 많이 남았다. 부랴부랴 읽는 중.
주식관련 책들도 읽었지만 알라딘 서재에는 기록하지 않기로 했다. 주식, 수학, 데이터, 통계, 프로그램과 관련된 책은 다른 블로그에 작성하고, 이 외의 인문학이나 심리학, 과학 등 기존의 내 관심사는 알라딘 서재에 적을 예정이다. /
관심이 생겨 책을 붙잡고 읽어보고 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금 당장 끝까지 다 읽고 싶은 책.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끝까지 다 읽고 싶은 책. 별로 끝 쪽까지 페이지를 넘길 자신이 없는 책. 첫 번째 책은 지금 당장 쓸모도 있는 것 같고 재미있어서 계속 붙잡게 되니 큰 문제는 없다. 두 번째 책은 괜찮은 거 같긴 한데, 우선순위가 좀 밀리거나, 동기부여가 잘 안 되거나 당장 쓸모 있는 것 같진 않아서 backlog에 두었다가 언젠가 보고 싶은 것. 세 번째 책은 조금 읽어보니 그다지 내 삶에 쓸모는 없을 것 같아서 안 읽어도 괜찮아 보이는 것. 빠르게 분류 후 첫 번째 책에 집중하고 두 번째 책은 backlog에 모셔 놓고, 세 번째 책은 빠르게 반납 후 잊어버리는 게 중요. 세 번째 책은 어중간하게 붙잡고 있으면 머리 속에 자리만 차지하고 좋은 게 없는 듯하다. /
완벽보다는 끝내는 걸 목표로. 책을 읽다 보면 이게 도대체 뭐지 싶은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풀어내려니 한참 걸릴 거 같아서 그냥 시도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엔 헛소리도 자연스럽게 썼는데 요즘엔 이게 잘 안 된다. 깔끔한 갈무리가 아니면 시도조차 안 하는 거. 그런 부작용을 방지하려고 알라딘 서재에는 한편의 정돈된 글보다 생각의 흐름같은 단상을 주로 남기려고 했는데도 이게 잘 안 됐다.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면 조금 더 편하게 끼적여보기로 다짐했다. /
책을 붙잡았을 때는 꼭 이 책을 언제까지 읽을지 고민해보기로 했다. 막연하게 이거저거 붙잡고 읽는 것보다 이 책을 언제까지 읽을 거고, 그러려면 하루에 몇 페이지씩은 최소한 봐야한다는 게 정리되어 있어야 동기부여가 더 잘 되는 것 같다. /
주식, 수학, 데이터, 프로그래밍. 흥미로운 분야고 머리 쓰는 건 재미있지만 인문학이 주는 충만감과 행복감은 확실히 떨어진다. 인문학, 심리학 같은 공부는 재밌지만 나는 이거로 먹고 살 깜냥은 안 되는 거 같다. 그래서 결국 어느 하나로 정하지 못하고 투트랙으로 가기로 했다. 어중간하게 되겠지만 다 하기로 했다. /
3. 10월의 계획
1) 돈키호테 완독 기념 단상을 끼적이는 중이다. 10월 중 완성하자.
2) 돈키호테를 더 깊게 읽기 위해 "돈키호테를 읽다."와 "돈키호테 성찰"을 읽을까 고민 중이다. 먼저, "돈키호테를 읽다"를 읽을 거 같은데, 붙잡게 되면 17일까지는 다 보면 좋을 듯하다. 30% 정도 읽었고 두껍지 않아 부담은 없다.
3) "비개념원리"는 딱 절반을 읽었고 대출기간이 만료되어 반납했다. 이건 backlog에 놓기로 했다. 나중에 보자.
4) "상처 그리고 치유"도 좋긴 한데 손이 잘 안 간다. backlog에 놓기로 했다.
5) "이토록 멋진 휴식"도 backlog로
6) "상실"은 완독 후 단상까지 예정이다. 10월 16일까지 다 읽자.
7) "찰리와 초콜렛 공장"은 우선순위가 높다. 당연히 다 읽을 예정
일단 "찰리와 초콜렛 공장", "돈키호테를 읽다", "상실" 세 권과 함께 가자. /
Sam Haris의 Waking Up을 읽고 있는데 이건 원서로 보는 중이라 오래 걸릴 거다. 틈날때마다 보고 있긴 하다. /
철학, 심리학, 뇌과학 분야의 책도 한 권 보고 싶긴 한데. 읽다가 backlog로 내려둔 다마지오의 느낌의 발견은 어떨까. /
조금씩 읽던 Locked In The Arms Of A Crazy Life는 잠시 backlog로. 부코스키 책을 다시 읽을 때 함께 꺼내보자. /
요즘 국제정세를 보면 10년 전에 읽었던 헤어프리트 뮌클러의 "제국"이 자주 떠오른다. 이거 진짜 명저인데 생각보다 잘 안 알려진듯. 다시 보고싶다. 절판이네...? /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10월에는 자격증 시험 2개를 준비해야 한다.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