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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한지 1 - 진시황의 죽음과 기우는 진
김홍신 지음 / 대산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일본 역사소설을 일삼아 보게 되었는데 우연히 정비석의 <손자병법>을 읽은 후 뭐랄까. 좁은 일본에서 벗어나 넓은 중국 대륙의 지평선을 보았을 때 느끼는 시원함을 알게되었다.
손자병법이후 눈에 들어온 책은 <초한지>였다. 학교 다닐때 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지만 왠지 저급한 삼류 소설일거라는 선입견으로 여지껏 맘속으로 무시한 초한지를 읽게 되었다.
정비석의 초한지를 읽고 싶었으나 당시에는 복간이 안되어 김홍신의 초한지를 선택했는데 항우와 유방의 성공과 실패요인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는 머리말은 짧지만 영양가가 가득한 알토란같은 내용으로 가득차있다.
그런데 정작 본편에 들어가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등장인물의 성격에 대한 묘사인데, 유방의 캐릭터를 단순히 용의 얼굴을 한 허풍쟁이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납득하기 힘드는 점은 용의 얼굴과 허풍이 자연스럽게 리더십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인데 아무리 광배효과(halo effect)가 크게 작용하던 옛날이라고 하더라도 초지일관 이러한 요인만으로 중국 대륙의 통일을 담아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홍신의 초한지를 3권에서 중단하고 시바 료타료의 <항우와 유방>을 처음부터 보고 있는데 시바 료타료의 책은 지나치게 무미건조한 듯 하다. 어쩌면 초한지는 3권 분량도 무리가 아니었을까?
중국역사에서 유일 무이한 천민 출신 왕에게 내리는 평가가 이리도 인색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소설 <초한지>는 소설이 주는 재미와 교훈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과 독자가 호흡을 같이 할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지지 못했기 때문에 삼국지와 같은 명성을 얻지 못한듯 하다.